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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필감에서 저항감과 사각임의 관계

Fountain pen/Information

by 슈퍼스토어 2023. 2. 2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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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을 다양하게 써보면서 느끼는 감촉 중 저항감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 국내에서 많이 보여진다. 이 저항감은 획을 그었을 때 종이와의 마찰력으로 획이 지나치게 뻗어나가지 않게끔 잡아주는데 한글, 한자 문자를 쓸 때 필체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저항감은 만년필 펜촉의 티핑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현행에서 이러한 특징이 더 크게 나타난다. 이는 현행 펜촉 티핑의 특징인 볼 쉐잎으로 제작되기 때문인데 종이와 맞닿는 면적이 늘어나면서 사각임은 줄어들지만 오히려 마찰력이 상승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반대로 빈티지 만년필의 티핑은 굉장히 얇고 날카로워 사각거림이 강하지만 마찰력이 줄어들어 획을 시원스럽게 뻗을 수 있다. 이와같은 현상 비교는 필압을 어느정도 주는 상황에서 비교되었으므로 필압이 아주 약한 이들에겐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즉, 필감의 저항성은 티핑의 형태에 따라서, 종이와 티핑이 맞닿는 면적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필각에 따라서 저항감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브랜드별 차이도 있으니 직접 다양한 만년필들을 써가며 본인에게 맞는 필감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세필일수록 종이와 맞닿는 면적이 줄어들어 저항감이 낮을텐데 두꺼운 획이 취향인 이들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는걸까? 만년필 펜촉은 EF, F, M으로 점점 두꺼워지면 펜촉의 어깨도 넓어지며 티핑도 더욱 두툼하게 붙어가게 된다. 점점 종이와 맞닿는 티핑이 커져가는 것인데 그 이상의 두께인 BB, BBB로 가게되면 티핑의 상하두께는 일정하게 유지되고 좌우로 길어지는 형태를 취하게 된다. 마치 스케이트 날 모양이 되는데 흔히 영문 필기체 필기시 자주 사용되는 오블리크 타입으로 쓰게 되면 가장 긴 획을 그어야 하는 수직 획들에선 저항감을 최소화 시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가로획을 그을때 면적이 넓어지며 저항감이 잡히기는 하지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직획에서 저항감을 줄여줘 두껍지만 시원스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현행에서는 오블리크닙들이 단종되어 경험하긴 어렵지만 생산당시엔 빈티지만큼 티핑 상하두께가 얇지 않아 상대적으로 저항감을 크게 받게 된다. 두꺼운 글씨를 선호하지 않는다면 고민할 필요 없이 F닙 이하를 선택하면 되는 부분이다. 

과거에는 무조건 사각이고 부드럽지 않은 필감의 만년필만 있던 것은 아니다. 위 사진처럼 티핑이 현행과 비슷하게 가공된 쿠겔닙이 존재하는데 이는 볼펜의 볼 쉐잎을 티핑에 구현해낸 것이다. 오늘날 만년필들이 대부분 위와 같이 티핑 마감을 보여준다. 눈에 보이는 것 처럼 볼 쉐잎이라 어떤 방향으로 획을 그어도 사각임 없이 부드럽게 흘러가지만 티핑이 맞닿는 면적이 적은 일반 닙에 비해서 저항감이 크게 느껴진다. 물론 오랜기간 사용하여 마모되어 길들여진 펜촉이라면 특정 필각에서 저항감 없이 그어지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길들여지지 않은 온전한 티핑에서의 필감에 적용되는 내용이니 참고 바란다. 반대로 종이와 맞닿는 면적이 아주 적어도 티핑 한쪽이 깨지거나 밸런스가 좋지 못하다면 굉장히 거친 필감을 내주기도 한다. 과거엔 품질편차가 있었기에 같은 모델을 쓰더라도 편차가 발생하는데 일반적인 정상제품이라면 필기시 잉크가 튀는 정도의 걸림은 없다.

과거의 펜촉은 EF, F, M닙의 필감 차이가 극명하게 구분이 되었지만 현행의 티핑은 볼 쉐잎 마감의 크기만 달라지므로 기본적인 필감을 동일하고 티핑이 종이와 맞닿는 면적 차이에 따른 저항감 차이가 다른 정도로 볼 수 있다. B닙 이상은 거의 생산도 하지 않아서 선택지가 많이 좁아진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만년필이 다른 필기구들과 비교되는 가장 큰 장점이 필감이 특이하다는 것인데 갈수록 볼펜과 비슷해져가는 것은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필감은 잉크의 흐름에 따라서도, 필각에 따라서도 같은 만년필에서 다양한 감촉을 준다. 또한 볼펜, 샤프를 쓰던 이들이 만년필을 썼을 때의 필감과 만년필을 쓰던 이들이 느끼는 필감도 다른데 이유는 일반적으로 볼펜, 샤프의 필각은 굉장히 높은 편이다. 볼펜을 눕혀쓰면 볼이 제대로 눌리지 않아 잉크가 잘 나오지 않게 되며 샤프같은 경우엔 요즘은 오토매틱 샤프를 쓰는 이들이 많아 이 역시 필각을 거의 수직으로 해서 글씨를 쓰게 된다. 만년필은 필각을 낮추어 슬릿이 부드럽게 열리며 잉크가 흘러나와 써지는 필기구이기에 필각에 신경을 써주는게 좋다. 물론 현행은 다양한 필각을 커버하기 위해 티핑을 볼타입으로 하여 상관이 없지만 빈티지는 티핑의 아랫면에 마감이 많이 이루어지므로 아랫면이 더 많이 닿게끔 필각을 낮추고 쓰는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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