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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맨 패트리션 프로토타입 써클 벤트홀 빈티지 만년필 리뷰

Fountain pen/Waterman

by 슈퍼스토어 2021. 7. 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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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최초 등장한 워터맨 패트리션의 본래 닙 하트홀 쉐잎은 키 홀 형태이다. 열쇠구멍처럼 생겼다 하여 지어진 별명인데 위의 개체는 여느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원형의 하트홀을 가지고 있다. 하트홀의 쉐잎에 따라 펜촉의 연성감이 결정되며 홀의 크기가 클수록 연성도가 더 커진다는 이론(?)이 있으나 키홀과 비교하였을 때 위 개체의 연성감이 더 크다는 점은 놀랍지 않다. 닙의 연성도를 결정짓는 요소는 금 함량, 연철의 함량이 지배적이다. 이외 다른 요소들은 미미하기에 무시해도 되는 수준. 14k 금촉이며 에보나이트 플랫 형태의 피드가 장착된다.

기본적인 구조인 레버필러와 닙 섹션 구조, 그리고 외관 디자인에선 별 다른 차이점이 없다. 각 파츠 인그레이빙 역시 모든 글자가 동일하다. 닙의 하트홀만 다를 뿐인데 필감은 티핑 마모로 인하여 정확한 판단이 서질 않는다. 본래는 어느정도 사각거리며 태필이라 스텁한 필감이 느껴질거로 예상된다. 필감에서도 기존 모델과 별 차이점이 없는 것으로 보아 해당 개체의 하트홀만 유념하면 될 것으로 보여진다. 캡탑과 바텀, 그리고 캡의 벤트홀을 보아 초기형 모델로 보여지며 프로토타입일 가능성이 존재한다. 닙과 피드는 그립부에 슬리브 방식으로 결합되며 그립과 배럴은 마찰식 결합이다.

여전히 146의 두께감, 149의 닙 크기로 매력적인 필기감을 선사해주는데 캡을 꽂지 않았을 때의 밸런스는 가히 환상적이라고 볼 수 있다. 잉크흐름은 20세기 초반의 모델답게 풍부하며 레버필러임에도 불구하고 대용량의 고무 색을 이용하기에 잉크 충전량도 충분하다. 닙의 모습과 달리 펜촉에서 드라마틱한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쉽게 볼 수 없는 패트리션이라 좋은 정보가 되어주었다. 커스텀 닙이 아닌 오리지날 닙이며 다른 현지 전문가들과 논의해보아도 정보가 많지 않다. 따라서 히스토리컬한 리뷰 보다는 펜 자체에 대한 리뷰가 우선시 되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마모도를 떠나서 해당 개체의 필감은 꽤나 부드럽고 연성감은 대형닙에 어울리지 않게 유연하다.

빈티지 만년필을 쓰는 사람들 중 놓치는 부분이 한가지 있는데, 종이 선택 부분이다. 번짐을 최소화하기 위해 코팅지가 등장하기 시작한 시점은 그리 오래지 않다. 또한 만년필 펜촉이 종이에 그어지는 정도로 마모가 되지도 않으며 마모가 될 정도로 쓰려면 직업이 장편소설 작가여야만 한다. 어느정도 질감이 느껴지는, 두께감 있는 종이를 선택하면 번짐 없고 끊김 없이 이상적으로 필기가 가능하다. 예를들어 1920년대 만년필인 패트리션의 시대적 배경과 함께 종이의 역사를 봐보자. 제지 기술의 발전은 19세기에 크게 이루어졌는데 양피지, 섬유기반에서 목재 기반의 종이로, 만년필과 함께 큰 발전을 해나가게 된다. 그 이전에는 종이가 값비싼 물건이었기에 책을 쓰거나 하는 일도 비용이 크게 발생했다. 산업화가 이루어지며 종이와 필기구가 보급되었지만 당시의 종이는 상당히 거칠고 얇게 가공되지 않았다. 당시의 책만 보더라도 양장본에 엄청 두꺼운 책들을 볼 수 있다.

만년필이 점차 사라지고 제지기술도 발전하며 종이는 보다 얇아지고 필기구들의 잉크 배출량은 줄어들게 됨에 따라 오늘날 노트들 중에서 만년필에 적합한 제품을 찾기가 어려운건 사실이다. 허나 코팅지들은 펜촉의 잉크가 종이에 스며드는 것이 아니라 맺히게 되며 잉크흐름이 끊기는 현상이 종종 발생하게 된다. 만년필에 적합한 종이는 어느정도 질감이 있으며 두께감이 있는 종이가 좋다. 또한 펜촉이 종이에 의해 전부 닳아서 없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되며 어느정도 마모가 이루어져줘야 본인에게 점차 맞춰져 가는, 길들여져 가는 필감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루페로 펜촉을 수시로 들여다보며 필각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쓴다면 길들이는 것이 아니라 펜에 사람이 길들여지는 것이며 만년필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된다. 길들여졌을 때의 만년필 필감은 처음 썼을 때의 수십배 이상의 감동을 선사할 것이니 적당한 종이에 마음 편히 꾸준히 써주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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