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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카75 1963년 퍼스트 이어, 스테디셀러 파카 소네트의 뿌리

Fountain pen/etc

by 슈퍼스토어 2023. 4. 2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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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카75 스털링 실버 M닙 "파카75 끝장내기"

1888년 미국의 존 라우드는 볼펜 특허를 내지만 조지 섀퍼드 파카는 만년필 회사 '파카'를 창립한다. 당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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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질만 하면 다시금 생각나는 만년필 한자루 파카 75 모델. 수집 할만한 빈티지 만년필의 필수요소들을 은근히 충족하고 있는데 그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식별 특징이 두드러져야 한다. 둘째,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여 수집하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셋째, 잘 만든 만년필이어야 한다. 파카75는 크게 퍼스트 이어(0세대), 플랫태시+제로마크(1세대), 디쉬태시(2세대), 소네트 전기형(3세대)로 나뉘게 된다. 역순으로 짧게 설명하고 넘어가보자. 3세대 파카75는 소네트의 전형으로 외관도 상당히 비슷해졌다. 94년도가 소네트 최초 출시연도이며 3세대 75 역시 90년대까지 생산되고 단종되었다. 3세대 75부터 소네트의 고질병인 잉크흐름 문제가 발생하기에 추천하는 연식은 2세대까지로 본다. 2세대 75는 70년대 초반, 71년도부터 태시가 접시형태로 변경되는데 그립부의 제로마크도 사라진다. 제로마크는 삼각형 그립부의 꼭지점에 위치하게 되는데 사실상 크게 필요하진 않아서 삭제된 것으로 보여진다. 1세대는 64년도 이후 생산분을 이야기하며 캡탑, 바텀에 위치한 태시들이 플랫한 형태를 보인다. 그립부 금속 섹션에 제로 포인트가 음각 처리되어있으며 닙 사이즈 표기도 EF-F-M이 아닌 64-65-66호로 새겨진다. 마지막으로 0세대 퍼스트 이어 모델은 63년도 첫해 생산분이며 1년 이내 생산되고 바로 변경이 되어 수량이 극히 한정적이다. 이번 포스팅은 퍼스트 이어에 대해 알아본다.

 

빈티지 만년필에 있어서 가장 희소한 연식은 바로 첫해 생산분, 퍼스트 이어 모델이다. 퍼스트 이어 모델은 양날의 칼과 같은데 한편으로는 희소해서 수집가치가 높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시제품 성격이 있어 변경되기 이전의 단점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펠리칸 100의 경우 첫해 생산분에서 캡링이 없이 디자인 되었는데 만년필의 경우 캡링이 없으면 바디 뒤에 끼워 쓰는 경우 캡립에 크랙이 생기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런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펠리칸 컬렉터들 사이에선 펠리칸의 성배로 불리우며 굉장히 높은 값에 거래된다. 파카75의 경우엔 그립부 나사산이 금속 재질로 되어 있는데 금속 파츠가 그립부 깊숙히 이어지지 않고 끝부분만을 감싸고 있어 쉽게 탈락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애초에 그립과 금속 스레드 결합이 타이트하게 이루어지면 고정성이 보장될텐데 접착제 도포를 위한 약간의 유격이 있어서 어느정도 힘이 가해지다보면 이탈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접착만 꼼꼼하게 다시 해준다면 간단하게 수리는 가능한 부분이다. 그립부 나사산은 아무래도 금속 재질인 것이 내구성이 보장되어 오래 사용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지만 1세대, 2세대 모델들도 50년 넘게 충분히 잘 쓰고 있어 큰 메리트라고 볼 수는 없다. 간혹 플라스틱 나사산이 뭉개져 그립과 배럴이 결합되지 않는 경우를 본 적은 있으나 극히 드문 케이스다.

 

