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E. Waterman, Parker, Sheaffer, Wahl Eversharp. 1차 세계대전이 지나면서 유럽은 점차 안정세로 돌아왔다. 1차 세계대전은 영화, 게임 등에서도 메이킹을 꺼려하는데 그만큼 불필요한 전쟁이었고 아무런 교훈도 얻을 수 없었던 전쟁이기 때문이다. 전쟁 이후 산업 발전은 급격하게 이루어졌는데 만년필 제조업체 마찬가지였다. 다양한 브랜드들은 고품질의 제품들을 선보였고 보다 매력적인 소재를 사용하였는데 그 중 대표적인 모델이 워터맨의 리플 모델이다. 파카는 듀오폴드 모델에서 붉은색 하드러버 재질을 선보였고 쉐퍼 역시 라이프 타임 개런티로 품질의 우수성을 내세웠다. 만년필에 플라스틱 재질이 시험되면서 1924년도에 최초의 플라스틱 펜이 등장하게 된다. 플라스틱이 사용됨에 따라 한정되어 있던 만년필의 색상이 보다 다채로워졌고 개성, 디자인 등의 독창성을 가미하게 되었다.
Chilton, John Hancock, Le Boeuf, Security 등 마이너한 브랜드들도 등장했는데 독특한 잉크 주입 방식이 특징적이다. 메이저 브랜드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보여지는 부분이다. 미국의 1920년대는 굉장히 좋은 시기였다. 이러한 상황은 펜에 그대로 묻어나는데 1920년대 초반의 펜들은 굉장히 다채롭고 화려하며 럭셔리한 제품들이 많이 쏟아졌다. 그러나 1920년대 후반이 되면서 주식시장이 무너지며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되는데 이로인해 메이저 브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수많은 마이너 브랜드들이 파산하여 합병되고 사라져버렸다. 경제침체는 매출의 감소를 유발했고 만년필 브랜드 역시 타격이 크기에 살아남기 힘들었다. 이러한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메이저 브랜드들은 끊임없이 노력했는데 1930년대에 등장한 새로운 잉크 충전 메커니즘과 잉크창이 보이는 디자인 등이 이를 보여준다. 파카는 버큐매틱 필러를 개발했고 쉐퍼는 투명한 배럴에 플런저 필러 방식을 선보인다.
만년필은 1920년대~1940년대가 가장 황금기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경제침체기에도 브랜드들은 끊임없이 노력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파카 듀오폴드와 버큐매틱, 워터맨의 리플과 패트리션, 에버샤프의 도릭스, 쉐퍼의 라이프타임, 밸런스 등 명기들이 남아있기에 우리는 알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곧바로 2차 세계대전이라는 폭풍 속에 또다시 던져지게 된다. 1945년을 기점으로 남아있는 브랜드들은 정말 극소수에 큰 회사 뿐이었는데 그떄의 브랜드들이 1980년대까지 생존하는 케이스가 많았다. 워터맨은 1930년대 들어서면서 부터 약해지기 시작했고 에버샤프 역시 새로운 라인업의 실패를 겪으며 뒤쳐지기 시작했다. 당시의 빅4였던 워터맨, 에버샤프, 쉐퍼, 파카 중 쉐퍼와 파카가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이 두 브랜드의 제품 라인업은 대중들의 인기를 누렸고 플라스틱 소재의 사용으로 인젝션 모듈링 공정을 통해 제품 원가를 낮추는 모습도 볼 수 있다.
1950년대 들어서면서 경제침체는 점차 해결되었고 급속도로 산업 성장이 이루어졌다. 1950년대엔 만년필 역사에 치명적인 사건이 하나 있는데 바로 볼펜의 보급화다. 볼펜은 1950년대 이전에도 존재했고 판매가 이루어졌으나 불량률이 높았고 가격대도 높았다. 하지만 전쟁 이후 기술력은 발전하였고 대량생산이 가능해짐에 따라 볼펜의 가격도 낮아졌다. 따라서 볼펜의 보급화, 대중화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만년필에 대한 수요는 존재했고 보다 높은 퀄리티의 만년필에 대한 니즈가 발생했는데 이때 등장한 모델이 파카 51, 61, 쉐퍼 TM, PFM, 에버샤프의 스카이라이너 등이다.
만년필은 50년대 이후부터 80년대까지 수요가 어느정도 있었고 마지막 전성기의 모델은 파카 75, 쉐퍼 타가 정도다. 그 이후는 만년필의 시대는 사라졌다고 봐도 될 정도로 시장 입지가 줄어들었다. 학창시절 어떤 필기구로 쓰는지 보면 필기구의 흐름을 볼 수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에선 펜글씨 수업이 있었고 만년필로 글을 쓰는 수업을 했었다. 80년대 들어서면서 사라지고 학생들은 연필로 글씨를 쓰기 시작하다 샤프로 바뀌고 다양한 컬러의 겔펜이 등장하였으며 현재는 태블릿으로 필기를 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시대의 흐름이 디지털화 되며 손으로 글씨를 쓰는 행위가 당연한게 아닌 취미로 바뀌어가는 세상에서 만년필 브랜드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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