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 몽블랑 149 50년대 Medium닙과 우측 149 50년대 Broad닙 비교 사진.
닙 폴리싱을 의뢰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국내에서 비인기 사이즈 펜촉인 B이상의 닙을 구하고선 EF, F 정도로 얇게 가공해달라는게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첫번째, 올드펜들은 세필일수록 마모도가 커서 온전하게 남은 개체가 많지 않다. 두번째, B닙 이상은 소수의 매니아층만 쓰기에 헐값에 팔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매물을 구해온 경우다.
일단 펜촉의 외형부터 비교해보자. 세필과 태핑의 차이점은 단순히 티핑의 두께만이 아니라 팁에서 숄더로 내려오는 라인도 다르다. 애초에 프레스기에서 커팅되는 규격부터가 다른 것이다. 세필은 팁으로 갈수록 곡선을 그려 얇은 팁과 만나지만 태필은 곡률이 거의 없이 직선으로 떨어지며 팁과 만나게 된다. 단순히 닙 커팅면의 쉐잎의 문제라면 숄더까지 폴리싱을 해주면 해결될 일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하단의 피드를 살펴보자.
좌측의 피드와 우측의 피드는 동일한 라운드 에보나이트 피드인데 우측 피드가 넓어진 닙 만큼의 공간을 채워주고 스트림 라인 역시 더 넓어져 태필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게끔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다. 즉 닙을 숄더 라인까지 가공하여 완벽히 폴리싱한다고 치더라도 피드까지 제치가 맞는 부품으로 교체해줘야 된다. 따라서 오늘날 닙 폴리싱을 해주는 업체에 맡기기 전 닙의 숄더라인까지 가공을 해주는지, 그 펜에 대한 특징, 구조를 이해하고 있는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나 역시 수리를 가르쳐준 독일 명장도 세필로의 폴리싱은 절대 해주지 않았다.
태필 사용자가 세필을 원한다면 가장 정확한 진단은 폴리싱이 아니라 닙 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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