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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식 양대산맥, 펠리칸 m800 vs 파카 듀오폴드 센테니얼 mk1 비교리뷰

Fountain pen/PARKER

by 슈퍼스토어 2020. 10. 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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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이후 빈티지 복각 시리즈 중 투톱으로 생각하는 펠리칸 m800 14c 더블코인 모델과 파카 듀오폴드 센테니얼 mk1 모델이다.

두자루 연식 동일하게 1987년식이며 m800의 경우 10월 3분기 등장하였고 듀오폴드는 2분기에 먼저 등장하였다. 굳이 비교하자면 듀오폴드의 연식이 조금 더 오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두 펜 모두 수출용으로 18c 펜촉 버전이 존재하며 카탈로그 상으로 87년식 최초연도에는 m800 18c를 찾기는 어려웠다. 90년도부터 아예 18c 버전으로 단일 생산이 이루어졌고 듀오폴드는 최초 생산분부터 18c 제품이 함께 생산되었다. 닙의 각인, 캡의 각인으로 87년식 분기별 생산분 파악이 가능하다.

두 펜에 대한 비교 리뷰를 기다리는 회원분들이 많아서 작성해보는데 사실 pre 60's, 나아가 pre war 모델만 수집하고 있는 시점에서 보다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해보이긴 한다. 80년대 당시 몽블랑은 플라스틱 피드가 박힌 두 펜에 따라가긴 힘들다. 참고로 87년식 몽블랑 149는 에보나이트 피드가 장착된다. 149만 놓고 보면 확실히 현행에 비해 좋지만 위 두자루와 비교하기엔 필감이 따라가질 못한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파카 듀오폴드 센테니얼쪽이 우위다.

두 펜 모두 필감은 세미플렉시블하다. 동일한 F닙 사이즈이며 티핑의 마감은 펠리칸쪽이 더 세필이다. 이는 2000년대 초반까지도 이어져오는 브랜드별 특징인데 펠리칸은 독일제 치고 세필이며 파카는 태필이다. 허나 2010년도 이후 현행 펠리칸은 여타 독일제 브랜드처럼 점차 티핑 가공이 뭉툭해져 두껍게 그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학창시절 썼던 m800 f닙과 성인이 되어 구매한 m800 f닙은 확연히 다르다. 듀오폴드의 경우 현행 F닙에 비하면 확실히 세필이다. 허나 잉크흐름이 풍부하여 종이를 타며 번짐 없는 종이에 그었을 땐 펠리칸 F와 큰 차이를 보긴 어렵다. 물론 두 펜 모두 NOS급 컨디션부터 사용하여 비교한 사항이다.

대개 근대 파카 만년필 제품들은 흐름이 박한 모습을 보인다. 파카45 등 일부 시리즈를 제외한 소네트, 듀오폴드 모델들은 흐름이 그렇게 좋지 않다. 근데 이녀석은 뽑기운일지는 몰라도 첫 주입부터 시원시원한 흐름에 세필 파카라서 새로운 느낌을 준다. 플렉시블한 정도는 비슷한데 펜촉의 길쭉한 형태가 유사해서 그런 것으로 보여진다. 잉크 주입 방식이 m800이 피스톤 필러, 듀오폴드는 컨버터라 확실히 주입 빈도는 듀오폴드쪽이 훨씬 많다. 중요한 점은 m800의 경우 그립부 도금 내구성 이슈가 있는데 듀오폴드에선 벗겨진 개체를 많이 보지는 못했다. 전반적인 무게나 길이 밸런스는 비슷한 수준이다.

두 펜 모두 잉크건조 부분도 플라스틱 피드 치고 상당히 준수하다. 캡탑과 바텀의 다자인은 더블코인이 들어간 m800쪽이 화려하다. 듀오폴드는 후기형부터 캡탑에 도금 문양이 들어가며 초기형은 민자다. 실용성을 따지면 피스톤 필러인 m800이 좋지만 필감이 듀오폴드쪽이 더 취향에 맞았다. 개인취향이 많이 반영되는 부분이지만 지인들, 오프 커뮤니티에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본 결과 듀오폴드쪽이 우세였다. 물론 m800의 필감도 카페 회원들 번개시 시필 시켜보았을 때 환상적이라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전반기 80년대 이후 연식 중 최고의 필감이 m800 14c였다면 하반기 최고의 필감은 듀오폴드 센테니얼이다.

살짝 듀오폴드의 필감을 묘사하면 두툼한데 사각거리면서 미세한 탄성감이 느껴지고 흐름은 풍부하다. m800은 얄쌍한 티핑이 종이에 달라붙고 미세한 탄성감과 절제된 흐름으로 기분 좋은 저항감을 느끼며 쓸 수 있다. 비유하면 살짝 뭉툭한 연필 필감의 듀오폴드, 세필의 단단한 붓의 느낌이랄까.

아무튼 오랜만에 80년대 이후 모델 중 귀속할 펜이 나와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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