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만년필을 수집하는 사람이라면 그 끝에는 몽블랑 139가 있다는걸 알고있다. 그 139 중에서도 가장 최초로 생산된 1938년식 139부터 리뷰해보고자 한다. 많은 몽블랑 수집가들이 139 모델은 1939년도부터 생산된 줄 알고있는데 독일 현지 컬렉터들과 이야기해본 결과 1938년도 부터 생산된 것이 맞다. 연식에 대한 세밀한 분석은 다음 포스팅에서 정리해보도록 하자.
당시의 몽블랑, 펠리칸 등 독일 유명 브랜드들은 정식 출시를 앞두고 선행판매를 실시했는데 139 first year 역시 동일하다. 이는 펠리칸 매그넘과 100 1929년식을 봐도 알 수 있다. 해당 139도 다른 first year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고유의 특징들이 있는데 바로 펜촉이다. 14c 250 펜촉이 장착된다. 39년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금 사용이 중지되면서 P 각인이 새겨진 팔라듐 펜촉이 장착된다. 팔라듐 펜촉 또한 생산기간이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스텐 펜촉으로 바뀌게된다. 스텐 펜촉의 특징은 250 각인만 새겨진다. 물론 쓰리톤 도금이 되어있는 펜촉은 14c 250 펜촉이 유일하다.
정리해보면 first year라는 조건이 충족하기 위해선 긴 잉크창, 하드러버 캡과 노브, 14c 250 쓰리톤 펜촉, 솔리드 플랫 에보나이트 피드의 특징들을 갖고 있어야 한다. 추가적으로 250 펜촉은 129 라인업에 장착되던 펜촉이다. 국내에 139가 한번 소개된 적이 있는데 긴 잉크창이 특징이던 시절엔 L139 펜촉이 생산되지 않았다. L139 펜촉은 40년대 중반 이후부터 생산되었다. L139 펜촉이 장착되려면 잉크창이 짧아야 한다. 이는 과도기에 해당하지도 않는 격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리뷰는 외관만을 리뷰해보려 한다. 캡을 닫은 상태에서 139를 감상해보자.
짙은 주황색의 잉크창이 굉장히 묵직하게 다가온다. 변색이 되기 전엔 노란색을 띈다. 캡과 노브는 배럴과 색이 다른데 이는 재질의 차이다. 배럴은 셀룰로이드 재질이 사용되며 캡과 노브, 스레드 파츠는 하드러버 재질이다. 후기형 잉크창이 짧아지는 생산시점에 셀룰로이드 재질로 변경된다.
캡에는 벤트 홀이 나져있으며 이는 불량이 아닌 의도된 구조다. 각종 금장 파츠는 도금이 아닌 14k 금으로 간혹 헐렁한 개체들이 확인된다. 50년대 149에서도 확인 가능한 부분이며 실버링 역시 순은이다. 그래서 50년대 149를 몽블랑 149 실버링 혹은 실버밴드라고 칭하기도 한다.
40년대부터 그 이전 몽블랑의 트레이드 마크인 클립이다. 뱀의 형태를 그리는 듯한 클립은 단단한 장력으로 80년 세월이 흘렀지만 고정성이 좋다. 136은 전쟁을 겪으면서 다양한 디자인의 클립 버전이 존재한다. 하지만 139는 위와 같은 디자인이 변경없이 고정된다.
캡탑의 스타 역시 헤밍웨이와 다른 모습인데 일정하게 둥근 테두리가 아니다. 불량이 아닌 애초에 이렇게 디자인 되어 생산되었다. 139 역시 50년대 149처럼 변색이 되면 노르스름한 색감으로 변해간다.
캡 밴드에는 마이스터스튁, 몽블랑 인그레이빙이 새겨진다. 두줄의 실버링과의 조화가 매력적이다. 오히려 149 50년대 개체들 보다 139의 실버 밴드가 짱짱한 느낌이다. 아직 139를 많이 접하지 않아서일 것이다. 캡의 수축, 팽창으로 인하여 금장 파츠들이 변형되는 현상인데 관리를 잘해주어야 하는 부분이다.
D.R.P. 652405 인그레이빙이 노브에 새겨진다. 이는 텔레스코픽 필러 특허 번호로 착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스트라이프 잉크창 특허 번호다. 당시에 스트라이프 패턴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셀룰로이드를 여러겹 사용하여 패턴을 만들어내는 방식이 사용됐는데 몽블랑만의 공정 방법으로 생산해냈다.
외관만으로 리뷰 하나가 채워질 정도의 펜이다. 그만큼 다양한 기술과 소재들이 사용되고 역사가 담겨있다. 사실 139를 쓰면서 이걸 만년필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의문이 생길 정도다. 이정도면 만년필이 아닌 한정판과는 다른 의미의 예술품이 아닐까 싶다.
걱정도 많고 기대도 컸던 몽블랑 139 프로젝트의 첫 스타트는 완벽하다. 139를 쓰는 순간은 황홀하고 바라만 봐도 눈이 즐겁다. 전세계적으로 구하기 힘든 139를 제대로 연식별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기대 많이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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