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1940년대 빈티지 만년필의 티핑들은 현행과 달리 뭉툭하지 않아 필각을 높여 사용하게 되면 종이를 긁거나 거친 필감을 줍니다. 이런 현상은 세필일수록 극대화 되는데 이런 아날로그틱한 거친 필감을 선호하는 분들이 있는 반면 현행에 길들여져 현행 필감을 바라고 빈티지를 구매하고 실망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티핑 가공 형태만 봐도 필각을 높이면 티핑의 탑 부분이 종이를 긁을 것 처럼 보입니다. 이럴 때 부드럽게 사용하는 방법은 필각을 낮추시면 됩니다. 애초에 만년필이란게 아시아권 문자를 쓰기에 이상적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한때 파카에서 파카 소네트 복 시리즈로 한글 필각에 맞추어 티핑을 들어올리는 가공 형태로 제작한 펜촉을 출시했었지요.
그나마 티핑이 두터울수록 종이에 닿는 면적이 넓어져 필각을 높이더라도 거친 필감이 감소하기 때문에 현행 EF를 쓰시는 분들에게 F를 권해드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난번에도 말씀 드렸듯이 세필 티핑 가공의 마감 퀄리티 역시 빈티지 모델은 현행만큼 높지가 않습니다. 개체 차이가 상당히 크며 이는 당시 기준으로 봤을 때 전혀 불량이 아니더라도 현행은 불량일 수 있습니다. 분양글 올리는 개체들은 현행 기준에서도 불량이 아닌 개체들만 골라서 하고 있는데 위와 같이 애초에 저런식으로 가공된 펜촉들은 감안 하셔야 합니다.
빈티지를 즐기기 위해선 빈티지의 기준으로 봐야지 반세기 이상 지난 물건들을 현행 물건들 기준으로 비교하는건 어폐가 있는게 아닐까 싶네요. 빈티지 수리 역시 현행 수리업체들은 현행 파츠가 박힌게 아니라면 불량으로 간주합니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제가 운영하는 이 카페는 당시 감성을 그대로 재현하고 레트로를 즐기기 위한 공간입니다. 뉴트로가 아닌 레트로 오리지날 그 자체를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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