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 하면 떠오르는 3개의 브랜드, 몽블랑, 파카, 펠리칸. 줄여서 몽파펠이라고 불리운다. 이번엔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모델로 몽블랑의 136, 파카의 듀오폴드 빅레드, 펠리칸의 100을 비교해보려고 한다. 몽블랑 136은 1940년대 모델, 빅레드는 1920년대, 펠리칸 100은 1930년대 모델이다.
사실 한자루의 펜을 골라보기 위한 컨텐츠이지만 세개의 펜이 각기 다른 매력이 있어서 한자루만 고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 세가지 매력을 하나씩 파헤쳐보자.
일단 외관부터 확연히 구분된다. 몽블랑은 블랙, 파카는 레드, 펠리칸은 그린이다. 신호등을 연상케 할 정도다. 크기는 빅레드가 가장 크며 다음은 136, 마지막으로 100이다. 무게는 136이 가장 무거운게 특이하다. 텔레스코픽 필러 때문에 가장 묵직하다. 빅레드의 경우 큼직한 사이즈지만 가볍게 쓸 수 있어 좋다. 펠리칸은 앞선 두 모델에 비하면 앙증 맞다.
빅레드는 하드러버 재질로 제작되었고 136과 100(후기형)은 셀룰로이드 재질이다. 100도 초기형은 하드러버 재질이 혼용되니 참고하자. 외관만 딱 봤을 때 강렬한 인상을 주는건 아무래도 빅레드다. 강렬한 붉은 색과 거대한 사이즈는 다른 두 모델을 압도한다. 셀룰로이드의 고광택 마감도 아닌 하드러버의 차분한 마감이라 붉은색임에도 중후함이 느껴진다.
캡을 열어보자. 아무래도 투톤닙인 136의 펜촉이 가장 아름답다. 빅레드와 100은 인그레이빙만 되어 있는 금색 원톤닙이다. 플렉시블한 정도는 100이 가장 크며 다음은 136, 빅레드는 단단하지면 현행과 비교하면 세미플렉시블 정도다. 펜촉의 크기는 빅레드가 가장 크다. 캡의 크기는 빅레드가 가장 크고 다음은 100, 마지막으로 136이다. 100과 136은 캡을 뒤에 꽂고 사용하기에 적합하지만 빅레드는 149처럼 빼고 쓰는게 무게 밸런스 좋다.
피드는 셋 모두 에보나이트 피드다. 136은 스키슬로프 플랫 피드, 빅레드는 라운드형, 100은 3 lammelar 피드다. 흐름은 셋 모두 풍부한 편이다. 그래도 가장 안정적인 피드를 고르라면 136의 피드다. 확실히 몽블랑이 특허를 낸 스키슬로프 형태의 플랫피드는 잉크 배출량과 공기가 들어오는 밸런스가 좋아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준다. 반면 빅레드는 직관적인 구조로 보다 빈티지함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서 필감을 한번 비교해보자.
136을 써보면 확실히 13x 시리즈가 왜 빈티지 만년필 수집가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지 이해할 수 있다. 빈티지 향수는 느껴지지만 빈티지스럽지 않은 완벽함이 존재한다. 티핑의 가공이 날렵하며 두꺼운 사이즈여도 사각거림은 언제나 느낄 수 있다. 빅레드는 목탄 같은 필감이다. 대형닙이 종이에 녹아들며 그어지는듯한 필감은 기분 좋은 저항감을 느낄 수 있다. 100은 사각거리며 플렉시블하게 벌어지는 슬릿이 낚시대 챔질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디자인은 136의 압승. 필감은 빅레드. 개성은 100이다. 세자루는 잉크를 주입하면 잉크를 완전히 소모할 때 까지 손에서 놓기가 힘들다.
내구성을 따지면 아무래도 100이 가장 좋다고 볼 수 있다. 피스톤 필러 방식이기 때문인데 136은 텔레스코픽 필러, 빅레드는 버튼 필러 방식이다. 가장 간단한 주입 방식은 버튼 필러지만 효율성에선 꽝이다. 잉크 충전 빈도가 가장 많다. 개인 취향에 따라 갈리겠지만 나같은 경우엔 잉크 주입도 하나의 즐거움으로 생각해서 버튼 필러를 선호하는 편이다.
잉크 주입량이 가장 많은건 136이다. 2ml가 들어가는데 100은 1.5ml 정도다. 빅레드는 제외. 136의 잉크 주입량은 미친 수준이다. 100N에 버금가는 주입량을 자랑한다.
텔레스코픽 필러, 버튼 필러, 피스톤 필러. 빈티지 만년필은 잉크 주입부터 다양해서 정말 재밌다. 잉크 주입시 가장 오래 걸리는 텔레스코픽 필러. 주입량도 방대해서 잉크흐름이 풍부한 몽블랑에 잘 어울린다. 버튼 필러도 푸쉭푸쉭 누르며 충전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잉크 주입량이 적어 자주 충전해줘야 하지만 이것도 나름의 재미. 펠리칸의 피스톤 필러는 1920년대 등장했는데 2020년인 지금까지 가장 오랜 기간 사용되고 있는 역사가 깃든 주입 방식이다.
각 브랜드마다 정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빈티지 만년필. 어찌 저 중에 한자루만 고를 수 있겠는가. 항상 정답은 이거다. '무엇을 살지가 아닌 무엇을 먼저 살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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