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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 136 2차세계대전 스틸닙 버전 빈티지 만년필 리뷰

Fountain pen/MONTBLANC

by 슈퍼스토어 2024. 5. 3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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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 146의 전신, 136 마이스터스튁 빈티지 만년필. 진정한 6호 사이즈의 정수를 느끼고 싶다면 146이 아닌 136을 선택해야 한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13x 시리즈 까지만 원가절감이 전혀 없이 오히려 원가비중이 가장 높은 수준의 품질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149도 마찬가지. 149에 모든 기술의 집약, 고품질 소재 등을 모조리 때려 박은 품질을 경험하고 싶다면 139를 선택해야 한다. 14x 시리즈는 명작은 맞으나 13x 시리즈에 비한다면 2%가 아닌 20%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만년필 제조공정에서 수작업 비중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시기와 동시에 제조기술의 발달로 균일한 품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기가 맞물려 있는데 딱 1940년대~50년대 사이의 공산품들에서 느낄 수 있는 고차원의 제조력이다. 수공업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그만큼 품질 편차가 심하고 불량기준이 낮아지기에 아주 높은 수준의 마감을 기대하긴 어렵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대량생산으로 진입하면서 공장들의 제조기술이 높아짐에 따라 마감 품질도 높아지는데 수공업과의 조화가 가장 완벽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거기에 만년필에서 경험할 수 있는 빈티지 소재 2가지 배럴 소재가 사용되었는데 하드러버 노브와 셀룰로이드 배럴. 금장 파츠는 도금이 아닌 12~14k 금으로 제작되었다. 펜촉은 14c 금촉이 들어가는데 위 개체처럼 전쟁 시기엔 금이 아닌 팔라듐 혹은 스틸 닙이 장착되고 외장파츠는 일부 니켈이 들어가는 개체들도 확인된다. 캡탑이 없는 캡탑리스 제품부터 숏탑, 그리고 일반적인 캡탑 버전이 존재하고 클립은 뱀 모양의 클립과 넥타이 형태의 클립 등이 존재한다. 정말 다양한 버전의 외장 디자인이 존재하기에 취향에 맞게 선택이 가능한 몽블랑의 유일한 모델이 아닐까 싶다. 오늘날엔 9호 닙이 플래그쉽 느낌이 강하지만 과거엔 기본 모델이 4호 닙이고 오늘날엔 6호 닙이 기본형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과거엔 6호 닙이 플래그쉽 성향이 짙어 다양한 변형 모델이 6호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이후 서명용으로 자리 잡으면서 6호 보다는 9호가 플래그쉽으로 옮겨가게 되었고 6호 시리즈는 6~70년대 단종되기도 하였다. 물론 50년대 이전 9호 모델들이 가격대는 더 높았으나 생산량도 지극히 낮아 주력상품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스틸닙 버전은 소장은 여러자루 하고 있으나 리뷰는 많지 않다. 아무래도 금촉에 비해 소장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전쟁중 일부 시기에만 장착이 되어 희소성은 높지만 희소성을 따진다면 스틸닙이 아닌 팔라듐 닙의 가치가 더 높기에 이도저도 아닌 위치에 있기도 하다. 필감 자체는 연성감이 강한 스틸 재질이지만 스틸 특유의 가벼운 연성감이 금에서 나오는 무르고 부드러운 연성감을 따라가긴 어렵다. 굳이 더 나은 부분을 찾는다면 이리듐의 마모가 완전히 이루어지더라도 펜촉 바디의 재질이 직접 마찰이 되더라도 마모는 거의 없는 것 정도. 금촉은 이리듐이 다 닳은 개체를 써보면 알겠지만 주력으로 사용한다면 펜촉 몸체가 닳는게 연필심처럼 체감이 될 정도다. 간혹 촉이 뭉개져 있는 빈티지 개체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이리듐이 소진되었고 금 자체가 종이와 마찰하면서 마모되었기 때문이다. 스틸닙 버전이 판매되던 당시에도 스틸닙 버전을 구매한 뒤 이후 금 사용이 재개되면서 금촉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날엔 만년필 한자루를 구입하다가 고장나거나 떨어트려 펜촉이 휘어버린 경우 다른 만년필을 구입해서 사용하지만 과거엔 바디 하나로 수십년을 사용했고 펜촉이 마모되거나 변형이 온 경우 펜촉만을 매장에서 교체하여 사용했다.

