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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연말결산, 몽블랑 L139 클래식 만년필 c.1938

Fountain pen/MONTBLANC

by 슈퍼스토어 2020. 12. 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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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펜, 아니 지금까지 만년필 취미를 즐기면서 역대급 최고의 펜은 바로 몽블랑 L139 만년필이다. 그 중에서도 여러 연식의 모델들을 써보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1938년식이 정점에 위치해 있다. 개인적으로 만년필 평가를 하는 지표들이 있는데 상태, 필감, 사용성, 감성, 내구성, 수리용이, 가격, 가치, 무게감, 디자인 등 최상위 점수를 획득한 펜이다. 몽블랑이 만년필 회사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켜준 몽블랑 최전성기 시절 생산된 마이스터스튁 L139는 나에게 있어 의미가 크다.

몽블랑 139를 모르던 시절에는 149가 최고인 줄 알았다. 마치 코스요리집에서 메인디쉬는 나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맛있어서 여기 엄청 맛있네, 다음에 또 와야겠다 이러고 있는데 더 맛있는 메인디쉬가 나온 느낌이랄까. 고퀄리티 마감과 기술력 집약, 소비자들에게 외관으로는 1도 어필하지 않는 그런 펜이다. 1920년대 말, 30년대에 워터맨 패트리션이 등장하면서 금장, 은장 오버레이가 아닌 재질로 디자인이 가미된 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도 몽블랑은 굳건히 플래그쉽 라인업을 심플한 블랙으로만 생산했을 정도다. 그나마 1940년대 그린, 그레이 스트라이프 패턴 디자인이 적용된 스페셜 에디션이 출시했지만 다시금 올블랙을 고수했다.

139는 꾸민듯 꾸미지 않은 외관으로 다가오는게 상당히 매력적이다. 잉크창이 짧은 버전은 심플하고 깔끔한 맛이지만 초기형의 긴 잉크창 버전은 마치 현행 펠리칸의 스트라이프 패턴이 배럴에 있는 것 처럼 클래식함을 준다. 잉크를 담으면 패턴은 사라지고 언뜻언뜻 보여지는 브라운 스트라이프 패턴도 매력적이다. 거기에 오버사이즈 펜이지만 오버스럽지 않은 사이즈가 화룡점정. 필감은 키보드가 닳을 정도로 말해서 패스. 어떤 취미든 장비를 천천히 업그레이드 해나가야 즐거움이 배가 되는데 과연 139를 넘어서는 빈티지 펜이 남아있을지 걱정이다. 그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던 녀석이라 연말결산 1순위 펜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정리하면 꾸미지 않았지만 멋스럽고, 오버사이즈 펜이지만 적당한 사이즈감이 좋고, 가장 많은 부품수가 들어간 기계적 메커니즘 감성을 느낄 수 있으며 몽블랑 최전성기 시절의 품질을 경험 할 수 있다. 내가 몽블랑 매니아라서 극찬하는게 아니라 해외 빈티지 만년필 수집가들도 최고의 펜을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139를 고른다. 나에게 만년필 수리 노하우를 전수해준 독일 컬렉터들의 데일리 펜도 139 모델이다. 죽기 전에 꼭 한번 써봐야 할 만년필을 한자루 고르라면 단연 몽블랑 13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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