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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몽블랑 149 70년대 세필 닙 개체편차

Fountain pen/MONTBLANC

by 슈퍼스토어 2023. 12. 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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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요소이든간에 해당 파트가 세밀해지면 개체편차는 비례한다. 크기가 커질수록 가공이 용이하고 반대로 크기가 작아질수록 가공이 어려워지기 때문인데 만년필 펜촉의 세필닙들은 빈티지 연식에서 이러한 개체편차가 크게 다가온다. 80년대만 들어서도 세필닙 편차는 현행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지만 70년대 개체들만 보더라도 필감이 좋은 EF닙을 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9호 대형닙의 세필 사이즈인데도 이러한 마감 품질 편차가 발생한다는게 실질적으로 납득이 되나 싶지만 수공 마감이므로 당연히 받아 들여야 하는 부분이다. 현행은 기계 마감으로 편차가 줄어든 대신 그만큼 필감이 모호해지는 단점도 있으니 성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몽블랑의 세필닙 가공 방식은 연식에 따라 특징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마이스터스튁 기준으로 40~50년대 초창기엔 직관적으로 티핑이 뾰족하게 가공된다. 확대경으로 보면 마치 바늘의 형태처럼 윗면 아랫면, 양 옆이 일정한 두께로 얇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다가 70년대 들어서면서 티핑의 상 끝점이 위로 들리는 뱃머리 형태를 취하게 되는데 단순히 세필닙 뿐만 아니라 태필닙의 가공 방식 자체가 변경되었다.

쉽게 말하면 종이와 펜촉이 맞닿는 표면적이 늘어난 것인데 표면적이 늘어나면 마찰력이 늘어나 더 사각이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드러워지는 성향을 보이게 된다. 이는 연필, 샤프 등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샤프심의 두께가 0.5를 기준으로 두꺼워지면 부드러워지고 더 얇아지면 종이를 긁게되는 현상을 생각하면 된다. 마이스터스튁은 60년대가 넘어가면서부터 완벽한 서명용 펜으로 자리를 잡았고 그러한 마케팅 전략은 제품에도 그대로 녹아들어 펜촉의 가공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식을 거듭할수록 티핑 가공은 더욱 볼처럼 되어가고 세필닙 가공은 간략화되어 티핑의 양 옆만 폴리싱되는 기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로인해 가로세로획 차이가 벌어지게 된 것이다. 몽블랑의 세필닙에서 가로세로획 차이를 줄이기 위해선 빈티지 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필감 자체의 비교는 개인적으로 현행 EF의 필감도 선호해서 우위를 정하긴 어렵다. 세필의 경우엔 오히려 연성감이 없는게 다이어리 필기엔 용이하다. 빈티지 몽블랑으로 다이어리를 쓰기엔 상당한 무리가 있는데 획 변화를 제외하더라도 잉크 흐름을 감당할 수 있는 종이가 많지 않다.

세필닙의 개체편차는 사실상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필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세한 차이만으로도 필감도 달라지고 획도 달라지는데 그 중 필감의 차이가 가장 크다. 아무리 상태가 좋고 미사용이어도 마감에서 틀어진다면 필감이 만족스럽게 나와주지 않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써보는 수 밖에 없다. 특히나 루페로 이리듐 비율을 백날 보더라도 사용자 필각에 따라서 필감이 달라지기에 눈이 아닌 손으로 경험해보는걸 추천한다. 미관상 밸런스가 좋지 못하다고 닙 폴리싱을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단순히 밸런스가 좋지 않다고 해서 불량이라거나 필감이 안좋다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그대로, 오리지날리티를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경험하는게 더 좋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든다. 빈티지 만년필을 쓰는 이유는 그 시절의 감성을 느끼기 위함인데 오늘날 입맛에 맞게 가공한다는 것은 굳이 빈티지를 쓰는 이유가 사라진다. 차라리 마감 품질 좋은 현행에 에보나이트 피드만 박아넣고 사용하는게 더 쉬운 선택일 것이다. 좋은 개체를 찾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미련해보일 수도 있으나 직접 경험하기 전까진 그 중요성을 느끼긴 어렵다. 가격대가 저렴한 모델이라면 여러자루를 경험해볼 수 있겠지만 149 정도의 하이엔드 모델은 일반인이라면 한자루 소장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온라인상에서 쉽게 저지르는 오류들이 바로 이러한 케이스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 리뷰들을 확인하곤 하는데 리뷰어가 특정 제품, 서비스를 이용하고서 남기는 리뷰가 단순히 그 제품, 서비스만을 이용하고 다른 것들과는 비교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상대적으로 비교가 어려운 것인데 예를들어 본인이 아주 예전부터 사용하고 싶던 제품을 오랜기간 돈을 모아서 구입한 제품을 리뷰한다고 했을 때 그 제품을 객관적으로 리뷰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그만큼 오랜기간 기다려왔던 제품, 서비스를 경험한 것이기에 대부분이 최상의 평가를 내린다. 반면 그보다 상위 제품, 서비스를 경험한 이가 리뷰를 하는 경우엔 아쉬운 점, 단점들이 부각된다. 언급한 현상은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아주 강하고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만큼 가격대가 높은 상품일 수록 이러한 현상이 커지게 되는데 예로 bmw 520i를 첫 수입차로 구입한 사람은 그 이상의 자동차를 경험해본 적이 전무할 것이다. 반면에 상위 모델인 540i, 더 나아가 M5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이 520i를 경험했을 때는 상대적으로 아쉽다는 인상을 지우긴 어렵다. 520i를 처음 경험한 이들은 이전에 타던 차량이 대부분 국산차일 것이고 국산차대비 만족도는 크겠으나 그 반대의 사람들은 당연히 반대 의견이 나올 것이다.

경험치가 적으면 그만큼 만족도는 쉽게 오르게 된다. 상대적으로 비교하는 형태의 리뷰의 신뢰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다. 빈티지 만년필을 한자루만 써 본 사람이라면 개체편차에 대한 개념도 없을 것이다. 한자루만 써 본 사람이라면 본인이 가지고 있는 개체 외에 다른 현상에 대해서는 가품, 조합품 등으로 판단을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리하면 펜촉이 얇아질수록 개체편차는 커지며 7~80년대를 기점으로 세필닙의 개체편차는 현저히 줄어든다. 이러한 현상의 결론은 빈티지 NOS 개체들 기준으로 판단했으며 이미 상당히 사용된 만년필에는 적용되지 않는 내용이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인, "왜 제 149는 설명하신 필감이 아닌가요?" 에 대한 충분한 답이 되길 바래본다. 중고 자체에 대해 나쁜 시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중고도 중고 나름이다. 정말 아껴가며 소중히 사용한 중고제품도 있겠지만 이 사람 저 사람 떨어트리고 막 굴리던 중고는 서로 같은 모델이라 한들 확연히 다른 필감을 주기 때문이다. 어떠한 물건이든 마찬가지다. 정말 아껴가며 사용하던 제품은 생판 모르는 남한테 헐값에 팔지 않고 차라리 주변 지인, 가족에게 주는게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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