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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용 베스트셀러에 들어가지 못하는 파커 프론티어 만년필

Fountain pen/PARKER

by 슈퍼스토어 2023. 6. 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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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용 3대장으로 불리우는 모델들이 있다. 만년필 입문용이기에 현행이며 파커의 45, 워터맨의 필레아, 펠리칸의 m200이 그러한데 비슷한 스펙에 더 저렴한데도 들어가지 못하는 모델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쉐퍼의 프리루드, 파커의 프론티어 등이 그러한데 이번에 리뷰할 모델은 파커 프론티어다. 제품의 스펙만 따진다면 45, 필레아, m200보다 꿀릴게 하나 없다. 가격대도 착해 딱 보기에는 나무랄데 없지만 그 어디에서도 입문용 추천으로 언급되는 적이 거의 없다. 이유는 직접 써보면 알 수 있다.

 

파커 프론티어는 1996년도 처음 출시하여 2012년도에 단종되었다. 빈티지 기준이라면 짧지도 길지도 않은 생산기간이지만 현행이라면 굉장히 짧은편에 속하는 생산기간이다. 위의 모델은 데이트 코드 E로 2008년도 생산되었다. 단종되기 4년 전이지만 여전히 단점은 개선되지 않은채로 생산된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큰 문제점부터 짚어보면 그립이다. 그립부에 미끄럼 방지를 위해 코팅제가 도포되어 있다. 이 코팅제는 마치 무광 마감재처럼 플라스틱 재질 위에 뿌려져 있는데 다른 일반적인 미끄럼 방지 그립과는 다른 모습이다. 아예 그립부 자체에 고무그립을 얇게 씌운다거나 미세홈을 파내어 작업하지만 프론티어에는 말도 안되게 스프레이 뿌린 것 처럼 마감되어 있다. 심지어 도포되는 면에 아무런 처리가 되어 있지 않아서 손톱으로 살짝 긁으면 벗겨지는 수준이다. 연식이 오래될수록 더욱 쉽게 벗겨지는데 판매당시에도 해당 부분은 동일하게 발생되었다. 따라서 깔끔하게 사용하려면 애초에 코팅을 다 벗겨내고 사용하는게 좋을 지경이다.

 

코팅을 벗겨내면 아무런 마감없는 매끈한 플라스틱 그립이 드러나는데 단순히 미끄러짐만 없어진 그립이 나온다면 문제가 될 건 없다. 여기서 추가로 발생하는 문제는 코팅면의 두께만큼 그립부에서 빠지기 때문에 캡과의 유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코팅을 벗기기 전에는 크지 않지만 벗겨낸 이후엔 캡을 체결했을 때 유격이 발생하려 덜그럭거린다. 그렇다고 캡 자체의 체결력이 떨어지진 않지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유격감이 생겨있다. 여기까지가 첫번째 이슈다.

 

두번째 문제점은 닙 파츠의 유격이다. 프론티어의 포지션은 더 하위 모델인 벡터와 상위 모델인 소네트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는 모델인데 프론티어를 경험한 고객층은 파커라는 브랜드 자체를 탈피해버리는 효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소네트와 닙 섹션이 굉장히 비슷한 구조를 취하고 있으나 닙과 피드 사이의 유격이 존재하여 안정감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을 준다. 맨손으로 살짝 닙을 밀어도 쉽게 틀어지며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닙과 피드를 그립에서 손쉽게 빼낼 수 있을 정도다. 물론 분해세척은 용이하지만 사용감 자체가 떨어지게 된다. 스테인리스 스틸 기준 가격대가 4만원 정도 제품인 것을 감안한다면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볼 수 있겠으나 비슷한 포지션의 타 브랜드 제품들에선 경험하기 어려운 이슈들이라 입문용 리스트에는 오르기 어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딱 첫 모습만 본다면 괜찮을 수 있다. 아주 잠깐만 쥐어보고 시필정도만 해본다면 뒤에 일어날 문제점들은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어떤 브랜드든 망해가고 있다면 그 브랜드가 판매하는 상품을 직접 사용해보면 알 수 있다. 프론티어 모델은 96년도 출시되었고 파커는 93년도에 질레트에 인수되었다. 프론티어가 단종될 쯤 부터는 저가형 제품들을 아예 중국산 OEM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당시 중국제 제품들의 마감이 프론티어보다 좋을 정도다. 참고로 프론티어는 영국제 모델이다. 과거엔 유럽제에 대한 신뢰가 있었지만 지금은 큰 차이를 느끼긴 어려운게 현실이다. 과거엔 제품의 하자를 공장에서 체크했지만 지금은 고객들이 확인 후 교환을 받는게 일상이 되었다. 과거엔 제품을 개발하면 몇년간 실사용해보고 생산판매에 들어갔지만 지금은 리콜이라는 제도까지 생겼다. 워낙 제품들의 판매수명이 짧고 트렌드가 빠르게 변한다는 핑계가 있을 것이다. 판매하는 브랜드들이 본인들의 제품에 애정이란게 있다면 실사용 없이 판매에 들어가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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