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 13x 시리즈를 수집하면서 경험했던 이야기를 적어보고자 한다. 13x 시리즈는 연식에 따라 하드러버 재질, 그리고 셀룰로이드 재질이 혼용된 개체들도 존재하는데 딱 봤을 때 맨 눈으로도 구분이 될 정도로 색감, 광택 차이가 보여진다. 하지만 간혹 하드러버 재질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광택이 좋고 셀룰로이드 수준으로 새까만 개체들을 보곤 했는데 케이스는 두가지로 나뉘게 된다. 일단 첫번째는 폴리싱이 된 경우. 단 이 경우엔 인그레이빙이 날라가있다. 하드러버 재질 특성상 표면만 살짝 폴리싱 한다고 해결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40년대 초중반의 전쟁 도중의 경우엔 품질 저하로 인그레이빙 자체가 얕게 그려지거나 아예 들어가지 않은 개체들도 존재한다. 두번째는 해당 파츠 파손으로 인해 오늘날 하드러버 재질을 직접 깎아 만든 커스텀 파츠인 경우다. 이는 일부 유럽의 만년필 복원가들이 파츠 제작하는 것에 프라이드를 느끼고 셀룰로이드 14x, 13x 시리즈, 펠리칸 100 시리즈 등을 커스텀 제작하고 있다.
물론 파츠가 파손되어 오리지날 부품과 동일하게 오늘날 재건하는 것은 훌륭한 스킬이긴 하지만 오리지날 펜을 리뷰하는 입장으로서는 굉장히 큰 오류가 될 수 있다. 오늘날과 당시의 하드러버는 제작방식과 마감이 다르기도 하고 굳이 커스텀 파츠로 교체된 펜을 쓰겠다면 오리지날 100이 아니라 M101 시리즈를 구매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이러한 케이스를 최초로 경험했던 펜이 139 모델이고 최근 들어서는 100 시리즈에서도 많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나 펠리칸의 경우엔 101 시리즈에서 정말 많이 확인하였는데 현존하는 개체 중 80% 이상은 전부 커스텀 파츠라고 보면 될 정도다. 펠리칸만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수집가들도 시리얼 넘버가 없다는 것만 확인하고 오리지날로 착각하는 수준이다.
구분하는 방법은 굉장히 간단하다. 외관이 지나치게 깨끗하거나 하드러버 재질인데도 셀룰로이드와 구분이 안될 정도로 보여진다면 충분히 커스텀 파츠로 의심해볼만 하다. 13x 시리즈의 NOS급 개체 조차도 70년 세월에 변색은 피해갈 수 없었다. 수집한 149 개체 중에서도 셀룰로이드를 직접 만들어 일부 파츠가 교체된 케이스가 있는데 차라리 이정도면 양반이다. 셀룰로이드 버전에 아예 레진 커스텀 파츠로 교체된 개체는 어디 쓰지도 못한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복원가, 수리가들의 가치관 차이가 크다. 유럽 지인들 중 일부는 커스텀 파츠에 대해서 옹호적인 입장을 취하는 이들이 있다. 굳이 카운트 해보면 7대3 정도로 비율이 나뉜다. 나의 스승 역시 오리지날 파츠가 아닌 커스텀 파츠는 수집조차 하지 않는다.
커스텀 펜들은 주로 몽블랑의 13x 시리즈, 펠리칸의 100 시리즈에서 많이 확인되는데 해당 모델을 구하기 어려운 정도가 클수록 커스텀 개체량도 비례한다. 아무래도 파츠 구하기가 쉽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모습. 지금까지 수집한 데이터베이스로 순위를 매기면 1순위는 펠리칸 101, 몽블랑 139, 몽블랑 136, 몽블랑 149, 펠리칸 100 이정도다. 하도 질문이 많이 들어와서 정리는 하는데 결국 선택은 본인이 해야한다. 외관이 새것처럼 깨끗한 빈티지 펜을 원하고 오늘날 제작된 커스텀 파츠건 뭐건 신경 쓰이지 않는다면 복원 개체를 수집하는게 좋다. 세월의 흔적이 지나치게 신경 쓰이고 미세한 흠 하나에 밤잠 이루지 못하는 성격이라면 최고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본인 결정이다.
모르는 이에겐 엄청나게 상태 좋은 빈티지 펜이 될 수 있지만 오리지날 빈티지를 즐기는 이에겐 하이브리드 조합품으로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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