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만년필, 특히 1960년대 이전의 만년필들은 지금과는 완전히 성질이 다른 재질들이 사용되고 사출 방식이 아니기에 단순 조립이 아닌 정밀한 작업으로 제작되어서 보다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가장 문제되는 부분이 최근의 내수성 잉크들 사용에 대한 이슈다. 몽블랑의 퍼머넌트, 세일러의 극흑, 그라폰 파버카스텔의 일부 잉크 등에선 진한 색감, 보존성을 위해 내수성 잉크가 생산되는데 빈티지 만년필에 사용했을 경우 크리티컬한 문제를 발생 시킬 수 있다. 특히 에보나이트 피드처럼 다공성 성질을 가진 피드의 경우 피드의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되니 사용을 자제하자.
현행 만년필은 오래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 분해하여 오버홀 해주면 되지만 빈티지 만년필은 분해를 하면 할수록 펜의 수명이 단축된다. 물론 현행도 마찬가지겠지만 빈티지의 경우 한번의 분해는 더 큰 마모를 일으키니 주의 할 필요가 있다. 그 중 대표적으로 60년대 몽블랑 149의 플라스틱 스레드 필러가 해당하는데 한번 정상적인 방법으로 분해를 한다면 마찰 부위가 헐거워진다. 초기 상태의 마찰력을 복원할 수 없으니 왠만하면 분해는 자제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세척이 중요하며 불가피한 분해가 필요하다면 빈티지 전문가에게 맡기는게 좋다. 대부분귀한 빈티지 만년필을 부숴먹는 경우가 미숙한 상태에서 작업하다가 발생한다. 단순 결합이라도 어느 시점에 힘을 주냐에 따라서 펜의 운명이 좌우되는게 빈티지 만년필이다.
셀룰로이드 재질이 사용된 만년필의 경우 세월이 흐름에 따라 불가피하게 색 빠짐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는 최대한 안정적인 잉크를 사용하고 세척은 고온이 아닌 미온수로 적당히만 세척해주는게 좋다. 직사광선을 피하는건 당연하다. 그리고 하드러버 재질의 사용이 굉장히 까다롭다. 하드러버의 경우 물이 닿으면 변색되고 직사광선을 받아도 변색되며 습기를 조심해야 한다. 굉장히 예민한 재질이다. 변색의 이유는 산화 현상이기 때문에 완벽히 피하기는 어렵다. 탈산화제를 이용하여 색을 복원한다고는 하지만 직접 테스트 해봤을 때 별 효과가 없다. 독일 커뮤니티에서도 가장 확실한 방법은 표면을 깎아내는 것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하지만 이는 만년필의 내구성을 떨어트리기에 권하는 방법이 아니다. 최대한 잉크를 주입할 때는 펜촉만 잠기도록 하자. 캡 내부에 잉크가 튀었을 경우엔 마른 휴지, 면봉으로 닦아내고 물티슈도 사용하지 말자.
간혹 펠리칸 100 시리즈의 경우 노랗게 변해버린 펜을 볼 수가 있는데 이는 원래 노란색이 아닌 뭣모르고 펜 전체를 물에 담궈놨다가 그런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피드가 막혔을 경우엔 초음파 세척기로 펜촉만 담군 후 세척해주자.
일반적으로 빈티지 만년필에는 벤트홀(공기구멍)이 캡에 존재하는데 먼지나 이물질이 쌓여 막혀있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땐 이쑤시개를 이용하여 구멍을 뚫어주자. 피드 자체도 내수성이고 흐름이 풍부해서 펜촉이 마르는 경우는 없으니 괜한 걱정으로 벤트홀을 막는 일이 없도록 하자.
피스톤 필러 방식의 경우 코르크 씰 제품과 레진 씰 제품 두가지로 나뉘는데 레진 씰은 딱히 관리해 줄 필요가 없지만 수축을 조심해야 한다. 간혹 잘 쓰던 펜이 잉크 주입이 안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마모가 아닌 씰 자체가 수축되어 잉크를 주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코르크 씰 제품의 경우엔 오일링을 그리스가 아닌 왁스로 해주는게 좋다. 실리콘 그리스의 경우 코르크에 스며들어 수축이 발생해 그리 오래 사용하지 못한다. 반면 왁스 작업을 해주는 경우 몇년 정도의 수명인 코르크 씰이 몇배 이상 증가한다. 이는 1920년대~1930년대 당시의 사람들이 사용했던 본래의 방식이다.
빈티지 만년필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잉크주입 방식인 에어로매트릭 방식. 고무 색 자체는 튼튼하지만 과도한 사용으로 색에서 누수가 발생 할 수 있다. 버큐매틱이나 에어로매트릭 등 고무 색 기반의 잉크주입 방식은 분해도 간단하고 교체 역시 색만 바꿔주면 되어서 큰 문제는 없다. 다만 파카51의 고질병인 그립과 닙의 정렬이 문제인데 이는 내부에 들어가는 고무 패킹이 노후화 되면서 잠기는 위치가 달라지는 것인데 분해하여 내부 피드 전체를 돌려가며 정렬을 맞춰주면 해결된다. 다만 고무패킹이 너무 낡았을 경우 그립부에서 잉크 누수가 발생 할 수 있으니 교체해주는게 좋다.
잉크주입 방식 중 악명 높은 플랜저 방식 역시 자주 사용해주고 부드럽게 다뤄주면 문제될게 없다. 대부분 문제를 일으키는 부분은 내부 기압을 높여주는 피스톤 씰 마모인데 해당 부품 보강해가며 쓰면 오래오래 사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인 텔레스코픽 필러. 자동차의 수동 변속기 느낌과 비슷해서 숙련자도 가끔 시동을 꺼트리는 느낌으로 필러를 고장 낼 때가 있다. 수리가 굉장히 복잡하니 이 필러 분석은 나중에 따로 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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