 

오늘날 매장에선 공산품이 아무런 수리, 보수가 불가능하지만(시계줄 줄이거나 늘리는 정도 수준) 당시 만년필 매장 직원들은 펜촉 교체 정도는 필수적이었다. 20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닙 파츠만 따로 제작해 손 쉽게 파츠 교환 정도는 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센터에 보내야 가능하다. 닙 파츠 비용에 공임비까지 만년필을 쓰지 말라는 행태 아닌가 싶은데 아무튼 과거엔 닙 사이즈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매장에서 바로 무상으로 교체가 가능했다. 현재 몽블랑도 닙 사이즈 교환은 제공하지만 센터에 보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매장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고는 판매 뿐 어떠한 정비를 받을 수 없다. 136 빈티지 모델의 경우 텔레스코픽 필러가 장착되어 내부 코르크 씰의 유지보수도 필요하다. 코르크 씰의 수명은 짧게는 몇년, 왁스 코팅 등으로 10년 까지 수명을 늘릴 수 있지만 결국 주기적인 교체를 해주어야 씰 뒤로 잉크가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코르크 씰이 아닌 현행 피스톤 필러 만년필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기에 주기적인 오일링은 필수적이다. 단순히 오일링 목적이 아닌 잉크 누수를 확인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배럴 자체에 잉크를 충전하는 방식이기에 잉크 잔량은 늘어났지만 유지관리가 필요한 부분은 감수 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텔레스코픽 필러 메커니즘을 정말 좋아하는데 일단 부품수도 가장 많은 필링 메커니즘이고 피스톤 필러 타입 중 가장 잉크 충전량이 많아 연성 만년필에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2단으로 작동되는, 세부적으로 나누면 3단으로 작동되는 텔레스코픽 장치는 잉크를 충전하는 재미를 증폭 시키며 기계적 감성을 느낄 수도 있다. 배럴의 길다란 잉크창으로 잉크 잔량 체크는 수시로 가능하며 캡을 닫은 상태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그립도 현행 몽블랑 형태처럼 두터운 원통형이 아니라 콜라병 쉐잎으로 중지의 그립감이 편한게 특징이다. 이러한 그립은 50년대부터 현행 타입으로 변경되는데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면 필히 50년대 이전의 몽블랑 그립을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피드는 플랫 에보나이트 피드 다음 버전인 깊은 고랑형 라운드 쉐잎 에보나이트 피드가 장착되었고 이후 피드가 스키슬로프 피드 버전이다. 개인적으로 플랫 피드 보다는 라운드 쉐잎의 에보나이트 피드를 선호하는데 그 중 가장 최초 버전으로 볼 수 있다. 에보나이트 피드의 하단부 고랑(홈)은 잉크 흐름이 과한 경우 홈을 타고 피드 뒤쪽으로 잉크를 빨아 들이면서 흐름을 조정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빈티지 만년필을 써보면 알겠지만 간혹 잉크를 토해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방지하는 기능이다.

 

여기서 피드에서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는데 134, 136과 달리 149는 파츠 변경에 상당히 보수적이다. 이는 텔레스코픽 시절 이전인 세이프티 시절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인데 6호 모델까지는 빠른 파츠 변경이 이루어지지만 9호 모델은 출시 이후 어느정도 안정기를 거치면서 새로운 파츠로 변경된다. 예로 149 50년대 초기형 모델에선 플랫 에보나이트 피드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후 퍼스트 이어 이후 연식에서부터 라운드 에보나이트 피드가 장착되기 시작한다. 닙도 마찬가지인데 139 닙이 149 초기형에 장착된 모습들을 볼 수 있다. 129에서 139 넘어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139 초기형에서 129 닙이 장착된 개체들을 다수 확인할 수 있다. 다만 136, 134 등 6호 이하 모델은 빠른 파츠 변경이 이루어지는데 위 개체처럼 플랫 피드가 장착된게 아니라 라운드 피드가 장착된 134, 136 개체들을 볼 수 있다. 136의 경우 일부 모델에서 피스톤 노브가 라운드 쉐잎으로 변형되어 하단부만 유선형 디자인을 취하는 기괴한 개체들도 확인된다. 이는 9호가 메인이 아니라는 증거가 되며 6호까지 메인 제품들에 있어서 신규 파츠를 빠르게 적용하고 이후 9호 사이즈에 맞는 파츠를 한발 늦게 개발된 모습을 볼 수 있다. 149엔 라운드 에보나이트 피드가 50년대가 되어서야 장착되지만 이외 모델에서는 40년대 연식 모델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는게 결론이다.

 

사실상 1940년대~50년대 시기엔 워낙 많은 변화들이 이루어져 명확한 연식 특정이 어려운게 현실이다. 2차 세계대전으로 몽블랑 함부르크 공장이 파괴되면서 제품 공급이 상당히 큰 문제가 생겼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하여 덴마크 공장을 확장하며 다시금 제 자리를 찾아갈 수 있었다. 독일의 메인 생산라인에서 제조된 만년필을 경험하고 싶다면 13x 시리즈 금촉 버전 이전의 연식들을 찾아보는게 좋다. 미디움 잉크창에 스틸닙이 가장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에 제작되었고 그 이전 롱윈도우 금촉은 전쟁 초기 부품수급에 문제가 없던 최전성기 시절의 몽블랑이 제작한 개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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