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 13x 시리즈의 첫 등장은 1936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149 모델도 다른 14x 시리즈의 40년대 후반 출시연도보다 늦는데 13x 시리즈도 139 모델에 앞서 132, 134, 136 모델들이 출시하였다. 당시 오버사이즈 모델은 비주류 모델이었기에 한템포 늦게 시장에 나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우선 1세대 136의 생산기간은 1936년도부터 1938년도 2차 세계대전 직전까지로 보여진다. first year 모델에는 139 때와 마찬가지로 14c 235 닙이 장착되며 38년도 이후 모델은 스틸닙이 장착된다. 또 다른 특징은 캡탑의 인그레이빙인데 MONTBLANC-MEISTERSTUCK 문구가 새겨진다. 이 특징은 1939년도까지 이어진다. 펜을 직접 살펴보며 특징들을 확인해보자.

하드러버 캡, 셀룰로이드 배럴, 하드러버 노브로 빈티지 펜에 쓰이는 두가지 재질이 혼용되어 있다. 캡에는 MONTBLANC MEISTERSTUCK 각인이 음각으로 새겨지고 금빛 도료가 채워져있다. 캡탑에도 위에서 언급했던 동일한 문구가 새겨지는데 39년도 모델까지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이다. 캡 밴드는 금장 밴드가 둘러지며 도금이 아닌 14k 금 재질이다. 뱀의 형태를 한 클립도 초기형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인데 후기형에선 클립과 밴드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전쟁이 심화된 당시엔 아예 캡 밴드가 사라지고 인그레이빙만 새겨지는 케이스도 존재한다.

Long window의 특징은 잉크창이 배럴 중간까지 잉크창이 길게 뻗어있는 점이다. 캡을 닫은 상태에서도 잉크 잔량 체크가 가능한 이점이 있으며 잉크가 가득 찼을 때는 올블랙으로 보이지만 잉크가 소모되면서 점차 스트라이프 패턴이 드러나는 두가지 디자인 요소를 즐길 수 있다. 하단의 검정 부분은 셀룰로이드 재질에 염색된 것이라서 사용에 따라, 세월의 흐름에 따라 색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한다. 캡과 노브 파츠는 하드러버 재질이라 배럴의 셀룰로이드가 블랙으로 염색된 것에 비해 바랜 빛깔이 나게 된다. 하드러버의 경우 산화가 일어나면서 색이 점차 바래지기에 관리가 중요하다.

136의 초기형 피드는 에보나이트 재질로 제작되었고 후기형에서 볼 수 있던 스키슬로프 형태가 아닌 솔리드 플랫 형태를 취한다. 139 초기형에서도 확인했던 피드인데 잉크흐름이 상당히 풍부하고 건조가 적은 특징을 갖고있다. 결합방식은 하우징 없이 닙과 피드가 그립부에 슬리브 방식으로 결합되기에 직관적인 구조를 취한다. 해당 피드를 분해하기 위한 툴이 존재하는데 피드에 보이는 ㄷ자 홈에 걸고 잡아 당기는 형태로 분해가 이루어진다. 힘을 주는 각도에 따라 크랙이나 심하면 파손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잉크흐름 자체는 오히려 스키슬로프 피드에서 더 풍부해진 느낌을 받고있다.

잉크 주입 메커니즘은 텔레스코픽 필러가 장착된다. 더블액션 피스톤 필러 방식으로 메커니즘에 사용되는 파츠들은 대부분 메탈이다. 잉크창이 길기 때문에 텔레스코픽 필러의 움직임을 직접 눈으로 확인이 가능한 점이 시너지를 불러 일으킨다. 잉크창 길이가 미디움 길이인 경우엔 싱글액션으로밖에 안보이지만 Long window 버전에선 더블액션 전부 감상 가능하다. 피스톤 씰은 코르크 재질이 사용되며 코르크 씰은 일자형 스크류 타입으로 고정되어 견고하다. 잉크주입 효율은 상당히 좋으며 빈공간 없이 가득 채워진다. 주입되는 양은 보여지는 잉크창 전체와 배럴 하단 검정색 부분의 절반까지 채워진다고 보면 된다.

