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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 버큐매틱 빈티지 만년필에 대해서

Fountain pen/PARKER

by 슈퍼스토어 2023. 9. 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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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빈티지 칼럼에서 언급했던 새로운 패러다임의 충전 시스템이 필요로하던 시기에 등장한 버큐매틱 필러. 버큐매틱 이전의 필러들은 내부에 고무 색을 이용한 레버필러, 버튼필러 등이 대부분이었고 잉크 충전량의 한계점, 외부로 드러나는 충전 레버 등에서 탈피하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필요로 했다. 셀프 필링 만년필 시대가 등장하긴 했으나 아이드로퍼 시절의 충전량에 반토막도 안되는 수준으로 여전히 30년대까지도 아이드로퍼를 사용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았다. 이때 등장한 버큐매틱 필러는 고무 색이 사라지고 하드러버 바디에서 셀룰로이드 바디로 바뀐 몸체에 직접 다이어프램을 이용한 진공방식으로 잉크를 채워 넣을 수 있었다. 피드와 연결된 고무튜브에서 배럴 내부의 압력을 낮추어 수축했던 다이어프램이 팽창함에 따라 잉크가 빨려들어오는 구조인데 실제 충전해보면 그 충전량은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1930년대 처음 등장한 버큐매틱 필러로 인해 파커의 판매량은 대공황을 겪은 이후임에도 우상향을 그렸고 다른 대형 경쟁사들의 개발을 부추겼다. 1930년대의 또 다른 특징은 만년필의 디자인에 있는데 이전에는 외장에 금, 은장을 두르며 조각을 하는 등 화려한 액세서리로써의 기능을 했으나 대공황이 지난 이후엔 펜 자체의 형태 디자인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이때부터 유선형의 곡선 디자인들이 가미되었는데 경쟁모델인 쉐퍼의 밸런스 모델이 있다. 버큐매틱 모델 역시 초기엔 각져있는 디자인이지만 후기형은 하단부나 상단에 미세한 곡선을 집어넣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디자인과 더불어 잉크 충전의 편의성도 중요했는데 버큐매틱 필러는 하단의 블라인드 캡을 열어준 뒤 한손으로도 충전이 가능했다. 레버필러는 한손으로 배럴을 지탱하고 다른 한 손으로 레버를 조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배럴은 반투명한 재질을 사용하여 잉크잔량까지 확인할 수 있게 설계되었고 다른 여러요소들로 혁신성을 인정 받았지만 개인적으로나 오늘날 버큐매틱 필러가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듀오폴드 시절과 달리 버큐매틱 필러가 등장하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하나 바뀌었는데 바로 제품의 보증이다. 1930년대는 제품의 품질 우수성이 가장 부각되는 시기인데 버큐매틱 필러는 평생 보증이 적용되지 않았다. 이러한 정책은 오늘날 실사용 가능한 빈티지 개체를 찾는 어려움에서 이해가 되는데 버큐매틱 필러는 오리지날 부품으로는 오늘날 사용할 수 있는 개체가 거의 없다. 찾아보기 힘들다. 이유는 내부의 다이어프램, 고무 격막이 사용에 따라 찢어지거나 삭아서 잉크충전이 안되는 개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구성 이슈는 당시에도 인지되었는지 버큐매틱 등장과 함께 평생보증이 소리소문없이 빠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버큐매틱 필러는 파커51 초기형 모델에도 적용되는 잉크 충전 시스템이고 파커51에서도 초기 잠깐동안만 적용된 후 에어로매트릭 필러로 변경된다. 소장하고 있는 파커51 퍼스트이어 모델들도 버큐매틱, 스피드라인 필러의 다이어프램이 온전한 개체는 전무하다. 그렇다고 수리난이도도 낮은편이 아니라서 초심자들에겐 추천하기 힘든 필러이긴 하지만 한번쯤 경험해봐야 할 필러이기도 하다.

기본적인 충전방법은 버튼필러와 굉장히 비슷하다. 하단의 블라인드 캡을 열고 버튼을 눌러주면 되는데 버큐매틱은 플런저로 버튼보다 3배정도 긴 파이프를 여러차례 눌러 잉크를 채워주는 방식이다. 버튼 필러의 버튼은 장력이 굉장히 강해 강한 힘으로 눌러줘야 하지만 버큐매틱의 플런저는 장력이 약해 가볍게 눌러줄 수 있다. 오래 쓸 수 있는 한가지 팁은 너무 깊게 누르지 말고 천천히 끝까지 안누르는게 중요하다. 플런저를 바닥까지 눌러버리면 간혹 격막이 뒤집히는 경우도 있어 분해소지가 필요하게 된다. 잉크창이 있는 만년필들은 특히나 셀룰로이드 재질이라면 잉크가 착색되어 잉크 잔량 체크가 어려운 개체들이 있을 수 있어 잉크 착색여부를 확인해주는게 좋다. 외형은 듀오폴드와 비슷하지만 필감은 연성 성향이 크고 크기는 후기형 듀오폴드와 비슷하다. 버큐매틱처럼 피드와 브리더 튜브가 연결되어 여러차례 눌러 잉크를 채워주는 방식인 필러들은 피드파츠 결합이 굉장히 중요하다. 데몬스트레이터 모델들의 작동 영상을 보면 확인이 가능한데 뒤쪽의 플런저를 눌러 내부를 압축 시킬 때 잉크가 피드를 통해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양이 많아서는 안된다.

쉽게 이야기하면 잉크를 처음 플런저를 눌러 채워주었는데 한번 더 눌러 더 채우려 할 때 피드를 통해 다시 빠져나간다면 잉크 충전량은 1회 펌핑 수준밖에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4타임, 6타임 에어로매트릭의 스퀴즈 타입들도 마찬가지다. 피드 결합이 불량하거나 유격이 있어 두번째 타임부터 눌러줌과 동시에 첫번째 채워주었던 잉크가 그대로 빠져나가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빈티지 파커 만년필을 사용하는데 잉크 충전량이 너무 적다고 느껴진다면 해당 부분을 확인해주면 된다. 제대로 결합되어 있는 버큐매틱이라면 두번째, 세번째 플런저를 누를 때 잉크가 피드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계속해서 브리더 튜브로 잉크가 채워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제대로 채워지면 피스톤 필러 보다도 잉크 주입량이 많은게 버큐매틱이다. 브리더 튜브의 길이가 짧아도 문제인데 브리더 튜브만큼만 잉크가 채워지기 때문이다. 강제로 잉크 주입량을 늘릴 수 있는 간단한 튜닝은 브리더 튜브 길이를 늘려주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구조로 잉크 변경이 어렵고 세척이 까다로운 단점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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