50년대 149는 52년식 플랫 피드, 14C L139 닙, 긴 잉크창의 모습으로 시작해서 라운드 피드, 149닙, 짧은 잉크창으로 마무리 된다. 3~40년대 펜에 대한 이해가 없었던 시절 잉크창의 색깔도 초기는 짙은 주황색, 후기는 노란색으로 지칭했었는데 이는 변색의 유무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 연식을 특정하는 요소는 되지 않는다. 3~40년대 연식의 모델에서도 변색이 되지 않았다면 노란색의 잉크창을 확인할 수 있었다.
149의 초창기 개체들에는 L139 각인이 된 139 펜촉이 장착된다. L139닙은 필감이 좋기로 유명해서 해당 펜촉만 구매하여 7~80년대에 장착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현행에 장착하려면 피드 가공이 필요해서 굳이 조합하고 싶다면 70년대를 추천한다. L139 펜촉은 가운데 인그레빙된 몽블랑 로고도 디자인이 다르다. 바깥 원과 안쪽 별 사이에 빗금으로 채워진다. 뿌리 부분엔 L139 각인이 되어있다. 해당 펜촉은 40년대 중반 이후부터 생산된다.
50년대 중반에 다다르며 잉크창은 짧아진다. 139의 특징을 탈피하려는 모습이 여럿 관측되는데 62년도엔 두 줄의 실버 밴드가 금장으로 바뀐다. 셀룰로이드 재질 역시 레진으로 바뀌면서 대량생산으로의 길에 접어든다. 몽블랑의 올드 대형기는 최고가 라인업이기에 그 개체수가 상당히 적다. 50년대 당시에도 충분히 레진 재질을 사용할 수 있었고 대량생산도 가능했는데 149 만큼은 텔레스코픽 필러도 사용되며 최고급 라인을 고수하고 있던 것이다.
텔레스코픽 필러는 피스톤 필러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몽블랑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잉크 주입 방식이다. 30년대부터 50년대까지 생산비용이 엄청난데도 L이라는 마크를 넣기 위해, Luxury(Luxus)하게 아낌없이 만년필에 들어갈 수 있는 모든 고급 소재를 집약하여 생산한 것이다. L이라는 마크가 들어가는 모델은 129와 139, 그리고 149 50년대가 유일하다.
지금 몽블랑의 고급화 정책은 브랜드라는 포장지를 씌우는게 전부였지만 과거 20년대~50년대의 몽블랑은 정말 고급 펜을 만들어냈다. 그런 과거에 정점을 찍었던 몽블랑의 빈티지 만년필을 하나씩 살펴보자. 이번에 소개할 펜은 55년식 149다.
외관은 오늘날 149와 크게 다른 부분이 없다. 70년 가까이 큰 변화 없이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는 디자인이다. 캡의 중결링이 실버밴드인 것 정도가 구분된다. 그리고 노브에 149와 닙 사이즈가 각인된다. 50년대 초창기 모델의 경우 캡탑을 열어보면 내부 나사산에 줄무늬 모양을 확인 할 수 있다.
쓰리톤 닙이 장착되며 14c, 18c 두가지 모두 생산되었다. 닙은 플렉시블하며 149 각인이 된 닙이 장착된다. 필감은 아주 은은한 사각거림이 느껴지는데 이 필감을 감싸는 폭신함이 있다. 폭신함은 연성감과 함께 어우러지는데 이 와중에 에보나이트 피드의 풍부한 흐름까지 조화가 완벽하다.
플랫 피드가 아닌 라운드 형태의 2줄 깊은 고랑 형태의 에보나이트 피드가 장착된다. 잉크흐름은 상당히 풍부한 편이며 후디드 닙 보다도 잉크 건조에 강하다. 펜을 딱 보면 매미에 비유했을 때 말매미 느낌이 난다. 70년대 이후는 참매미라면 50년대는 말매미, 유지매미 느낌이다. 웬지 말매미는 139를 위해 남겨둬야 할 것 같아 유지매미에 더 가깝다고 표현하고 싶다.
펜의 재질은 셀룰로이드인데 확실히 손에 안착되는 느낌이 다르다. 셀룰로이드의 따스함은 독보적이다. 배럴과 펜촉, 피드 사이엔 하우징이 존재하며 스크류 방식으로 결합된다. 텔레스코픽 분해는 전용 툴이 필요하며 피스톤 씰은 코르크 재질이 사용된다. 간혹 50년대 개체를 열어보면 코르크 씰이 아닌 고무로 커스텀 제작된 씰이 장착된 개체들을 확인 할 수 있다. 코르크 교체의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함인데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다.
60~90년대 빈티지 149를 바꿔가며 써볼 때도 매번 색다른 느낌이었는데 50년대는 아예 다른 펜의 느낌이 강하다. 그만큼 재질도 많이 다르고 필러도 다르다 보니 크게 차이가 난다. 52~53년식의 초기 모델이 아니고선 L139 펜촉이 장착되지 않고 55년식부터 플랫 피드가 아닌 라운드 피드가 장착된다. 50년대 중반 과도기엔 플랫 피드가 장착되기도 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셀룰로이드 재질과 텔레스코픽 필러는 61년도까지 사용된다.
50년대 149는 149와 비슷하지만 149와 다르다. 다음 코르크 교체가 기다려지는 펜이다. 역시 펠리칸의 조류독감은 50년대 몽블랑이면 한방에 치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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