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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칸 100 블랙 4마리 로고 리뷰 (feat.빈티지에 대한 이해)

Fountain pen/Pelikan

by 슈퍼스토어 2020. 10. 1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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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칸 100 블랙입니다.

예전에 2마리 블랙 버전을 구했었는데 이번에 4마리 블랙 버전을 리뷰하게 되었네요. 4마리 버전은 몽블랑으로 치면 50년대 149와 비슷한 포지션을 차지하지 않을까 생각 드네요. 그만큼 개체수도 적고 빈티지한 감성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죠. 블랙, 그린, 그레이 컬러를 직접 써봤고 해외 펜쇼에서 레드, 블루, 토토이즈, 톨레도 등 다양한 버전을 봤지만 아무래도 몽블랑 매니아라서 그런지 블랙의 심플함이 가장 취향에 맞긴 하네요. 허나 펠리칸의 트레이드 마크인 그린의 매력을 포기하기도 쉽진 않습니다.

4마리 버전의 필수적인 특징은 2가지가 있습니다. 무조건 하드러버 재질이 사용되어야 하고 무조건 갈색 잉크창이어야 합니다. 이 두가지 무조건 특징을 기억하시는게 좋습니다. 독일의 플리마켓에서 종종 접할 수 있는 펜일 정도로 국민 펜인데 대부분 그린 컬러에 상태가 좋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만년필 복원가에게 복원되지 않은, 오랫동안 그대로 보존되어 왔던 100 시리즈를 구할 수 있는게 엄청난 메리트가 아닐까 싶네요. 펠리칸 100 시리즈는 국내에선 아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가 않았는데 그래도 점차 인지도가 높아져가서 뿌듯하답니다.

4마리 로고가 그려지던 시절의 100은 1930년대 초중반입니다. 2020년인 지금 기준으로 거의 90년이 된 물건이죠. 저희 카페의 글을 접하고 중고나라 등에서 빈티지 만년필을 구입하곤 실망하고서 악플을 다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빈티지 만년필을 입문하기 전에 필히 빈티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드네요. 빈티지를 이해하는 첫번째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지금 살고있는 본인의 집에서 가장 오래된 물건을 찾아보세요. 제일 오래된 물건이 몇년이나 되었나요?

10년? 20년? 가보로 물려받은 물건이라고 해봤자 3~40년 정도면 오래된 물건으로 볼 것입니다. 그 중에 10년, 20년 된 물건을 한번 살펴보세요. 새것 그대로 완벽할까요? 기스나고 변색되고 변형이 된 상태일겁니다. 그 이상 세월이 흐른 물건은 작동 조차 하지 않을겁니다. 보통 빈티지 만년필을 접하고 실망하는 사람들 대부분, 거의 99%는 현행 만년필 기준으로 비교를 하더군요. 현행 만년필은 길들임 과정 없이 바로 서명이 가능할 정도로 흐름이 트여져 있고 바로 부드러운 필감을 내줍니다. 당연히 연식이 덜 오래되었을 수록 상태는 좋은 것도 당연합니다.

더 이해가 쉽게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가만히 세워만 두는 동상도, 걸어만 두는 그림도 세월이 흐르면서 세월이 묻어나게 됩니다. 떨어져 나가고 복원하고를 반복해서 지금 박물관에서,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것이죠. 1990년대만 해도 핸드폰 없이 살던 시대였죠. 1950년대는 모든게 아날로그였습니다. 1930년대엔 농업국가 형태가 남아있던 시절입니다. 그런 시절에 생산되었다는걸 이해해야합니다. 빈티지 물건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2020년인 지금 생산되는 물건도 100% 완벽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이탈리아 수제 만년필 델타 브랜드는 수공정이 많아 생산과정에서 먼지, 얼룩, 스크래치 등이 발생하여 구매자들에게 미리 안내까지 했었습니다.

본인의 성향이 이런 부분들을 이해하기 힘들다 생각든다면 1980년대 이후 모델을 먼저 써보세요. 적응이 된다면 5년씩, 10년씩 거슬러 올라가보세요. 물론 오래된 물건들 중에서도 NOS(New Old Stock) 제품을 구하면 이런 논란은 덜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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