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마이스터스튁 하위 모델로 저가형 라인업인 몽블랑 34x 시리즈. 그 중에서 가장 큰 모델인 344 만년필이다. 342, 344 두가지 모델이 존재하며 342는 길이가 1cm 조금 넘게 짧고 두께도 더 얇다. 펜촉 역시 2호닙이 들어가지만 이외 메커니즘과 외관은 동일하다.
몽블랑 344 모델은 1950년대 등장하였고 초기형, 후기형으로 나뉘는게 쉽게 잉크창이 길이나 피드의 형태를 보면 구분이 쉽다. 우선 초기형 피드는 플랫 피드, 스키 슬로프가 그어진 피드가 장착되고 잉크창이 캡을 닫은 위치 보다도 넘어선다. 후기형은 잉크창이 짧아서 캡 밖으로 나오지 않으며 피드는 라운드 에보나이트 피드가 장착된다. 이 역시 과도기 모델이 존재하여 위 사진처럼 플랫 피드가 장착되어도 잉크창이 짧은 연식도 존재한다. 이러한 현상은 몽블랑 50년대 149에서도 나타난다.
잉크창이 캡 밖으로 나올정도로 긴 상태의 이점은 캡을 열지 않아도 피스톤 필러 타입의 잉크 잔량 체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34x 시리즈의 잉크창은 푸른색이다. 스트라이프 패턴 없이 시원하게 뚫려있다. 사용되는 재질은 셀룰로이드가 아닌 레진으로 제작되었고 클립부 등 금속 파츠는 펜촉을 제외하고는 도금되었다. 펜촉은 14c 금촉이 장착되는데 플렉시블한 필감이 특징적이다. 저가형 모델이어도 닙, 피드, 하우징 3가지 파츠로 결합이 이루어지며 마이스터스튁 시리즈와 동일하게 사이즈 맞는 분해, 결합 툴이 사용된다. 피스톤 필러 결합 방식은 하단 노브 바로 윗 부분에 톱니가 존재하는데 해당 부분을 툴로 고정한 뒤 열어주면 된다.
50년대 몽블랑을 체험해보기에 정말 좋은 펜이다. 캡탑의 별도 노르스름한 yellow star를 감상할 수 있는게 제일 매력 포인트다. 다만 저가형 모델이라 펜촉 마감 부분은 상위라인 수준에 미치지는 못한다. 원톤닙에 필러 내구성도 낮은 편. 그래도 가격대, 연식, 브랜드 가치에 비하면 적당한 노력과 비용으로 찾을 수 있다. 사실 국내에선 34x 시리즈에 대한 인지도는 그렇게 높지 않았다. 나 역시 50년대 몽블랑을 처음 접하기 전에 그 시절의 몽블랑은 어떠할까 궁금함에 구해봤던 펜인데 확실히 다른 브랜드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캡의 구형 몽블랑 로고, 몽블랑 산이 음각으로 그려지고 하얀색 도료가 채워진 모습도 인상적이다. 50년대 마이스터스튁과 비교하면 당연히 아쉬운 부분이 느껴지겠지만 여타 브랜드의 50년대 모델들과 비교하면 만족도 높은 펜에 속한다.
캡의 벤트홀 위치에 대한 정리를 하자면, 일단 1950년대 당시 캡 벤트홀은 클립의 하단부에 위치하게끔 조립되어 출하되었다. 그 이전 연식의 경우엔 벤트홀이 2개 이상 들어가며 후기엔 1개만 들어가는데 캡의 로고와 벤트홀의 위치를 보아도 클립이 벤트홀 정렬에 맞춰주면 가장 이상적인 위치가 된다. 레버필러의 위치 등과 같이 결합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들에 대한 조정 위치도 정리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클립은 캡탑(스크류 방식)을 돌려서 열어준 뒤 위치 조정하고 다시 잠궈주면 된다.
몽블랑의 연성감은 1920년대부터 60년대까지 워터맨처럼 슬릿이 쫙 벌어지는 느낌이라기 보다 펜촉의 tine 부분이 유연하게 움직이며 필기시 딱딱하게 종이와 맞닿는 느낌을 스프링처럼 만들어주는 필감이다. 60년대 모델만 보더라도 연성감은 주려고 했으나 슬릿이 지나치게 벌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모습도 관찰이 가능한데 절제된 듯한 묘한 매력을 준다. 그렇다고 파카나 쉐퍼처럼 아예 단단한 것도 아니라서 빈티지스러우면서도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 좋아 데일리 펜으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을 갖고있다. 이번에 수리들어온 이정도 컨디션의 344만 만나더라도 빈티지에 충분히 빠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분야 |
평점 |
코멘트 |
상태 |
8 |
오래 사용된 펜이 아닌 펜촉 마감불량, 간단하게 조정해주면 본래 필감으로 돌아온다 |
필감 |
9 |
가장 이상적인 빈티지 세미 플렉스닙 |
사용성 |
6 |
아쉬운 고정형 피스톤필러 |
감성 |
8 |
올드 로고, 노르스름한 별, 에보나이트 피드 셀룰로이드 재질이었으면 10점 |
내구성 |
6 |
필러 고장이 텔레스코픽 보다 잦다(원가절감) |
수리용이 |
8 |
닙, 필러 툴만 있으면 끝 |
가격 |
7 |
50년대 몽블랑을 경험하기엔 저렴하다 |
가치 |
6 |
저가형이지만 4호닙은 귀하다 |
무게감 |
8 |
가볍다, 캡을 꽂고 사용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밸런스 |
디자인 |
7 |
심플, 빈티지, 깔끔 |
총점: 73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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