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몽블랑 149를 수집하다 보면 그 끝에 위치한 연식은 50년대 모델이다. 몇몇 국내 149 수집가들 중 50년대나 60~80년대다 다 거기서 거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항상 되묻고 싶은건 직접 써보기나 했는지 여부다. 50년대로 넘어가는 순간 시세가 폭등하기 때문에 정작 써본 사람들은 극히 일부다. 빈티지를 수집하는 사람인 이상 비슷한 시세였다면 그들도 50년대 선택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시계를 예로 들어도 마찬가지다. 100만원대 오토매틱 시계나 300만원대나 오차는 거기서 거기다. 두 시계 사이에 200만원 어치의 품질, 성능 차이는 존재하지 않지만 두개는 분명 다른 제품이다. 차이의 크기는 사람마다 크고 작으며 그 차이를 느끼기 위해 300만원을 투자하는 것이고 여유가 된다면 300만원짜리를 구매하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빈티지, 앤틱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 특히나 유럽 펜쇼를 방문해보면 알겠지만 대부분의 컬렉터들은 빈티지 만년필을 들고 나온다. 한정판을 제외한 현행 컬렉션을 들고 나와서 부스에 깔아두는 사람은 전무하다.
50년대 149를 잡아보면 후기형 펜을 잡았을 때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크기는 더 작지만 더 단단하고 묵직하다. 현행 기준으로 146과 149 사이의 느낌도 나는데 과거 13x 시리즈 시절엔 8호닙이 장착되던 모델도 존재했는데 148로 표현하면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만년필을 쓰면서 감성이 아닌 실용성 요소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에겐 그렇게 좋은 모델은 아니다. 잉크 충전량이 피스톤 필러에 비해 많기는 하지만 충전 시간이 배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감성이란 단어가 겉보기엔 백조처럼 아름답게 보이지만 백조의 다리처럼 불편함이 동반되는건 사실이다. 빈티지 만년필이란 그 불편함에서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 감성을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분야다.
빈티지와 현행은 분명히 다르다. 그게 좋고 나쁘고의 절대적인 차이가 아닐 뿐이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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