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zig의 역사를 짚어보려면 우선 1차 세계대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위치를 따져보면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당시와 오늘날 지도는 다른데 오늘날 폴란드의 그단스크 지방에 위치한 도시이다. 한국말로는 단치히 자유시이며 Free city of Danzig으로 불리운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베르사유 조약에 의해 국제연맹이 설립한 중립 도시국가이다. 당시 하나의 국가로 인정되어 국기, 화폐까지 나뉘어 독립적으로 존재했을 정도.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도 전인 1930년대 초반 나치에 의해 점령되었다. 물론 애초부터 해당 국가의 인구는 대부분이 독일인이었다.
당시 이런 중립국들은 제품 수출을 위한 통로가 되어주었는데 유럽국들의 수입품에 대한 높은 관세정책 때문이었다. 대표적인 예로 몽블랑의 덴마크 진출을 볼 수 있다. 주로 이러한 케이스는 제작설비를 모두 갖춘 대형 공장이 아닌 소규모 공장만 두고 부품을 보내 그 지역에서 조립하고 판매가 이루어지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폴란드 단치히 공장 역시 마찬가지로 소규모 공장이었으며 조립 판매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립 판매 케이스 역시 파카 브랜드에서도 볼 수 있는 전략인데 캐나다 제품을 볼 수 있다. 또한 나치에 의해 점령된 시점은 1933년도이지만 펠리칸 공장이 설립된건 그 이전부터다.
외관을 살펴보면 구분되는 특징이 2가지가 존재하는데 캡의 1밴드와 타이형태의 클립이다. 우선 Danzig 생산품들은 초기엔 문구류, 잉크류, 접착제 등이 먼저 이루어졌고 만년필은 이후 생산되었는데 생산시기가 2차 대전과 맞물려 금촉이 장착되지 않는다. 이러한 반영이 이루어져 캡의 2밴드는 1밴드로 바뀌었고 클립은 아웃소싱이 이루어졌는데 해당 스타일의 타이 클립은 몽블랑 제품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1940년대 제품들에서 동일한 클립이 보여지는 것으로 보아 당시 디자인 트렌드가 아닌 아웃소싱쪽의 의견에 더 무게를 둘 수 있다. 이외는 기존의 100N과 동일하며 제품의 개체수는 독일제 100N에 비해 한없이 적다.
대공황으로 수입품에 대한 규제가 심했던 시절이기에 폴란드에서는 Danzig발 펠리칸 제품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중립국 제품이긴 하지만 사실상 독일제 물건이었고 이후 당시 유럽국에서는 독일제 물건에 대한 불매운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독일제 제품에 대한 부정적 시각 때문에 눈치보기식 시장진출이 이루어졌지만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부터는 보다 활발한 시장진출이 이루어졌다. 몽블랑의 덴마크 진출은 해당 국가에서 제품 생산까지 이루어지는 조건이 붙었기에 품질 차이가 발생했는데 최종검수 프로세스가 추가되어 해당 이슈를 해결할 수 있었다. 펠리칸은 애초에 조립만 이루어지는 방식이라 Danzig 제품이라고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다.
세계대전이라는 아픈 역사를 갖고 있는 독일제품이지만 유럽전역에 퍼져있고 오늘날 수집가들이 열광하는 펜을 탄생시켰을 정도로 당시의 펠리칸 만년필은 완벽 그 자체였다. 오늘날 만년필의 기반이 되는 설계를 1929년도에 완성시켰으며 피스톤 필러 만년필 시장을 항상 주도해갔다. 2021년 지금 가장 기본이 되는 만년필의 틀을 완성한 모델이 바로 펠리칸 100 시리즈로 볼 수 있다. 기본에 충실한 모델. 2010년대 이후 몽블랑의 피스톤 필러 노브의 메커니즘은 1930년대 펠리칸 100 시리즈의 구조로 바뀌게 되었을 정도다. 만년필이 완성된 연식을 고르라면 펠리칸의 100이 등장한 1929년도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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