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로 치면 소나타급,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가장 무난하면서도 가장 적당한 볼륨에 중고거래도 활발한 모델을 꼽으라면 단연 몽블랑 146이다. 중고로 사도 몇년 지나면 가격이 오히려 올라있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가격방어도 좋다. 만년필 중급기로 30~40만원대 새제품 구매해서 쓰다가 팔면 반값 이하로 떨어지지만 146은 쓰다가 팔아도 비슷하거나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요즘은 구매요건에 중고로 팔았을 때의 시세가 굉장히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그만큼 경기가 좋지 않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각설하고, 내가 몽블랑 146을 처음 구매했을 때가 중학생때였는데 그때 구매가격이 25만원이었다. 판매자는 면세점에서 구입하고 한두번 써보곤 너무 태필이라 판매했었는데 한자를 쓰시던 분이었다. 지금은 중고가가 상태가 좋으면 40만원도 넘어가고 새상품으로 구매하려면 100만원이 넘어간다.
25만원에 중고로 구매했던 시절에도 신품가는 4~50만원 정도였다. 그때부터 써오던 나로서는 146이 100만원이나 한다는 사실이 믿기질 않는다. 수많은 만년필을 수집하고 수리하며 느끼는 바이지만 분해할 때 마다 연식이 최근일수록 원가절감 포인트는 점차 늘어나며 원가상승 요인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몇가지만 언급하면 펜촉은 금 함량을 줄이기 위해 펀치홀이 커져가고 사출 편의성을 위해 부품이 불필요하게 나뉘어지고 필러 스레드의 금속은 황동 재질에서 스텐으로 바뀌었다. 오히려 원가율을 높이고 완성도를 높여도 모자랄 판에 원가절감 이루어지지만 소비자가는 100% 상승했다. 오늘날 몽블랑 만년필은 절대 제값 주고 살 물건이 아니다. 중고로 사던가 면세점도 비싸니 병행수입 제품을 구매하는걸 추천한다.
146은 가장 정통성 있는 시가형태 디자인을 취하고 블랙과 골드 컬러의 조합으로 고급스러움을 자아낸다. 이 디자인은 오늘날 거의 모든 만년필들이 카피하는 만년필 디자인의 공식이 되었을 정도다. 빈티지 모델은 원톤닙이니 현행제품 투톤닙 디자인이 더 매력적이다. 가격거품이 엄청나게 끼어있음에도 이 모델을 추천하는 이유는 가장 만년필스러운 만년필이기 때문이다.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디자인이 거의 바뀌지 않고 동일하게 유지되어 오고 있으며 브랜드 가치, 감가상각, 그래도 완성도 면에 있어서는 현행 탑이기 때문이다. 만년필 브랜드 중 유일하게 오랜 정통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146 모델은 그 중에서도 수십년간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 모델이다. 비싸도 잘 팔리니 계속해서 가격은 상승하는 법. 물론 정가를 생각한다면 더 나은 대안이 많아진다. 4~50만원대인 중고가격대를 감안했을 때의 이야기다.
피스톤필러 주입방식은 잉크 충전량이 많아서 오늘날 실용적으로 쓸 수 있고 트위스트 캡 방식도 잉크건조를 최소화하여 장시간 쓰지 않더라도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크기도 적당하여 남성은 캡을 뒤에 꽂고 사용해도 부담스럽지 않고 여성이 쓸 때는 캡을 빼고 쓰는걸 추천하며 휴대하기에 아주 편리하진 않지만 부담스럽기 직전 수준이다. 몽블랑 만년필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149와 146 사이에서 많이들 고민하는데 현행제품 구입이라면 고민없이 146을 구매하면 된다. 결국 만년필 쓰는 사람이라면 몽블랑은 무조건 사게되는데 현행 149를 사면 결국은 빈티지 149를 사게되니 단 한자루만 써보겠다면 146 구매하고 끝내면 된다. 펜촉 사이즈는 F닙들을 많이 추천하지만 영문 위주로 쓰는게 아니라면 그냥 EF닙으로 가면 된다. F닙이라고 해도 타브랜드 M닙 수준이라 EF로 무조건 가라.
지금까지 가장 많이 사용하고 다른 만년필을 쓰더라도 다시 생각나는 만년필은 146이다. 거의 만년필의 표본이라고 해도 될 정도인데 일제 만년필이 146을 상당히 많이 영향을 받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늘날 잘 팔리는 만년필들은 146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혹여 카트리지 사용을 원한다면 147 모델을 구매하면 된다. 단종제품이라 구하기 좀 어렵지만 카트리지 전용 모델이라 잉크충전하지 않고 카트리지만 교체하며 쓰면 된다. 블랙색상이 별로라면 버건디 색상도 있다. 몽블랑에서 출시하는 한정판 모델들도 146, 149 기반이다. 가격대가 부담되어 145를 구매하게 되면 결국 146을 눈독들이게 되니 애초에 146을 써보는걸 추천한다. 간혹 149를 추천하는 이들도 있는데 생각보다 크고 두꺼워서 휴대성도 떨어지고 부담스러워 하는 이들을 많이 목격했기에 그냥 146을 추천한다. 몽블랑=146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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