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죽기 전에 필히 써봐야 할 만년필 3선 <몽블랑편>

Fountain pen/MONTBLANC

by 슈퍼스토어 2022. 12. 27. 11:51

본문

728x90
반응형
 

현행 몽블랑 만년필 중에서 쓰고싶은 단 한자루의 모델을 고르라면 no.146이다. 149라고 다들 예상했겠지만 현행이라면 굳이 149를 택할 생각은 들지 않는다. 146이 단종되었던 시기가 있긴 하지만 40년대부터 지금까지 149만큼이나 길게 이어져오고있는 스테디셀러 모델이다. 오히려 동일기간 판매율을 본다면 149 보다 146이 높다. 이는 한정판에서 146을 기반으로 하는 모델들이 많은 것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빈티지 대형닙 특유의 필감을 생각한다면 6호닙 보다는 9호닙에서의 느낌이 더 크겠지만 현행이라면 필감이 아닌 필감 이외의 다른 요소들을 더 볼 수 밖에 없다. 149와 146 비교를 쉽게 비유하자면 자동차를 예로 드는게 가장 이해가 빠르다. 대형차량의 묵직하고 안정감 있는 편안한 주행감이 장점이라면 단점은 주차라던가 좁은 골목길 운전이 힘들다는 것이다. 요즘 차량엔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서라운드 뷰 등의 옵션이 있어 어느정도 해소가 된다 치더라도 만년필엔 그런 옵션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덩치가 커서 내부공간 확보가 필요하다면 대형차량이 정사이즈겠지만 반대라면 굳이 사이즈를 키울 필요는 없다. 실제로 해외펜쇼에서 현지인들이 149를 쥐고있는 모습을 보면 한국, 일본인들이 146을 쥐고있는 모습과 밸런스가 굉장히 비슷하다. 이전 작성했던 '죽기 전에 필히 써봐야 할 만년필 3선 <펠리칸편>'에서 언급했던 고시용펜으로 이상적인 m800의 크기도 146과 비슷하다.

무조건 써봐야하는 3자루를 손에 꼽듯이 고르다보니 오히려 취향이 쏠리기 보다는 실용성적인 측면에 치우치게 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현행은 피드 안정성이 보장되고 필감이 획일화되어 자연스럽게 이러한 기준들로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잘 팔리는데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나 역시도 처음 몽블랑을 구매할 때 149와 146 둘 중에 엄청 고민하고 구매를 했었는데 결국 손에 더 잘 맞는 146으로 선택했었다. 그만큼 부담없이 쓸 수 있는 펜이기도 하다. 몽블랑의 주축 라인업인 마이스터스튁 시리즈는 크게 145, 146, 149로 나뉘는데 여기서 146부터 피스톤 필러가 적용된다. 145는 컨버터 타입. 즉 145는 선택지에서 쉽게 탈락이 되고 6호닙과 9호닙 기로에 서게 된다. 본인이 평소에 손이 정말 크다는 이야기를 듣는게 아니라면 146을 추천한다. 149는 나중에 빈티지에 관심을 두고 써봐도 늦지 않다. 오히려 처음부터 현행 149를 산다면 만년필에 대한 환상이 깨질 가능성이 크다. 닙 사이즈는 아시아 문자권이라면 무조건 가장 얇은 EF로 선택하면 된다. 만년필의 필감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선 태필이 좋기는 하지만 입문자라면 EF를 써도 평소 쓰던 필기구들에 비해 두꺼울거라 자주 쓰던 세필로 쓰면 된다. 만년필의 닙 사이즈는 공통규격이 있는게 아니라 브랜드별로 같은 EF를 쓰더라도 두께가 천차만별이기에 mm단위를 보고 판단하면 된다. 몽블랑은 독일 브랜드답게 두꺼운 편이다.

몽블랑은 만년필에 있어서 상징적인 브랜드이기도 하다. 가죽 액세서리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이기에 만년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더라도 몽블랑이란 브랜드는 알고있는 사람이 많다. 다만 오늘날 대부분의 브랜드 상품들처럼 고급화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광고투자에 치중하고 정작 제품은 원가절감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면 애착을 갖고 쓰기엔 무리가 있다. 시계, 자동차를 보더라도 시계 무브먼트 중 대부분의 부품들이 중국에서 제조되고 단순히 스위스에서 조립되는데 SWISS MADE 프린팅이 되고 중국 공장에서 제조되는 차량들이 독일 브랜드, 미국 브랜드로 세탁되어 팔리는 모습을 보면 한 20년만 먼저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그저 껍데기만 다른 중국 제조수준의 공산품을 쓰면서 역시 독일제는 다르다고 말하기도 민망할 뿐이다. 특히나 명품쇼핑몰에서 가품을 정품으로 판정할 정도인데 이는 가품의 수준이 명품만큼 올라왔다고 말할게 아니라 명품 수준이 가품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 명품 로고가 박혔다고 끝이 아니라 그에 걸맞는 품질과 완성도를 추구한다면 아날로그던 디지털이던 잘 팔리지 않을까. 망해가던 깁슨이 깁슨 로고만 믿고 이곳저곳에 발을 뻗어 파산 직전까지 갔다가 다시 기본에 충실했더니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한것처럼 말이다.

 

몽블랑 필기구가 타사대비 명품인 것은 맞지만 타사 필기구들은 거진 망하거나 인수당한 회사들이다. 예전대비 가격만 오르고 품질에는 변화없이 원가절감만 이루어진다면 필기구 사업부는 곧 사라지지 않을까. 쓰다보니 넋두리만 하고 있는데 정리하면 146은 피스톤필러 타입으로 잉크 주입량이 아주 많은 편에 속하며 만년필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그려지는 디자인을 보여준다. 특히나 캡탑의 화이트 스타는 가슴포켓에 꽂았을 때 눈에 띄어 사치품 액세서리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확실히 블랙과 골드, 그리고 투톤닙 디자인은 고급스러운데 닙의 인그레이빙이 입체감이 있어 다른 투톤닙들에 비해 화려한 느낌이 더 크게 느껴지는 편이다. 즉 눈이 즐겁다. 몽블랑의 EF닙은 티핑이 좌우가 좁고 상하로 길어 획을 그었을 때 종이를 긁는, 사각이는 필감이 큰 편이라 만년필 쓰는 느낌이 든다. 이 때문에 몽블랑 146과 펠리칸 m800 둘 중 한자루를 고르면 146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연성감은 현행이라 적지만 만년필 특유의 사각이는 느낌을 주기에 이 또한 좋은 선택지가 된다. 다만 스텁닙이 아님에도 가로세로획 두께가 차이나는건 감수해야 한다.

 

728x90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