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N의 다양한 개체를 수집하다보면 D, H닙 형태가 아닌데도 상당히 경성인 펜촉들이 확인된다. N이 붙기 전의 100 모델의 하드닙들은 하트홀이 2개가 존재하지 않는 형태를 취하는걸로 보아 100N의 초기형이 아닐까 생각이 들지만 100N과 100의 펜촉은 호환되지 않으며 100N 중에서도 후기형, D닙의 인그레이빙과 동일한 연식인 것으로 확인된다. 펜촉의 티핑 마감의 개체편차가 존재하듯 펜촉의 단단한 정도까지 개체편차가 존재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오래 사용해서, 길들여져서 금속 피로도가 쌓여 연성이 된다는 가정도 해보았지만 직접 써보고 있는데 거의 D닙, H닙과 비슷한 수준이라 단순히 금속 피로도로 연성닙이 될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
100N의 D닙의 경우 하트홀을 기존의 위치보다 앞쪽으로 빼고 펜촉의 단단함을 높이면서 슬릿이 최대한 벌어지지 않도록 디자인되었다. 슬릿이 쉽게 벌어지지 않기 때문에 하트홀이 앞쪽으로 전진하였고 기본적으로 커팅된 슬릿 사이로 잉크가 흘러나온다. 만년필 펜촉의 하트홀 기점으로 종이와 펜촉이 닿으면서 슬릿이 벌어져 그 미세한 틈 사이로 잉크가 모세관 현상으로 타고 내려오는 방식인데 슬릿이 아예 벌어지지 않고 단단한 상태라면 틈의 길이가 최대한 짧아야 잉크 공급이 원활하다. 명칭은 DF, DM 이런식으로 닙 사이즈 앞에 D가 붙으며 후기엔 HF, HM 등으로 H가 붙는다. 이러한 하드닙의 경우 기존 사이즈보다 한 사이즈 더 얇게 그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절제된 잉크 흐름으로 인한 현상이다.
필압을 볼펜 이상으로 주며 써도 슬릿이 벌어지지 않고 단단하게 붙어있으며 과거 먹지 사용시 펜촉에 무리없이 효과적으로 쓸 수 있었다. 오늘날은 택배송장에 사용했었다가 그 마저도 사라져버렸다. 필압이 지나치게 강한 사람이라면 빈티지 연성닙이 아닌 이런 강성닙을 써보는 것도 좋다. 현행보다도 단단하다. 이렇게 단단한 만큼 펜촉 수리가 어려운데 책상 위에서 떨어트려도 절대 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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