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코멘트부터 살펴보자. 일단 설명서 자체는 100N의 전반적인 사용방법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만년필 사용의 기본적인 방법이다. 그 중에서도 피스톤 필링 방식에 대한 내용인데 당시 빈티지 펜 그리고 현행까지 통용될 수 있으므로 짚고 넘어가자. 가장 먼저 작동시키는 부분은 피스톤 필러의 노브다. 만년필의 핵심적인 기능으로 노브를 돌리면 피스톤 로드와 연동되어 피스톤이 작동하게 된다. 노브를 정면으로 보았을 때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피스톤이 전진하고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후퇴하여 잉크를 빨아들이게 된다. 노브를 돌릴 때 왼손은 배럴을 움켜쥐고 오른손은 필러 스레드 부분이 아닌 노브만을 잡을 수 있도록 해주자.
피스톤을 가장 전진시켰으면 펜촉을 잉크에 담그자. 펠리칸 100N의 경우 닙 전체, 그립부까지 완벽하게 잠기지 않고 하트홀까지만 잠겨도 잉크 주입이 이루어질 수 있게 고안되었다. 1940년대 당시 획기적인 방법이었는데 이전 연식의 펜들은 그립부까지 완벽하게 잠겨야지만 잉크 주입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만년필 피드에 홈이 나져있으면 해당 구조라고 보면 된다. 허나 사실상 하트홀까지만 닙을 담그고 잉크를 주입하면 주입량이 감소하게 되므로 편한대로 하면 된다. 아무튼 펜촉을 잉크에 담근 후 노브를 시계방향으로 돌리며 잠궈주면 피스톤이 후퇴하며 잉크를 빨아들이게 된다. 현행 피스톤 필러 방식의 경우 원활한 잉크공급을 위해 2~3방울 빼주는데 빈티지 역시 가득 채우는 것 보다 2~30% 비워서 채우는게 안정적인 흐름에 도움이 된다.
주입한 뒤에는 펜촉에 묻은 잉크를 헝겊에 닦아내주면 된다. 티슈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안경닦이나 안쓰는 헝겊으로 닦아내주면 된다. 극세사 융이면 더 좋다. 내가 쓰는 만년필 융은 10년 넘게 계속해서 빨아 쓰고 있다. 펜촉에 묻은 잉크를 닦아내는 정도로 도금이 소실되지는 않으니 마음 편하게 닦아내고 사용하자. 피드에 묻은 잉크의 경우 에보나이트 재질로 다공성 마감이 이루어진 표면은 닦으면 안되며 표면마감이 이루어진 부분만 닦아내주자. 플라스틱 피드인 경우엔 피드의 날 사이사이에 맺힌 잉크만 흡수시켜주면 된다.
4번째 그림이 중요하다. 만년필의 경우 휴대하다보면 캡에 잉크가 튀기 마련이다. 이는 빈티지의 경우 더 심하지만 현행도 피해가기 어려운 현상이다. 따라서 캡탑의 분해는 수월해야한다. 개인적으로 만년필 요건 중 꽤나 중요한 부분을 차이하는 점이다. 현행 몽블랑의 경우 캡탑이 일자형 나사가 들어가서 결합되는데 툴 없이 분해가 불가능하다. 나사 틈 사이엔 물이나 잉크가 스며들지 않고 고정성을 높여주기 위한 고무 링이 들어가지만 닙 유닛 오링도 수명이 길지 않은데 캡에 들어가는 부품이 내구성이 좋을리가 없다. 당연히 오래동안 캡이 관리되지 않은 개체들 확인해보면 스크류가 녹슬어있고 틈 사이엔 잉크가 침투해서 굳어있다. 만년필 세척시 주기적으로 캡도 닦아내주는걸 잊지말자. 펠리칸 100N의 경우 캡탑을 잡고 반시계방향으로 돌려주면 열리며 클립과 캡탑, 캡배럴 3가지 파츠로 분해된다. 클립의 방향 조절이 용이하다.
세척은 컵에 물을 담고 여러번 잉크 주입, 배출을 반복해주면 된다. 완전분해 세척, 즉 오버홀은 자주해주면 펜을 망가트리는 지름길이니 자제하길 바란다. 잉크 주입, 배출은 10회 미만이면 충분하다. 다른 잉크가 새어 나온다고 완벽하게 투명한 물이 나올때 까지 세척하는 것 역시 만년필 수명을 단축시키는 행위다. 10회 이내로 마무리하고 완벽히 건조해준 뒤 다음 잉크를 주입한 뒤 사용해도 잉크 섞이지 않고 잘 나와주니 적당히 세척해주자.
마지막 그림은 펜 스탠드에 대한 내용이다. 자주 사용하는 경우 캡을 매번 여닫기가 불편한 것을 덜어주기 위해 펜 스탠드에 만년필을 꽂아서 사용하는 것인데 굉장히 유용하다. 해당 그림의 모델은 스크류가 나져있지 않아 그냥 얹어두기만 하면 되며 피드의 잉크건조를 막아준다. 100N 단종 이후 후기형 스탠드엔 스크류로 잠글 수도 있는 모델도 있는데 잠그지 않은 상태에서도 건조를 막아주므로 상당히 실용성 높게 사용이 가능하다. 해당 모델은 1930년대 100 시리즈의 등장과 함께 처음 등장했으며 이전에도 비슷한 펜 스탠드는 많이 존재했다. 깃펜, 딥펜에서 착안한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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