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만년필을 처음 구입하면 신나서 여러 잉크를 넣어보곤 한다. 그러다가 피드가 막히거나 문제가 생겨 SOS를 요청하는데 나는 애초에 일제 잉크를 잘 쓰지 않아서 아무 잉크나 쓰셔도 됩니다~ 라고 말했었다. 근데 왜들 그렇게 일제 잉크를 좋아하는지. 일본불매운동 문제는 전혀 아니다. 내 취미는 일제 건프라 수집이니 이 부분은 태클 사양한다.
보통 색감이 진한 잉크들은 점성이 높은 편이다. 그나마 오로라 잉크는 색감이 진한 대신 흐름이 좋은 편이긴 하지만 큉크나 쉐퍼, 워터맨 잉크등과 비교가 된다. 대부분 점성이 높은 잉크들은 만년필의 필감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 점도가 높을수록 종이와 펜촉이 맞닿아 그어질 때 마찰을 줄여주는 정도가 그만큼 늘어나기에 잉크 흐름에 따라서도 필감이 달라진다. 예전에는 이런거 신경 안쓰고 그냥 진한 잉크를 쓰고 싶어서 비싸도 오로라 잉크를 썼으나 지금은 흐름 좋은 녀석들을 찾고 있다.
흐름이 좋으면서도 색감이 충분히 진한 녀석들도 많다.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잉크라고 추천되는데 파카 큉크 시리즈다. 큉크 블랙, 큉크 블루 많이들 쓰는데 가장 문제인 색감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큉크는 다른 잉크와 비교하면 정말 물을 좀 섞은 것 같이 연하다. 블랙도 연하고 블루는 더 연하다. 색감과 흐름, 둘 다 잡은 잉크들을 추천해보겠다.
블랙은 쉐퍼 잉크다. 가격은 큉크보다 저렴하다. 6천원대에 구매가 가능하고 용량은 큉크와 7ml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가성비 때문에 추천하는 잉크가 절대 아니다. 흐름 좋은 블랙 중 굉장히 색감이 진하고 만년필 필감에 관여를 최소화 시킬 수 있다. 이로시주쿠 잉크도 흐름이 좋다고 많이들 알려져 있는데 색깔마다 흐름이 전부 다르다. 이로시주쿠의 검정색 잉크인 죽탄은 점도가 꽤 높은 편이다.
블루는 워터맨 블루. 모든 빈티지 만년필의 첫주입은 워터맨 블루로 할 정도다. 그만큼 좋은 의미로 노말하다. 거기에 큉크처럼 연한 색감도 아닌 상당히 진한 블루를 맛볼 수 있다. 워터맨 잉크는 어떤 색상이든 흐름이 좋은 편이라 마음에 드는 색상을 골라서 쓰면 된다. 유일하게 레드 잉크를 써본 브랜드다.
단순히 필감은 만년필에 전적으로 달린게 아니라는 점을 다시 명심하자. 만년필 필감에 큰 영향을 주는 3가지 요소는 티핑, 연성, 필각 3가지인데 거기에 잉크까지 추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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