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대 149를 20여자루 수집하면서 경험한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오히려 1930년대, 40년대 등 더 오래된 연식 모델로 상태 좋은걸 구하기가 더 쉬웠을 정도로 50년대 149는 좋은 상태의 펜을 찾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20여 자루 중 일단 절반 정도는 거의 부품용으로만 써야 할 수준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9호 사이즈의 대형 펜들은 비인기 모델이었고 소량생산이 이루어졌기에 개체수가 극히 적다. 특히나 50년대의 149는 셀룰로이드 재질로 생산되고 생산단가 높고 기간도 많이 소요되는 극악한 텔레스코픽 필러가 장착되기에 생산량은 다른 모델들에 비해 터무니 없이 적었다. 따라서 다른 모델들이야 더 오래되었어도 사용되지 않거나 사용량이 적은 개체들이 종종 발견되는데 149는 그게 아닌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139에서도 마찬가지다.
1950년대 당시에도 이러한 럭셔리 하이엔드 모델은 대중성은 포기한 라인업이었고 사업가, 변호사, 의사 등을 타겟팅하여 마케팅이 이루어졌다. 사실상 한정판 모델이 아닌 일반 라인업에서 이렇게 럭셔리 라인업이 생산된건 몽블랑 만년필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여타 브랜드에서도 오버사이즈 모델들은 있었지만 139, 149처럼 기술력이 집약된 펜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리고 펜촉 역시 F닙 이하에서는 티핑이 남아난 개체 보기도 힘들다. 그나마 위 사진의 모델은 태필이 아닌데도 티핑이 완벽하게 살아있었다. 50년대 특유의 쫀득함과 사각거림을 느껴볼 수 있어 다행이다. 물론 길들여지면 어떤 펜이든 처음보다 부드러워진다. 그 이전의 오리지날 필감을 느낄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는 내게 있어 굉장히 큰 부분이다.
명품 브랜드 중 빈티지 모델이 사랑 받는 제품들의 공통점은 디자인이 꾸준하다는 것이다. 빈티지 시계로도 유명한 롤렉스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1954년도에 시작되는데 디자인이 오늘날과 거의 흡사하다. 몽블랑 역시 1952년도 모델과 2020년 지금의 모델 디자인은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물론 디자인은 카피 가능한 범주이기에 제대로된 '명품'을 쓰기 위해선 디테일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단순히 몽블랑의 블랙, 금장, 유선형 디자인을 느끼려면 다른 저가형 브랜드에서도 충분히 써볼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필감에서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데 필감은 50년대와 60년대 두가지 확연히 구분된다. 이번에도 당연히 주변 지인들에게 블라인드 테스트 진행하였고 간혹 50년대 필감과 6~70년대 차이가 없다는 사람들의 코멘트는 교체품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50년대 149 닙은 길들여진게 아니라면 태필에서도 마냥 부드러움을 느끼낀 어렵다. 연성감 역시 6~70년대와 다른데 배럴의 무게감 때문인지 무거운 느낌의 부드러움이다. 티핑의 마감에서도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할 정도의 차이가 난다. 위 개체는 아직 흐름이 트이지 않아 그 차이는 더 명확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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