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상태는 티핑이 틀어져 A자 모양으로 어긋나 있었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닙을 조정해야 하나 싶었지만 예전부터 생각했던 오로지 필기만으로 단차를 조정해보고자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닙 조정은 전혀 하지 않았고 하루 A4 5장 분량정도 필기해준 것이 전부입니다. 다만 사용자 기준에서 우측 슬릿이 밑으로 꺼져있어 사용하면서 자리를 잡아주기 위해 우츳 티핑이 더 종이에 닿는 각도로 사용했습니다.
1주차.
A자 형태로 어긋나있던 티핑이 평행하게 정렬은 맞아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아직 단차가 존재하네요. 필압은 세게 주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슬릿이 제대로 자리를 잡게끔 각도만 틀어서 써줬을 뿐입니다.
2주차.
애정을 주는만큼 펜촉이 자리를 빠르게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정도만 되어도 정상범주입니다. 팩토리에서 바로 나온 개체들 중에서 위 사진보다 단차가 심한 개체도 많습니다.
3주차.
거의 다왔습니다. 티핑 마모도 없습니다. 단차가 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지 아시겠지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닙 조정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필기만 해줬을 뿐입니다.
현재.
99% 평행을 이룬 모습입니다. 슬릿 간격도 넓어지지 않았고 티핑 마모도 없으며 이상적인 필감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인위적으로 필압을 강하게 넣고 쓰면 슬릿도 벌어지고 베이비 버텀 현상 나타나게 됩니다. 편마모는 기본 옵션이겠지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만년필을 쓰시는 분들 중 지금 우리 회원분만 해도 루페를 10명중 9명은 가지고 계실겁니다. 과연 만년필을 메인으로 쓰던 1900년대 시절의 사람들이 루페를 항상 들고 다니면서 펜촉을 신경 쓰며 필기를 했을까요?
만년필은 만년필입니다. 이게 비유를 해보자면 취미가 맛집 탐방인 사람이 당도 체크기, 레이저 온도계 들고 다니면서 음식을 먹기 전 전문적 기계로 하나하나 체크하며 먹는거랑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미세 단차 정도는 만년필을 쓰는데 하등의 문제가 없으며 길들여가면서 평행을 유지하려고 쓰는 것은 본인의 필각이 아닌 인위적인 필각이라 불편한 상태에서 쓰게 되는 과정에 놓이게 되는 겁니다.
루페 사지마세요. 하도 국내에서 만년필 쓰는 사람들이 5대5가 좋다, 평행이 좋다 이래가지고 저도 어쩔 수 없이 선별해서 분양하고는 있는데 필기구로써 사용하는데 큰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필각에 따라서 단차가 있거나 밸런스가 5대5가 아닌 펜촉의 필감이 더 좋을 수도 있지요.
만년필을 액세서리로 보는 입장이라면 5대5, 평행 등 미관에 집착을 하겠지만 필기구로 생각한다면 괜한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마시고 편안하게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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