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격
대체적으로 에보나이트 피드가 장착된 만년필의 가격이 더 비쌉니다. 현대의 펜에 에보나이트 피드가 쓰이는 브랜드는 오로라, 오마스, 델타, 몬테그라파 등 하이엔드 만년필을 제조하는 업체가 주를 이룹니다. 저가형에는 전혀 쓰이지 않는 재료이기 때문이지요. 그만큼 가공이 까다롭고 오늘날 굳이 대체제를 두고 제조할 필요가 없는 재질이기 때문입니다. 플라스틱처럼 사출 방식으로 제조가 불가능하여 대량 생산에도 문제가 따릅니다. 플라스틱 피드의 제조 방식은 금형만 하나 파두면 계속해서 무한정 찍어낼 수 있지만 에보나이트 피드는 일일히 깎아내주어 가공해야 합니다. 제조가 까다로운 만큼 가격도 상승될 수 밖에 없습니다.
(2)내구성
단순히 '내구성'만 따지면 플라스틱 피드가 좋은건 사실입니다. 근데 우리가 생각해야 할 내구성은 일반적인 만년필 사용에 있어서의 내구성이지 잘못된 사용에서의 내구성을 생각하는건 잘못된 접근 방식입니다. 에보나이트 피드가 파손된 펜들을 보면 대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일단 그런 펜들은 연식부터 수십년이 된 펜들이지요. 좋은 상태와 정상적인 사용이라는 전제만 있다면 에보나이트 피드는 내구성이 나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수리 들어온 펜들 중에서도 피드 파손 건수는 비등비등합니다. 직접 사용 중인 에보나이트 피드도 파손된 적은 단 한번도 없네요.
(3)잉크흐름
잉크흐름은 단순히 잉크가 풍성히 쏟아진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빈티지 펜들은 직관적인 피드 설계로 대부분의 펜들이 잉크흐름이 과할 정도로 풍부합니다. 잉크흐름은 적당한 양이 일정하게 뿜어질 때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공성이 보장되는 에보나이트 피드의 잉크흐름이 더 좋은 경향을 보입니다. 그로인해 세척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단점도 발생하지요.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실용성은 떨어질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만년필 세척을 매일 하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해당되기 어렵겠지요. 그렇다고 플라스틱 피드의 잉크 흐름이 나쁘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잉크 흐름의 결이 다른데 직접 써보면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피드의 모세관을 타고 내려오는 흐름과 피드 자체가 잉크를 머금고 있는 듯한 흐름은 다른 차원이지요.
에보나이트 피드가 플라스틱 피드 보다 단점이 많다면 굳이 유럽 고가명품 만년필 브랜드에서 럭셔리 마케팅으로 에보나이트 피드를 쓸 이유가 없겠지요. 저도 90년대 T자형 플라스틱 피드, 펠리칸 피드도 참 좋아합니다. 그치만 에보나이트 피드에서 뿜어내는 빈티지 감성은 그 어떤 피드도 따라올 수 없습니다. 특히나 잉크를 충전하지 않고 디핑만으로 엄청난 필기량을 보여주었던 그 모습은 아직도 가슴 설레게 한답니다.
에보나이트 피드도 여러가지 형태가 존재합니다. 그 형태에 따라서도 내구성과 잉크흐름에 차이를 보입니다. 이 부분은 정답을 말해드릴 수는 있으나 직접 써보시면서 느끼시라고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힌트를 드리자면 아래 피드는 현행 오로라에서 채용하는 디자인과 동일한 1970년대 몽블랑의 에보나이트 피드입니다. 몬테그라파나 오마스는 다소 플랫한 디자인인데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형태는 아래와 같이 두툼한 피드들이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아직 에보나이트 피드를 경험해보지 않으셨다면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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