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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 보급형 만년필, 몽블랑이 아닌 다른 브랜드

Fountain pen/MONTBLANC

by 슈퍼스토어 2024. 1. 30.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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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1970년대~80년대 저가형 보급형 만년필 제품들은 공식 몽블랑 공장에서 생산되지 않았다. 다른 저가형 브랜드의 공장에 하청을 주어 OEM 방식으로 제조되었는데 그저 몽블랑 로고만 달았을 뿐 몽블랑 만년필로 보기엔 한계점이 있다. 여러차례 언급했었는데 비슷한 가격대의 타브랜드 제품 대비 어느정도 완성도 수준은 높지만 몽블랑이라는 타이틀을 달기엔 부족함이 많이 느껴져서 크게 손이 가질 않는 제품군이다. 몽블랑에서도 이러한 보급형 모델들이 본인들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을 인지하고 과감하게 전제품 단종 후 고가라인만 남겨 고급화 정책을 실시한 부분도 납득이 가능하다. 이는 롤렉스와 비슷한 행보인데 롤렉스 시계도 과거엔 500만원대의 중저가 라인업이 존재했으나 이후 모조리 단종 후 엔트리급 모델의 가격이 7~800만원대로 올라버린다. 이로인해 여타 하이엔드 브랜드 보다 인지도가 높아진 성공사례다.

몽블랑도 이러한 고급화 정책으로 명품이라는 타이틀을 달 수 있게 되었고 냉전이 끝나고 세계화가 시작됨에 따라 전세계적 명품 마케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러한 마케팅에는 시계, 가죽 제품 등의 액세서리 다양화다. 오늘날 만년필 회사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은데 본래는 만년필 회사이며 현재는 사실상 만년필 사업부문은 해마다 축소되고 있으며 가죽, 시계 제품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만년필의 라인업도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정규 신제품이 아닌 한정판만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 머지 않아 만년필 사업을 아예 접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까지 든다. 보급형 모델들을 탈피함에 따라 대중성은 사라졌고 고급화에 고급을 얹어 가격 거품까지 끼기 시작했는데 시계부문 마케팅 팀은 천만원대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 대비 가성비 있는 시계 제품들이 많다며 홍보하고 있다. 몽블랑 시계는 인하우스 무브는 현시점 찾아보기 힘들고 대부분 기성 무브먼트를 가져다 쓰고있다. 직접 착용해보면 알겠지만 티쏘, 해밀턴과 큰 차이를 느끼긴 어려운 수준이다.

2000년대까지는 고급화 정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었지만 그 이후 거품이 지나치게 끼기 시작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는데 가죽 제품을 제외하고는 매출을 올려주는 제품이 없었다. 특히나 시계 부문에서 초반에 돈맛을 봤는지 다소 매섭게 투자를 늘려갔지만 현시점 시계 사업도 이렇다 할 성과도 없고 과거의 영광을 보기도 어려웠다. 지극히 당연한 결과인데 시계 역사도 짧고 내세울 만한 기술력도 없고 한 때 반짝했던 인하우스 무브먼트 역시 매니아층의 관심만 받고 사라졌다. 만년필 사용층도 사라지면서 수요도 줄어들고 심지어 지금은 대부분의 서명도 전자서명으로 바뀌어버린 상황이라 필기구 사업이 설 자리는 전혀 없다. 그나마 가죽 제품들이 받쳐주고 있는데 몽블랑의 가죽제품 역사는 100년이 넘었고 워낙 튼튼한 가죽을 사용해서 내구성, 심플한 디자인으로 오랜 시간동안 인기제품의 자치를 차지하고 있다. 남성 브랜드의 상징적인 존재였지만 이런 가죽제품의 소문은 여성들에게도 흘러 여성 가죽제품으로도 확장하였고 이는 매출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었다.

몽블랑의 가죽제품은 타 명품 브랜드 대비 상당히 저렴한 수준이다. 루이비통이나 구찌, 샤넬 수준의 마케팅을 하기엔 무리가 있고 하더라도 그만큼 위상을 높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차라리 거품을 더 들어내고 가심비 제품으로 나아가는게 유일한 돌파구가 아닐까 생각든다. 문구 사업도 마찬가지다. 한정판 만년필, 볼펜 매번 내봤자 사주는 소비층은 중동국가 이외엔 극소수일 뿐이다. 보급형 모델은 80년대 이전까지 항상 찾아볼 수 있었고 몽블랑이라는 필기구를 동경하는 이들에게 충분한 간접체험 도구가 되었다. 7~80년대처럼 OEM 제품이 아닌 자체 상품으로 어느정도 보장되는 퀄리티의 제품을 가격경쟁력 있게 출시한다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문구 매니아들에게 큰 호응을 받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위의 사진 모델은 비교적 연식이 오래되지 않았지만 고장이 많은 편인데 그만큼 만듦새가 좋지 못하다. 꽤 여러자루를 NOS급으로 구매해서 사용해보고 있지만 필러가 이탈한다거나 그립부 누수가 발생한다거나 하는 문제점들이 많이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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