캡과 노브 섹션의 경우 셀룰로이드 재질이 혼용되는 시기도 존재하는데 전쟁 이후 44년도까지 짜깁기되어 제작된 케이스가 종종 확인된다. 재고부품의 소진을 위한 조합은 2차대전까지만 허용되는 케이스이니 이 부분도 기억하고 있으면 좋다. 특히나 함부르크 공장이 피격되었을 당시 타격이 컸기에 기존에 알고있던 13x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볼 수도 있다. D.R.P. 652405 특허번호는 배럴 특허이며 몽블랑 고유의 스트라이프 잉크창을 만드는 방식에 부여되었다. 해당특허는 1936년 6월 21일 등록되었고 사출성형 시대 이전인 50년대 이전까지 사용되었다. 텔레스코픽 필러의 특허번호는 D.R.P 746437이다. 노브 스레드에 새겨진 특허번호가 필러의 특허라고 오해하지말자.

몽블랑 139의 초기형에 장착되던건 14c 250닙이었다면 136 모델의 경우 14c 235 닙이 장착된다. 전쟁 이후 금의 재사용이 가능해진 시점에는 14c 585 각인이 새겨진다. 해당 모델의 경우 36년식은 아닌 39년식이 아닐까 예상해본다. 캡과 배럴의 특징은 36~39년식의 특징을 갖고있지만 펜촉은 14c 585인 전쟁 이후의 금촉으로 확인되는데 이러한 케이스는 두가지로 나뉜다. 당시 39년식 모델을 구매한 뒤 전쟁이 지나 금촉으로 업그레이드를 했을 경우, 그리고 기존의 14c 235 닙을 쓰다가 오늘날 14c 585 닙으로 교체한 경우다. 당시엔 매장에서 닙 교체를 간단히 해주었는데 오늘날도 신제품을 구매한 뒤 닙 사이즈는 무상으로 교체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하고는 있으나 센터로 배송되어 교체된다.

50년대 146은 현행 146 보다 작고, 136은 50년대 146 보다 작다. 현행 146은 내 손 사이즈 캡을 빼고 쓰면 조금 짧은감이 있고 캡을 꽂고 쓰면 살짝 긴 감이 있어서 살짝 아쉬웠는데 136은 그냥 캡을 꽂고 사용하면 길이감이 적당하다. 캡도 하드러버 재질이라 무겁지 않아 밸런스가 뒤쪽으로 크게 쏠리지도 않아 안정적인 필기가 가능하다. 손이 작은편이라 이정도가 이상적인 사이즈인데 144 정도와 길이감과 밸런스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두께감은 현행 146과 동일해 두툼하다. 캡 내부엔 이너캡 없고 캡탑은 간단하게 스크류 방식으로 분해결합이 이루어진다. 벤트 홀이 2개 있는데 이물질이 끼어 구멍을 막지 않도록 관리해주자.

14c 235닙을 경험해보고 싶었으나 그래도 13x 시리즈 닙의 필감은 여전히 짱짱한 탄성감과 부드러운 사각거림이 묘하게 느껴진다. 워터맨의 경우엔 필압을 주지 않아도 연성감이 느껴진다면 몽블랑의 경우엔 필압을 주지 않으면 미세하게 느껴진다. 펜의 컨디션과 닙 사이즈에 따라서도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일반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워터맨의 성향과 비교했을 때는 확실히 세미플렉스에 가깝다. 당연히 현행과 비교하면 세미 접두사는 빼야하는 점 잊지 말자.

필러 스레드는 전용툴 없이 간단하게 분해가 가능하다.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잠기고 반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열리는 방향이다. 피스톤 씰의 경우 코르크를 장착해도 되지만 사이즈에 맞게 실리콘을 가공하여 실리콘 혹은 레진 씰로 대체가 가능하다. 코르크 씰의 주기적인 교체가 싫다면 다른 재질로 제작하면 되는 것이다. 해외지인 중 한명은 50년대 149에 맞는 레진 씰을 직접 제작하여 해외펜쇼에서 선보이기도 했었다. 씰 재질을 바꾸어 장착하는 경우엔 그에 맞게 실리콘 그리스로 오일링을 해주면 된다.

