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 136과 139, 둘 중에 어느 펜을 주력기로 써야할까?
현행 기준으로 본다면 캡을 닫았을 경우 사이즈가 136, 139가 145, 146 사이즈 정도다. 이마저도 길이가 더 짧은데 그나마 두께감 때문에 비교가 되는 수준이다. 손이 작은 사람에겐 13x 시리즈는 마이스터스튁 시리즈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대안이다. 그만큼 과거엔 오버사이즈 기준이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두 펜을 모두 데일리로 써보고 있지만 둘 중 하나를 고르는건 아직 어렵다. 확실히 휴대성 측면을 따지면 136이 우위다. 길이도 짧아 가슴 포켓에 안정적으로 들어가는데 139는 그래도 길이감이 있다보니 주머니 깊이가 깊지 않으면 사선으로 꽂히게 된다. 사무실에 들고가는건 아직까지 139는 엄두를 못내고 있는데 이는 크기 때문이 아닌 희소성 때문이긴 하다. 139 한자루 유실은 만년필 역사에 크나 큰 손실이기에..
146과 149를 비교했을 때는 그래도 149 선택이 비교적 쉬웠다. 이유는 146은 캡을 뒤에 꽂고 쓰기엔 내 손에 너무 길었기 때문이다. 반면 136은 캡을 뒤에 꽂고 아주 안정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만년필이 바로 캡을 뒤에 꽂고 쓸 수 있을 때의 모습이다. 그게 136에선 가능하다. 9호 사이즈는 무조건 캡은 빼고 쓴다고 생각해야 마음 편하다. 136에서 이런 완벽한 밸런스 메리트가 있지만 139의 롤스로이스 같은 묵직함, 안정감을 주는 필감을 136은 흉내내기 어렵기 때문에 계속 고민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13x 시리즈도 결국 136, 139 둘다 수집해야 한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보드마카처럼 두꺼운 배럴을 써보지 않았을 때는 확실히 오버사이즈 만년필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일평생 컴퓨터용 싸인펜 수준의 두께 필기구만 사용해왔기 때문인데 막상 써보면 이는 달라진다. 주변 지인들도 마찬가지고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들 까지도 149를 쥐어보곤 묘한 두꺼운 배럴이 주는 편안한 매력에 빠지게 된다. 손이 나보다 작은 여성들도 149를 쓰고 같은 반응을 보일진 나도 예상하지 못했다. 참고로 주변 지인들은 필기구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IT 업계 종사자들이다.
디자인적인 면에서 비교한다면 아무래도 139쪽이 우위다. 캡의 밴드에 실버링이 들어가고 펜촉은 쓰리톤 닙이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136이 139보다 메리트인 점은 작은 크기로 인한 휴대성 상승과 캡과의 밸런스 두가지다. 이외엔 전부 139가 압도하고 있다. 149를 접하기 전까지만 해도 캡을 뒤에 꽂지 못하고 쓰는 만년필은 내 기준에서 무조건 아웃이었다. 149에 빠진 뒤로 가치관이 변하면서 지금 상태가 되었는데 아직 캡을 꽂는 행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듯 싶다. 어릴적 뇌리에 박힌 만년필의 모습은 항상 캡이 배럴 뒤에 꽂혀 클립과 슬릿이 평행을 이룬 모습이다. 손이 조금만 더 컸으면 139도 캡을 꽂고 사용해도 편안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별거 아닌 선택지 같겠지만 차로 비유한다면 SUV와 세단 기로에서의 선택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섣불리 결론은 내지 말고 조금 더 써보기로 하자. 149가 너무 크다면 50년대 149는 현행 149 보다 작으며 139는 50년대 149 보다도 작다. 빈티지 만년필엔 이런 선택지들이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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