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64년식 벤딩가공은 EF~F닙 사이즈에 한해서 적용되는 사항이다. 동일연식 M닙 개체는 벤딩 가공이 들어가는 개체를 확인하긴 했지만 세필닙들에 비해 약하기에 EF~F 사이즈에서의 필감에서 느낄 수 있는 철심같은 감촉을 느끼긴 어렵다. 9호닙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이기에 그 아래 사이즈 닙들에서 확인하기 어렵다. F닙 뿐만 아니라 EF닙 역시 슬릿을 강하게 잡아주어 필기시 획 변화를 최소화 시켜주는 것은 여전하다. 절제된 흐름으로 어떤 종이에서도 번짐없이 사용이 가능한데 이로인해 서명용으로는 다소 아쉬운 부분들이 존재한다. 서명과 필기 두가지 밸런스가 좋다기 보다는 필기쪽 밸런스에 몰려있는 느낌.
18c 닙이지만 벤딩 가공으로 슬릿이 쉽게 열리는 필감은 전혀 아니기에 연성감 자체가 적다고 느껴질 수 있다. 대형닙인데도 세필로 그어져 일본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인기있는 연식이다. 그렇다고 아예 연성감이 없는 것이 아니라 슬릿을 잡아준 상태에서 타인이 유연하게 움직인다. 즉, 획은 일정하지만 어느정도의 연성감은 느낄 수 있는 것. 펠리칸 100과 100N의 차이와 비슷한데 대형닙이라 그 정도가 훨씬 크기에 100 시리즈와 필감 비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필러는 플라스틱 스레드로 149 중 가장 가벼운 연식에 속하며 부피에 비해 속이 비어있는 듯한 무게감이다. 가벼운 무게감 덕분에 필감은 그대로 손끝에 전달된다. 이는 이전 F닙 리뷰에서도 다뤘던 부분.
내부 구조만 단순하게 본다면 가장 심플하지만 가장 내구성이 약한 것이 크리티컬한 단점이다. 바디 배럴 두께가 모든 연식 통틀어 가장 얇고 필러 스레드가 프릭션 방식으로 얇은 배럴에 부담이 크다. 오히려 텔레스코픽 필러 보다도 수리시 더 큰 주의가 필요할 정도다. 유독 62~66년식까지의 149가 이러한데 왜 이런 설계로 제작되었는지 항상 의문은 남는다. 커다란 사이즈를 가진 펜에 최소한의 무게로 제작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아니었을까 싶지만. 부피 대비 가장 가벼운 펜은 해당 연식의 149다. 여전히 해당 연식은 149 중에서 가장 길들이기가 힘들지만 도도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길들이기 힘든 것의 대표적인 필감은 거친 필감인데 이 녀석은 세필인데도 부드럽지만 길들이기가 힘들다. 역설적인 매력들이 많지만 레진 버전 중에서 개체수가 많지 않고 길들이기도 힘들어 몽블랑 수집가들 중에서 이 연식의 매력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극히 적다. 일본의 한 수집가와 해당 연식에 대한 고찰, 토론을 하는 것이 고작. 다양한 연식을 깊이있게 오랜기간 경험해보아야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몽블랑 149라는 모델 하나만 이해하는 것 조차 수년이 걸리는게 빈티지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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