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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칼럼] 워터맨 만년필 - 1부, 역사의 시작

Fountain pen/Waterman

by 슈퍼스토어 2023. 8. 1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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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에드슨 워터맨. 21세기 워터맨의 플래그쉽 모델명에 쓰인 에드슨은 워터맨 창립자 이름이다. 1837년 뉴욕 오세고 카운티에서 태어났다. 10대 중반에 일리노이주로 이주했으며 출판사 대리인, 속기 교사 등의 직업을 거치고 보험 대리인의 삶을 살게 된다. 1880년대 보험 대리인으로 일하면서 서명하는 일이 많았고 만년필 애호가라면 흔히들 알고있는 그 일화가 탄생하게 된다. 고객에게 서명을 요구하다가 만년필에서 잉크가 새어버려 계약서가 잉크로 다 젖어버린 그 일화 말이다. 그날 이후 에드슨은 만년필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만년필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부품인 피드의 중요성에 대해서 최초부터 인지했고 잉크흐름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피드 개발에 힘쏟았다. 그렇게 개발된 피드가 잉크가 흘러나오는 2개의 갈라진 잉크채널과 가운데 위치한 공기 채널이 들어가는 피드의 기반이 되는 구조를 설계하게 되었다. 이 피드는 1883년 특허를 출원하게 된다.

 

특허를 업고 L.E. Waterman 회사를 설립하였고 첫해 200개의 만년필 제조를 하게 된다. 워터맨 Ideal 이상적인 만년필 슬로건을 내걸었고 5년 보증을 제공했다. 다음 해에는 500개 생산을하고 점차 그 수가 늘어갔다. 당시의 만년필은 모두 수공으로 제작되었다. 3년차 들어서 워터맨은 전국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되는데 홍보 담당자인 하워드는 에드슨에게 잡지에 광고를 실을 것을 제안했지만 에드슨은 자금이 부족했고 하워드가 비용을 지불한다고 제안하게 된다. 광고는 성공적이었고 주문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점차 성장해가며 공장을 사들이고 사무실을 확장해가며 하루 1000개씩 판매하는 만년필 선두주자가 되었다. 당시의 워터맨 만년필은 아이드로퍼 방식에 풀 하드러버 재질로 제작되었으며 20세기에 이르러서는 레버필러가 1910년대에 적용되었다. 크리스마스 선물, 졸업 선물 등 다양한 홍보,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상업적으로 성공한 브랜드로 입지를 다지게 되었고 미국 전역으로 확장해가기 시작했다. 만년필은 등장했을 때 부터 졸업선물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는 것을 광고 페이지를 통해 알 수 있다.

 

이러한 마케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던 것에는 딱 한가지가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바로 품질이다. 워터맨은 이상적인 만년필이라는 슬로건처럼 한자루 한자루 제작하는데 장인정신을 담았고 수공정이 최대치로 들어갔으며 30일 동안 사용해보고 만족하지 않는다면 조건없는 환불 보증까지 내걸었을 정도다. 19세기 후반에는 당시의 트렌드를 따라 금속 오버레이를 이용한 조각 디자인이 들어간 제품을 선보였다. 이런 금, 은장의 오버레이 제품들은 배럴이 얇은 형태를 취하는데 당시 디자인 트렌드 자체가 19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얇은, 연필 수준으로 만년필이 제조되었기 때문이다. 20세기 넘어서 오버레이 제품들은 배럴이 두꺼우니 본인 취향이 시가타입의 두툼한 배럴을 원한다면 20세기 이후 연식의 제품들을 찾아보면 될 것이다.

 

19세기의 만년필들은 사실상 실사용에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아이드로퍼 방식이라 잉크 충전시 스포이드를 동반해야 하며 배럴 자체에 잉크가 주입되므로 손의 체온에 의해 잉크를 한번씩 토해내는 현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딥펜만을 쓰던 시절에 비할바가 되지 못할 정도로 편리했으며 만년필이라는 제품이 정립되기 이전의 프로토타입 제품에 비해 한참 안정적으로 개선된 것이다. 물론 위에 설명한 부분들도 그렇게 빈번하지 않으며 계속해서 사용하는 상황이라면 잉크흐름도 비교적 균일하고 꼼꼼히 관리해주면 문제가 발생하진 않는다. 그러한 번거로움을 느끼기 위해서 필기구 자체를 사용하는 것 아닐까. 필기구 자체가 점차 사라져가는 추세의 오늘날에 빈티지 만년필은 도구가 아닌 감성의 영역으로 들어선지 오래고 그 역사를 시작한 워터맨은 시간여행을 시켜주는 가장 최고의 아이템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워터맨을 처음 접했던 모델은 필레아였고 가장 마지막으로 구매했던 모델은 에드슨, 세레니떼 모델들이다. 디자인으로써 정점을 보여주었던 모델들이지만 결국 만년필은 글씨를 쓰는 도구이지 전시를 해놓는 전시품이 아니라는 사실에 두 제품 모두 단종되어 버렸고 워터맨 브랜드 역시 매각되어버렸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사실상 오늘날 현존하는 메이저 브랜드 중에서 몽블랑을 제외하고 나머지 브랜드는 역사적 정통성을 잃은지 오래다. 몽블랑도 근래들어 헤리티지 빈티지 복각 제품들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는데 이는 시장반응이 그만큼 좋다는게 반증되는 부분이다. 만년필은 역사적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갈수록 현행 만년필의 입지는 줄어들고 빈티지 만년필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며 이는 오늘날 시장에서도 복각제품들의 출시로 증명되고 있다. 눈으로 보는 만년필이 아닌 손이 즐거운 만년필이 많아지길 바래본다. 

 

https://cafe.naver.com/stylogr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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