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커브는 파커 역사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핵심 기술이다. 파커의 대표작 잭나이프 만년필에 럭키커브 피드 메커니즘이 적용되었고 러버색, 배럴, 금속 바, 버튼까지 들어가 버튼 필러 형태를 구축하였다. 필러 자체는 버튼 방식으로 충전방식은 어렵지 않다. 뒤쪽의 노브 캡을 트위스트 방식으로 열고 옆에 둔 다음 잉크에 닙을 담근 후 버튼을 여러차례 눌러 러버 색에 주입 시킨다. 럭키커브 형태의 피드 연장선 구조가 아니었다면 2회차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충전되었던 잉크가 그대로 빠져 나갔겠지만 커브드 형태로 전량 빠져나가지 않고 일부 남으면서 색에 가득 채워지는 구조를 갖게 된다. 물론 후기형 필러에 비해선 충전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셀프 필러 메커니즘 역사의 시작점에선 혁신적인 발명이었다. 잭나이프 모델 당시는 1910년대로 여전히 세이프티, 아이드로퍼가 만연해 있었고 셀프필러 메커니즘이 접목된 모델들은 값비싸게 판매되었다. 잭나이프 모델도 듀오폴드 이전에 베스트셀러였고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되었으며 수집가들 사이에서 특히나 화려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러한 명작들을 기반으로 1920년대 초반 캐나다로 진출하였고 뒤이어 영국 등 전세계 수많은 공장에서 대량생산을 하기 시작한다. 파커를 영국 브랜드로 알고 있는 이들이 꽤 있는데 처음엔 반대의 상황이 발생했었다. 영국 시장 초기엔 전세계 공장 중 유일하게 적자를 냈었는데 그래도 빠르게 회복하여 점차 영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변했고 뒤이어 미국 회사까지 인수하게 되었다. 오히려 처음 시작이 불안했기에 더욱 철저히 운영한 성공적인 결과인 셈이다. 영국에서 현재 가장 사랑 받는 모델인 듀오폴드는 최초 8달러에 판매되었다. 오늘날 공산품에서 볼 수 없는 보증기간 전쟁도 시작되었는데 파커는 25년, 쉐퍼는 라이프타임, 소유자의 평생동안 보장해주었다. 오늘날 이런 보증을 해준다면 그 기업은 망하지 않을까. 과거엔 모든 기술을 집약하고 가장 튼튼하게 제조했지만 현재는 다음 버전을 위한 기술은 아껴두고 내구성은 더 약하게 만들어 하나를 사서 평생 쓰지 못하게 만든다. 그래야 신제품이 또 팔리기 때문이고 그래야 기업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수십년, 백년된 물건을 사용할 수 있지만 지금으로부터 수십년, 백년 뒤엔 지금 시점의 물건을 사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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