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대공황을 겪으면서 유럽 각국은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수입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해 대공황 이전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으로 수입수출량이 떨어졌다. 이때부터 OEM의 개념이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한다. 만년필 시장에서는 품질저하를 우려하여 초기엔 각 부품들은 자국에서 생산한 뒤 부품을 수출한 국가에 가져가서 조립하여 made in 그 나라로 하여 관세를 줄이는 방법을 이용했다. 대공황 여파가 아닌 브랜드 이미지 세탁을 위한 OEM도 이루어졌는데 2차 세계대전 이후 몽블랑의 행보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히틀러의 악행으로 인한 불매운동이 전유럽으로 퍼져나가 독일제 공산품들에 대한 수요가 떨어져 아예 공장을 현지에 마련하고 그나라 제조마크를 달고 유통을 하기도 했다. 본래는 이런 방식으로 made in ~이 이루어졌기에 저품질, 불량률에 대한 이슈가 크게 없었던 것이 당연했다. 산업화 이후 현대화, 세계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블루칼라에서 화이트칼라로의 쏠림현상이 발생하고 인건비 상승 및 그외 여러 요인들의 영향이 가격을 끌어올려 제품비용 절감을 위한 탈출구가 필요했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은 중국 등 공산국가들과의 경제활동을 금지하고 있었으나 이후 중국의 개방으로 제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여 최대제조업 국가가 되었다. 다만 최고가 아닌 최대인 것에 비중이 쏠렸기에 저급품에 대한 낙인이 찍혀버리게 되었다. 극빈곤층, 농업에 종사하던 이들이 제조공장으로 넘어와 아주 낮은 임금에도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단순히 인건비가 낮은 이유만이라면 중국이 아닌 아프리카, 중동, 남미도 제조업으로 크게 성장했어야 말이 되지만 중국 차이점은 개혁개방을 통해 비즈니스 생태계가 빠르게 구축되었다는 점이다.
중국의 제조규모는 최대지만 제조력은 다소 부족하여 품질안정화엔 실패했다. 다만 전세계인들이 저급하다고 욕은 하지만 안쓸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 중국산 제품 없이 살아보기 같은 챌린지들도 있었으나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아이폰 마저도 중국산이라 바로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렇듯 과거엔 자국생산품에 대한 자부심, 장인정신이 깃들 수 있었지만 오늘날 과거생산방식으로 제조하면 원가자체가 수배 인상되기에 대중 브랜드들이 중국제조를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일부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들은 차별화를 위해 자체공장을 설립하여 고급화 마케팅을 벌이는데 가격대가 억단위를 넘어가는 소비자가를 자랑한다. 이는 제품의 진짜 가치가 아닌 거품이 지나치게 끼게 된 것이다. 희소성을 무기로 가격을 공격적으로 인상하는 전략으로 몽블랑도 1980년대 비슷한 짓을 했었다. 아예 보급형 모델들을 단종시켜버린 것. 믿기 힘들겠지만 몽블랑에서도 문방구에서 팔법한 볼펜, 샤프, 만년필 등을 저가형 라인업으로 판매했었다. 일부 품목은 아예 하청업체를 따로 두어 다른 공장에서 제조되어 품질차이가 컸다. 공급자 입장에선 모든 생산기술, 설계 등을 그대로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로 이전하여 값싼 생산원가로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한다고는 하지만 그게 100% 실현되기엔 난관이 너무나 많다. 쉽게 이해하려면 프렌차이즈 식당을 생각하면 된다. 같은 프렌차이즈 매장이라도 지점에 따라 맛 차이가 나는데 같은 교육을 받더라도 구현해내는 수준 차이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부 매장들은 조금이라도 돈을 더 아끼기 위해 튀김용 기름을 더 오래 사용한다거나 냉장이 아닌 냉동식재료를 사용하는 등의 일들이 비일비재하기에 균일화는 프렌차이즈의 가장 크고도 어려운 숙제 중 하나이다.
더 나아가 공산품 공장으로 장소가 바뀐다 한들 프렌차이즈 식당과 다를바가 크게 없다. 원가 절감을 위해 중요재료를 빼돌린다거나 불량이 나도 그냥 납품하는 등 이런 일은 매스컴을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아파트를 짓더라도 하청에 하청에 하청을 주고 유럽 브랜드 수입차가 중국공장에서 생산되어 한국으로 수출되는 현실도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물건에 대한 애착이 큰 나로서는 중국제에 대한 혐오를 지우긴 어렵다. 근래엔 마감 수준이 높아졌을 지언정 기간을 두고 사용해보면 금방 고장나버리는게 현실이다. 파카, 크로스 등 일부 정통있는 브랜드들이 현지 제조에서 점차 중국제 비중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중저가 시장 가격경쟁력을 생각한다면 중국제조는 선택이 아닌 필수겠지만 애호가들 입장에선 아쉬움이 크다. 최근 미국의 탈중국 추세로 인해 대량생산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지역으로 공장들을 이전하고 있다. 제조국가가 어디가 됐든 관리감독 및 QC가 철저히 이루어진다면 품질에 대한 이슈가 낮아지겠지만 오늘날 QC는 검수팀이 아닌 고객이 하고 있기에 아직 갈길이 멀다. made in korea 마크를 달아도 유튜브를 보며 제조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지 않은가. 100% 자동화 공장이 설립되어야 제품가격도 떨어지고 품질 이슈도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최근 들어서는 SNS 등을 통한 수월한 홍보효과를 필두로 각종 마이너브랜드들이 성황하고 있다. 이들은 브랜드 거품을 걷어내고 고품질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데 제대로 먹혀들고 있다. 비싼 광고료 대신 품질좋은 원료를 사용하고 유통마진을 최소화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준 명품수준의 품질을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가장 크게 만족했던 분야는 가구다. 국내 브랜드 가구업체들은 일부 브랜드들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시장을 장악했는데 가격에 거품이 상당히 끼어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높은 가격에 높은 품질이라면 지갑을 여는데 거리낌이 없었겠지만 계약 직전 제조국을 확인하니 made in china 마크를 보고 바로 중단했던 경험이 있다. 제조국 마크를 찾는데 굉장한 노력이 필요했는데 그들의 마케팅 전략은 가죽을 이태리제를 사용했다며 마치 유럽산인 것처럼 포장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또 어느 한 가구는 마치 미국에서 백년 이상된 브랜드처럼 소개했지만 브랜드 판권만 사온 한국 회사였던 경우도 있었다. 물론 제조국은 미국제도 아니고 중국제이거나 한국제였다. 가구의 경우 부피가 커서 수입이 어려운데 이태리 등 유럽 국기가 그려져있다 한들 대부분 제조국을 보면 한국이거나 중국이다. 한국 브랜드의 경우엔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된 경우가 많았다. 다시금 상기시키지만 중국이란 나라 자체를 혐오하지는 않는다. 다만 중국에서 생산되는 물품들은 신뢰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음식을 만들 때도 발로 만드는데 공산품엔 발암물질들이 얼마나 가득할지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다.
자동차를 보러 가도 유럽 브랜드 매장이지만 문짝에 붙여져있는 제조 시리얼 넘버를 보면 중국인 경우가 종종 있다. 중국 자국도 저품질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made in china가 아닌 made in PRC로 세탁하기도 하고 일부 명품들은 made by 브랜드명 등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나 결국 우리 손에 쥐어지는 제품은 저품질인 것임에는 변함이 없다. 거의 모든 물건에 중국산이 들어가지만 가격은 오히려 높아지는 기현상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제품원가는 하락하지만 제품값은 상승하면 그 사이에 무엇이 공백을 메우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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