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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금속캡(솔리테어 듀에) 장단점 (feat.펠리칸 400N, 500N)

Fountain pen/etc

by 슈퍼스토어 2023. 9. 1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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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의 솔리테어 듀에처럼 만년필 혹은 수성펜, 그리고 볼펜까지 캡이 금속으로 되어있는 모델들이 있다. 이에 더해 배럴까지 풀 메탈 재질인 솔리테어도 있지만 듀에 모델이 더 인기가 많은데 절반의 변화, 그리고 부담스럽지 않은 디자인, 무게감이 메리트로 작용한다. 이러한 디자인은 과거에도 존재했다. 위의 사진은 펠리칸 400 시리즈 기반에 노말 버전과 금장캡이 들어간 버전 두가지다. 배럴자체는 동일해서 캡을 바꿔 끼워도 호환이 가능하고 캡 바디의 재질만 다르다. 디자인적으로는 확실히 일반 블랙 플라스틱 재질의 캡 보다 금장 메탈 캡이 훨씬 고급스러워 보인다. 거기에 배럴까지 금장이었으면 오히려 투머치하고 펠리칸의 트레이드 마크인 브라운토토이즈쉘 스트라이프 패턴까지 함께 가져갈 수 있다. 수성펜이나 볼펜인 경우엔 필압이 들어가기 때문에 필압을 줄이기 위해 펜 자체의 무게가 늘어나는게 오히려 좋지만 만년필은 금속 재질의 무게보다 가벼워도 필압없이 쓸 수가 있기에 듀에면 충분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확인된다. 위의 모델처럼 미드사이즈 이하의 크기에선 오히려 금속 캡이 밸런스를 무너뜨리게 되는데 캡을 뒤에 꽂고 써야하는 사이즈기 때문이다. 아예 빅 사이즈 이상, 오버사이즈로 간다면 캡을 빼두고 쓰기에 무게 밸런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캡을 끼워서 사용해야 하는 사이즈는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400N과 500N 두개를 놓고 필기를 해보면 알겠지만 확실히 400N의 밸런스가 훨씬 좋고 가벼우며 손의 피로도가 적다. 반면 500N은 미묘하게 뒤로 쏠리는 느낌으로 인해 검지, 중지에 힘이 들어가게 되고 장기간 필기시 피로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편이다. 어떤 필기구든 간에 무게중심이 저중심일수록 필기가 수월한데 금속캡 모델들은 이를 반대로 구현하고 있어 밸런스 대신 디자인을 선택한 모델로 볼 수 있다. 금속 캡 모델들을 굉장히 좋아해서 브랜드별로, 모델별로 소장하고 있지만 실사용엔 거의 쓰고있지 않으며 그저 수집용으로 진열장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을 뿐이다.

만년필은 펜촉의 필감을 극대화하여 손끝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펜의 무게가 늘어날수록 그러한 현상은 줄어들고 필감 역시 펜의 무게로 인해 묻혀버리게 된다. 현행 만년필들은 점차 펜의 무게를 늘리고 묵직함으로 인해 고급스러움을 표현하려고 하지만 과거의 빈티지 만년필들은 대부분 가벼웠고 특히나 만년필이 대중화, 보급화되고 있던 시절에도 만년필 시장의 트렌드는 금속 재질을 최소화 하는 것이었다. 가벼울수록 사각거림이 크고 펜촉의 연성감도 제대로 느껴지며 플라이 낚시대를 휘두를 때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1960년대엔 몽블랑에서도 플래그쉽이자 초대형기인 149 모델의 무게를 최소화했으며 부피대비 무게가 가장 낮은 만년필이기도 할 정도로 구조변경이 이루어졌었다. 볼펜의 등장으로 인한 만년필의 차별화 정책 중에 만년필만의 필감을 강조하는 요소도 빼놓을 수 없다. 요즘의 일제 만년필들(연성닙)도 해당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행의 무거운 만년필들은 대부분이 볼펜, 수성펜과 그 바디를 호환하고 있다. 만년필 따로 볼펜 따로 수성펜 따로 배럴을 생산하지 않는데 생산의 용이성, 원가절감으로 인한 기현상이다. 그립부만 교체하면 간단하게 수성펜에서 만년필이 되는 모델들도 있을 정도다. 만년필은 만년필에 어울리는 바디가 필요하며 수성펜, 볼펜 역시 가장 이상적인 바디가 따로 존재한다. 이 모두를 호환하기 위해 내놓는 제품들은 선택할 필요가 없다. 물론 직접 써보면 알겠지만 이 만년필을 이 돈 주고 쓴다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확신한다. 예외적으로 무게 밸런스 분배시 금속캡 정도로 아주 무겁지 않고 미세한 무게감이 뒤쪽으로 쏠리는 것이 오히려 필감을 극대화시키는 효과를 내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펜 자체의 무게가 어느정도 나가는 경우이다. 예로 펠리칸 m800같이 캡을 제외한 펜 자체의 무게가 어느정도 있는 모델은 필러 파츠가 금속재질로 구성됨으로써 무게 밸런스가 뒤쪽으로 살짝 쏠리게 된다. 이 때는 무게중심이 살짝 뒤쪽으로 넘어가면서 펜촉의 필감을 묻히지 않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무거운 펜의 무게밸런스가 펜촉을 시작점으로 5~60% 지점 사이에 위치한 모델들에서 느낄 수 있다. 그 이상 넘어가게 되면 금속캡 밸런스와 비슷하다.

샤프나 볼펜처럼 필압이 강하게 들어가는 경우엔 완전한 저중심 밸런스가 이상적이며 만년필처럼 그립부에서 펜촉이 길게 뻗어있는 경우엔 센터 혹은 살짝 뒤쪽으로 무게 밸런스가 넘어가는 것도 괜찮다. 대부분이 만년필의 무게밸런스를 잡아볼 때 펜촉까지 포함하여 길이를 측정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펜촉은 제외하고 밸런스를 잡아보는 것이 실제 필기시 정확하게 반영된다. 파지법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스스로의 기준점을 잡아보는게 중요하다. 400을 펜촉까지 포함한 길이를 기준으로 무게중심을 잡아보면 굉장히 뒤쪽으로 쏠려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펜촉을 제외한다면 적당한 밸런스를 확인할 수 있다. 또다른 변수는 캡을 뒤쪽에 꽂고 밸런스를 본다면 또 얘기가 달라지는데 이 때는 펜의 길이 자체가 길어지므로 파지 위치 자체가 더 뒤쪽으로 밀리게 된다. 쉽게 정리하면 금속캡 모델을 실사용하고 싶다면 펜의 크기가 어느정도 보장되는 미드 사이즈 초과하는 모델을 선택하는걸 추천한다. 필감보다도 중요한게 펜의 크기, 밸런스다. 필감이 아무리 좋아도 손에 맞지 않는다면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고 피로도가 금방 쌓여 오랜기간 사용하기 어렵다.

어떤 물건이든지간에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남들이 뭘 좋아하고 어떤 브랜드가 명품인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본인과 잘 맞는게 오래 쓸 수 있는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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