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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만년필이란 무엇인가?

Fountain pen/Information

by 슈퍼스토어 2020. 4. 2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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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빈티지 만년필을 수집하면서 가장 빈티지의 절정인 시기를 꼽으라면 2차대전 이전까지라고 생각한다. 물론 60년대까지 만년필의 사용은 많았으나 2차대전 종전 이후 볼펜의 개발로 만년필의 입지가 상당히 줄어들기 시작하게 된다. 6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볼펜을 쓰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 사정을 보자면 한창 만년필이 많이 쓰였던 1910년대~1940년대까지는 일제강점기를 거쳤고 이후 바로 6.25 전쟁을 겪어 이후 70년대까지도 만년필은 부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즉 국내에선 만년필이 대중화 될 기회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나마 경제 부흥으로 8~90년대 기업가들, 국회의원들이 파카 만년필로 서명을 하는게 전부. 대중들은 연필, 볼펜만 쓰며 자라왔다. 그렇기에 국내 빈티지 만년필 그 자체와 정보는 전부 해외에 의존하는 상태이다.

반면 유럽, 미국 등 서구권의 상황은 달랐다. 1880년대부터 1920년대까지 수많은 업체들이 기술을 내세우며 경쟁하는 춘추전국 시대와도 비슷한 양상을 띄었고 그로인해 다양한 잉크주입방식, 새로운 재료의 사용 등을 통하여 오늘날까지 이어져 올 수 있는 만년필의 굵은 뼈대를 만들었다. 특히 메이저 브랜드들이 아닌 마이너 브랜드들이 전쟁을 겪으면서 상당수 사라져버린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확실히 클래식 카메라든 빈티지 만년필이든 전쟁 이후 생산이 자동화 됨에 따라 대량생산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이로인해 품질은 획일화되고 저가형 만년필들이 많이 생산되어 보급화 되지만 만년필 자체의 가치를 놓고 봤을 땐 몇계단 떨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만년필 장인이 개입하는 수공 공정이 줄어들고 독창성, 개성이 사라져 버린 셈이다.

빈티지 만년필을 특정하는 기간에 대한 논란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클래식 카메라의 경우 60년대를 기점으로 나뉜다는게 일반적이지만 만년필은 아직 모호하다. 해외 여러 커뮤니티를 활동하면서 느낀 평균적인 기준은 1980년대다. 몽블랑을 보더라도 80년대를 기점으로 에보나이트 피드가 사라졌고 펠리칸 역시 티핑의 가공이 일률적인 뭉툭한 모습으로 변해가기 시작한다.

1950년대 들어서선 잉크 카트리지 개발이 시작되었고 저가형 볼펜의 등장으로 볼펜 보급화에 따라 만년필 업체들도 뒤지지 않기 위해 염가형 모델들 출시를 앞다투어 진행하였다. 특히나 60년대가 가장 변화가 큰데 본격적인 대량생산, 보급형 생산으로 대중성 공략을 위해 플라스틱 사출 방식을 채택하고 저렴한 재질을 사용하는 등 만년필 가치 하락이 급속도로 이루어졌다. 몽블랑 역시 62년도에 처음으로 셀룰로이드 재질에서 레진 재질이 쓰인 시점이다. 그래도 에보나이트 피드 만큼은 오랫동안 유지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빈티지라는 의미를 단순히 단종 상품으로 보는 개념도 있지만 개인적으론 진짜 명품, 제품 하나를 만듬에 있어서 아낌이 없었던, 열정으로 가득했던 시절의 제품으로 생각한다. 1920년대~194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공산품 하나를 만들더라도 제품 하나를 완성 시키는데 수개월이 걸리기도 하였다. 지금처럼 유명배우, 모델이 광고하는 명품이라는 가면이 씌어진 양산품이 아니라 말 그대로 진짜 명품. 순수했던 그 시절의 장인 정신이 담긴 물건이 참된 빈티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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