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필기도구라 하면 기원전 동굴벽화에 쓰인 뾰족하게 잘린 돌 정도가 아닐까 싶다. 주로 동물들이 그려져(새겨져)있는데 당시의 가장 중요한 삶의 요소인 '식' 에 관련된 것이 주를 이은 것은 지금 생각해도 당연해 보인다. 오늘도 역시 살기 위해 먹고 먹기 위해 사는 것 아니겠는가. 특히 요즘 방송 트렌드도 보더라도 먹방, 쿡방 등이 대세일 정도다. 이때는 35,000 BC 정도의 시기였고 이후 기원전 3000년 즈음엔 수메르인들이 사용했던 쐐기문자가 등장하는데 드디어 그림이 아닌 문자(상형문자)가 기록되기 시작한 것이다. 참고로 색잉크의 최초개념은 동굴벽화 때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동굴벽화의 그림들엔 채색된 것들도 존재한다. 이러한 문자는 당시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 아닌 권력자들, 혹은 남성들에게만 주어진 특권같은 것이었다. 고대 동굴벽화도 사냥을 담당하는 남성들이 새겨넣었고 문명이 발생했을 때는 제관, 서기 그리고 조선시대의 과거제를 보면 알 수 있다.
문자의 기원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크게 4가지 문명을 마주하게 된다.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중국, 마야 문명인데 그 중에 우리가 포커를 맞춰야 할 것은 이집트다. 이유는 영어 알파벳의 기원이기 때문인데 Egyptian hieroglyphs, Proto-Sinaitic alphabet, Phoenician alphabet, Greek alphabet, Old Italic alphabet, Latin alphabet, English alphabet의 순서로 기원을 갖게 된다. 원형이 사라져서 연관성을 찾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문자의 역사에 대해서 따라가보면 필기구의 기원도 찾아볼 수 있는데 자연의 돌이 아닌 의도적으로 필기도구로써 최초로 제작된 도구는 설형문자의 쐐기라고 볼 수 있다.
수메르 문명의 쐐기문자에 쓰인 쐐기는 오늘날 종이, 펜의 구성이 그대로 나타난다. 종이는 진흙으로 만든 점토판이며 펜은 갈대, 뼈와 같은 것을 이용하여 제작했다. 단순히 갈대, 뼈를 주운 것이 아니라 끝 부분을 날카롭게 가공하여 필기도구처럼 점토판 위에 문자를 새기고 해빛에 점토판을 말려 오래 보존하였다. 이러한 도구들은 점차 변화를 거치는데 점토판에서 석판, 금속판, 유리, 밀랍 그리고 양피지, 종이 등으로 변화하였고 쐐기에서 목탄, 깃펜, 딥펜, 만년필 그리고 볼펜까지 이어진다. 최초의 종이와 펜은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와 갈대펜으로 보고 있는데 파피루스는 식물의 한 종류로 줄기 표면에 문자를 적게된다. 갈대펜은 껍질이 단단하고 속이 비어있으며 끝 부분을 살짝만 잘라내어 슬릿의 역할을 해내게 만들었다. 여기에 오늘날 연성닙의 개념이 등장하는데 획의 두께가 달라지는 문자를 쓸 수 있던 것이다.
다음은 퀼펜(깃털펜)과 양피지의 시기부터 이어가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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