다양한 모델들의 퍼스트 이어 개체들을 써보지만 그때마다 느끼는 점이 한가지 있다. 완성도는 떨어질 지언정 마감의 퀄리티는 그 어느 연식들보다 높은 편이다. 75의 경우엔 다른 개체와 놓고 보더라도 각인의 깊이가 깊고 선명하며 펜촉의 마감도 균일하다. 실제로 써봐도 동일한 닙 사이즈로 다른 연식과 비교하면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더라도 퍼스트 이어가 항상 우위에 있었다. 75 역시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퍼스트 이어 이전 연식인 시제품들에서도 느낄 수 있었고 연식이 높아질수록 차이도 커졌다. 아무래도 시제품과 양산품 사이의 괴리를 좁히지 못한 탓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쉽게 찾아보긴 어렵지만 간혹 펜쇼에서 정식 출시되지 않은 시제품들을 종종 보게되는데 기계가 아닌 손으로 작업한 부분들도 있으며 같은 모델의 다른 버전의 디자인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금의 소네트 포지션은 굉장히 낮지만 75의 포지션은 파카의 플래그쉽 모델이었고 60년이 지난 과거에 생산되었던 빈티지 모델이다. 크기는 작지만 삼각형 인체공학 그립에 닙 포지션을 조정할 수 있는 기능까지 탑재한 시대를 앞선 만년필이었다. 대표 모델은 스털링 실버, 오늘날 순은체크 격자형 디자인을 선보였고 14k 금촉과 은장의 조화로운 디자인, 거기에 컴팩트한 사이즈로 휴대성도 높인 상당히 실용성 높은 모델이다. 캡을 배럴 뒤에 꽂아도 깊게 들어가 길이가 지나치게 길어지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은 점이 내가 꼽는 가장 큰 장점이다. 거기에 푸쉬풀 캡 타입, 카트리지 겸용은 실용성 정점을 찍는다.

 

75와 소네트가 흔히 비교되는 점은 잉크흐름이다. 소네트의 답답한 잉크흐름과 짜증날 정도의 닙마름 현상은 75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카트리지를 꼽으면 순식간에 잉크가 흘러나오지만 피드 안정성은 높아 충격에도 잉크가 튀지 않는다. 필감은 EF, F, M, B 모두 부드러운 성향이 강하다. 사각거림은 크게 없고 일명 버터필감을 보여주는데 피드에 잉크가 침전된 개체 같은 경우는 잉크흐름이 받쳐주질 못해 수막현상이 일어나지 않아 다소 뻑뻑한 필감을 보여준다. 오버홀을 해주면 어떤 닙에서든 아주 부드러운 필감을 보여줄 것이다. 빈티지 소형닙이라 세필인 편이며 연성감은 약연성이지만 워낙 닙이 작아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필압을 어느정도 주면 살짝 부드럽게 슬릿이 열리는 수준. 작지만 금속재질로 제작되어 무게감 있어 안정감 있게 쓸 수 있으며 삼각형 그립을 손에 쥐고 본인 필각에 맞게 닙 각도를 조절해 사용하면 굉장히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삼각형 그립이 익숙치 않으면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펜이 워낙 작아서 길게 쥐고 쓰면 삼각존을 쥐지 않아도 된다. 캡은 빼고 써도 무방하나 뒤에 꽂고 쓰는게 길이감이 적당하다. 순은 재질의 바디는 금속냄새가 나는데 이를 싫어한다면 후기형 플라스틱 배럴 버전을 선택하면 된다. 워낙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여 수집하는 재미도 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접근성도 높아 입문자들에게 항상 추천하는 빈티지 모델이다. 개인적으론 파카51 보다 재미가 있어 입문자들이 51보다 재미있게 쓰는걸 더 많이 봐왔다.

 

한국인들에게 파커는 파카로 불리는게 더 익숙하며 파카볼펜, 파카만년필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전쟁을 겪으며 미군들을 통해 미제 필기구들이 들어오면서 생긴 현상인데 그때의 파카 만년필은 몽블랑 보다도 귀한 물건이었다. 그 덕분에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파카사 필기구를 선물용으로 자주 주고받았는데 지금은 그때의 위상을 찾아보기 힘들다. 요즘 빈티지 수집가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만년필이 에버샤프 도릭인데 그 에버샤프를 인수했던 회사가 바로 파카이다. 아마도 파카의 라스트 댄스는 75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항상 만년필의 기본에 충실해왔고 그 결실을 75로 맺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파카의 빈티지 모델들은 항상 실용성에 포커스를 맞추어 제작되었다. 그랬기에 많은 이들에게 실사용기로써 사랑을 받아왔고 가장 많은 만년필을 판매한 회사가 된 것이기도 하다. 유럽 어느 지역의 펜쇼를 가더라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는 바로 파카다. 그만큼 전세계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브랜드다. 본인이 빈티지 만년필을 선택함에 있어서 일명 전투용, 실사용으로 쓸 모델을 고른다면 일단 브랜드는 파카로 정하면 그 이후는 쉬워질 것이다. 가성비가 좋다고 품질은 떨어지지 않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어떤 만년필을 고르느냐는 우선 각 브랜드의 성향을 파악하고 브랜드를 선택함으로부터 시작된다. 파카는 실용적인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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