이너배럴과 아웃배럴 사이에 스토퍼가 존재하여 필러 이탈을 방지한다. 금속 재질이 마찰을 일으키기 때문에 아웃배럴 틈 사이로 윤활유를 주입해주는 방식으로 관리해주면 된다. 코르크 씰은 파라핀 코팅을 해주면 된다. 필러 스레드를 배럴에 결합시엔 혹시 모를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씰링 처리를 해주는게 좋다. 너무 강하게 결합하면 배럴이 깨져버리니 주의하기 바란다. 배럴이 깨진 케이스가 상당히 많다.

텔레스코픽이란 이름처럼 망원경이 길어지는 메커니즘과 동일한데 내부의 스크류가 2중으로 구성되어 있다. 분해결합이 까다로우니 필러에 문제가 생겼다고 혼자 작업하다가 노브 파츠를 부숴먹기 일쑤다. 해당 개체의 경우 스레드 나사산에 잉크고착이 일어나있는 상태라서 오버홀이 필요하다. 코르크 씰 뒤로 잉크가 넘어왔기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데 나사산이 두꺼워져 나중에 결합과정에서 배럴에 크랙을 발생 시킬 수 있다. 나사산이 삭아버려 나중에 결합 자체가 안될 수도 있으므로 피스톤 필러 타입의 경우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136, 139 두 펜을 써보면 확실히 완성도가 높다는 느낌을 받는다. 14x 시리즈도 물론 완성도 높은 펜이지만 13x 시리즈와 비교를 한다면 유선형 구조를 취하는 바람에 부피를 차지하는 디자인이 된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그에 비해 13x 시리즈는 보여지는 부피에 전부 메커니즘과 구성요소가 들어가기에 보다 꽉 차있는 느낌이랄까. 같은 6호 모델, 9호 모델이어도 길이 차이가 이런 느낌을 유발하지 않나 싶다. 간혹 13x 시리즈를 쓰다보면 잉크를 주입하고 노브를 끝까지 잠그면 잉크가 앞으로 새지 않고 잠그면 새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코르크 씰의 수명이 다했다는 표시이니 씰만 교체해주면 된다. 잉크를 뒤쪽에서 밀폐시켜주지 않으면 앞쪽으로 잉크가 새게된다.

잉크를 주입하면 스트라이프 패턴이 사라져 올블랙의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빛에 비춰보면 미세하게 아주 진한 갈색빛이 도는데 이는 캡의 하드러버 변색과 비슷한 색감이라 이질감이 없다. 오래 쓰기 좋은 136을 고르는 방법은 크게 어렵지 않다. 캡에 밴드가 없는 연식만 피하면 된다. 캡의 밴드는 캡이 깨지는걸 방지하는데 1910년대 밴드가 없는게 트렌드인 시절의 펜을 직접 써보면 이해가 바로 될 것이다. 절대 배럴 뒤에 꽂아서 사용하지 못하며 온전한 캡을 구하기도 쉽지가 않다. 캡의 밴드는 단순히 디자인의 역할만 수행하는 것이 아닌 내구성도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만년필의 중요한 요소이다.
몽블랑 13x 시리즈는 항상 만족도가 높은 펜이다. 그만큼 완성도가 높은 펜이고 직접 분해할 때 마다 각 파츠들의 퀄리티, 각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즐기게 된다. 현행 몽블랑이 쿼츠시계라면 13x 시리즈는 오토매틱시계 같다는 느낌이다.
| [만년필 리뷰] 몽블랑 149 1980년대 빈티지 (0) | 2021.01.07 |
|---|---|
| 몽블랑 카레라 빈티지 멀티펜 리뷰 (0) | 2021.01.05 |
| 2020연말결산, 몽블랑 L139 클래식 만년필 c.1938 (0) | 2020.12.08 |
| 몽블랑 149 50년대 펜촉 탐구 (0) | 2020.12.07 |
| 몽블랑 146 만년필, 빈티지 vs 현행 비교 리뷰 (0) | 2020.12.02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