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 역사에 있어서 하드러버에서 셀룰로이드의 변경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펜 자체에 사용되는 전반적인 재질이 바뀜으로써 디자인도 화려하게 가미되고 무엇보다 배럴 내부에 잉크를 직접 충전하여도 손의 체온으로 인해 흐름에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었다. 빈티지 만년필의 마지막 전성기로 보는 마지막 재질이기도 한데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마지막 소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빈티지 만년필의 전성기는 레진 소재 사용 이전으로 정리하면 된다. 사출방식으로 대량생산이 이루어지기 이전의 펜들에선 후기형 펜에서 느낄 수 없는, 단순한 필기구 이상의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
펠리칸은 29년도부터 이너배럴 자체는 셀룰로이드 재질을 사용해왔으나 이외 캡, 그립, 필러등 다른 요소들은 하드러버를 사용했다. 당시엔 하드러버를 사용함에 있어서 별다른 문제점을 찾기 힘들었을 것이나 사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변색 및 착색 등의 이슈, 그리고 지극히 단편적인 디자인을 탈피하고자 하는 노력이 발생하게 된다. 그 시기는 1930년대 후반인데 몽블랑은 한발 늦은 40년대부터 풀 셀룰로이드화의 변화를 겪게 된다. 30년대 후반의 모델들을 살펴보면 101 토토이즈 버전 등 디자인이 굉장히 화려해지기 시작하는데 이를 이어 100N 출시 당시 프로토타입인 매그넘은 101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여 토토이즈 디자인으로 선보이게 된다. 하지만 30년대에는 아직까지 하드러버로 제작되는 파츠들이 일부 남아있는 모습.
풀 셀룰로이드는 40년대로 넘어가야 확인되는 것을 볼 수 있다. 40년대로 넘어가게되면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라 CN닙, P닙 등 금닙을 찾아보긴 어려워진다. 해당 시기 이전에 일부 개체들에서 금닙이 발견되긴 한다. 100의 경우엔 2차 대전 종전 이전에 단종이 되므로 금닙 개체가 100N에 비해 굉장히 적다. 100과 100N은 닙 파츠가 호환이 안되어 교체하여 사용도 불가능한게 흠이다. 물론 오리지날 개체를 수집하기엔 굉장히 좋은 조건이 될 수 있다. 각 파츠들이 셀룰로이드 재질로 바뀌게 되면서 펜들은 하드러버 재질에서 느낄 수 없던 광택을 볼 수 있게 되는데 여기서 몽블랑의 G 마킹이 등장하게 된다. 몽블랑 139의 경우 후기형부터 139G 마킹이 새겨지는데 여기서 G는 Gloss로 광택이 나는 뜻을 의미하는 의견이 많다. 시기와 마킹은 펜의 재질이 풀 셀룰로이드화 되면서 맞물리게 되는데 당시 만년필 트렌드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여진다.
30년대 셀룰로이드가 등장하는 기점으로 펜들의 방향성은 크게 두갈래로 나뉘게 되는데 새로운 가공이 쉬운 재질을 사용함으로써 보다 화려함을 가미한 펜이 등장하고 다른 한쪽은 기존의 블랙을 보다 광택을 가미하여 고급스럽게 내놓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개인적으로 꼽는 화려함 테크닉의 숨은 고수는 에버샤프 모델들이며 고광택 블랙은 몽블랑을 따라올자가 없다. 물론 몽블랑 역시 셀룰로이드를 이용한 화려한 스트라이프 패턴 등을 만들어낸 모델들을 선보이지만 50년대 이후엔 심플한 디자인을 고수하게 된다. 펠리칸은 100 시리즈 모델에서 배럴의 디자인 패턴은 도색 방식으로 마블을 고수하였고 50년대 들어서면서 트레이드 마크인 셀룰로이드 스트라이프 패턴을 오늘날까지 유지하게된다.
셀룰로이드 버전으로 넘어오면서 100에는 달라지는 특징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노브의 주름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초기형 노브는 우선 하드러버에 화살표가 새겨지며 이후 화살표는 사라지고 주름만이 남게된다. 셀룰로이드로 넘어가면서 노브가 매끈해지며 광택을 보여주는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CN닙이라고 연성감이 없는 것이 아니며 탄성감은 존재하지만 무른 재질의 금이 내어주는 부드러움과 탄력이 다른 느낌이다. 금닙에 비해 보다 경쾌해지는 필감으로 생각하면 가장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디자인이 금과 스틸, 블랙, 그린으로 구성되어 아쉬움이 남게되는데 40년대 모델인 올스틸 버전의 100은 굉장히 세련된, 플래티넘 모델의 느낌을 내주어 100 시리즈 수집가들 사이에서 굉장히 인기 모델이다. 물론 전쟁시기 짧은 기간 생산되어 구하기 어려운게 단점이다.
개인적으로는 100의 경우 하드러버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있어 셀룰로이드 버전 보다는 하드러버 버전을 선호하긴 하지만 셀룰로이드 역시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주는 매력이 있다. 가장 초기형 셀룰로이드 버전은 호박색 잉크창인 점을 기억하자. 후기형은 100N과 같은 초록색 잉크창으로 변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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