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을 처음 쓰시는 분들에게 빈티지 펜을 권하는건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피워보라고 권유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드네요. 개인적으로 꼽는 입문용 3대장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위.워터맨 필레아
가성비가 워터맨 필레아 보다 뛰어난 만년필이 과연 있을지 의문이 드는 펜이다. 투톤 분할 펜촉, 마블 문양의 바디, 곳곳에 금장 장식, 스프링 클립까지. 오히려 필레아 상위 모델엔 손이 안가고 필레아를 찾게되는 미친 마력을 뽐내는 녀석이다. 한동안 필레아에 빠져 색상별로 모으고 데몬까지 소장했었다. 주위에 만년필을 처음 쓰는 친구가 있으면 항상 먼저 내어주던 워터맨 필레아. 지금은 단종되어버려 구하기가 힘들다.
2위.펠리칸 m150
태어나서 처음 썼던 펠리칸은 m150이다. 당시 중학교 1학년. 그때는 덩치도 작고 손도 작아 150 사이즈가 맞았겠지만 이후 m200을 구입하고선 200만 여러자루 썼던 기억이 있다. 참고로 m200이 m400과 동일한 사이즈다. 고시용 펜으로 m400 이상을 많이 추천들 하는데 개인적으로 공부할거면 화려한 펜 쓰지말고 그냥 m200 써라. 솔~직히 말해서 공부하는데 어찌 수십만원 호가하는 비싼 만년필 써가며 집중이나 되겠는가. 쓰다가 떨구면 가슴 아파서 집중도 안될터. 그냥 m200 추천한다. 하지만 내 첫펠리칸의 날카로운 추억을 잊지 못하기에 m150을 2위에 둔다.
3위.파카45
이게 만년필인지 뭔지 처음엔 신선한 충격이었던 파카45다. 스탠다드한 만년필 디자인이 지겹다면 새로운 도전을 해볼 때 파카45가 제격이다. 후디드 닙이라 잉크 건조도 적어 캡 닫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유선형 바디의 끝판왕 디자인이라 캡을 뒤에 꽂았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매끈한 디자인이다. 파카45를 캡을 꽂지 않고 쓰는건 초밥에 회를 빼고 먹는격.
만년필 입문시 뭘 사야할지 모르겠으면 이 셋중에 하나 사면 된다. 근데 세자루 모두 단종인건 함정이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잘 팔리던 모델이었는데 어느순간 세 펜 모두 단종이 되어버린 오늘이다. 위 세자루 쓰던 시절 다른 단종 만년필 뭐 없나 둘러보곤 했는데 지금은 저 펜들이 단종 펜이라니 기분이 묘하다.
또 저 셋 중에 고민돼서 못고르겠다면 디자인이 우선이라면 워터맨 필레아, 공부용이라면 펠리칸 m150, 개성을 중시하면 파카45를 사라. 그래도 모르곘으면 현재도 판매 중인 펠리칸 m200을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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