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촉 사이즈는 개인취향이기 때문에 추천드리기가 어려운 부분입니다. 다만 지금까지 수많은 만년필들을 써오면서 변해온 제 취향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일단 지금 우리회원분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처음엔 F닙으로 시작했다가 EF로 넘어갔습니다. 주로 한글 필기를 하는 이상 세필이 가장 잘 맞는건 당연합니다. 오랜기간 EF닙을 사용했고 지금도 주력기 중 하나인 146은 EF닙을 사용중입니다. 너무 오래 써와서 F닙 두께가 되어 버렸지만요.
그러다가 빈티지로 넘어오면서 F닙으로 갈아타게 됩니다. 빈티지는 현행과 달리 세필 성향이 강한데 일반적으로 현행 기준보다 한단계 더 얇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빈티지의 EF닙은 너무 세필이고 F닙으로도 충분히 한글 필기도 가능하며 펜촉의 마감도 나아서 F닙 위주로 수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해외 컬렉터들을 만나게 되면서 큰 변화를 겪습니다.
일단 국내의 기본 닙은 F지만 해외에선 M닙을 기본 닙으로 하기에 해외 지인들에게 하나 둘 선물 받은 펜들이 전부 M닙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멀리하던 M닙을 쓰기 시작했는데 두께는 현행 F 수준이며 F 이하의 티핑에서 느껴보지 못한 마찰감, 필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F닙 이하에선 날카로운 사각거림이었다면 M닙 부터는 종이와 펜촉이 달라 붙어 내는 사각거림으로 바뀐 느낌이더군요.
만년필을 쓰던 선배들이 하나같이 말하던게 쓰다보면 태필로 성향이 바뀔거다 이랬는데 이때부터 태필 여정이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B닙, BB닙까지 써보게 되고 그러다보니 Oblique닙까지 손을 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너무 급격하게 태필로 성향이 바뀌었던지라 다시 세필로 금방 돌아가 버렸습니다. 그 이후 한동안 M닙 까지만 사용하다가 근래 들어서 OB닙에 빠지신 지인분을 만나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현행 만년필 중에서도 Oblique닙을 생산하는 브랜드는 대표적으로 몽블랑, 펠리칸 등을 제외하고는 전무합니다. 닙 마이스터들에게 따로 작업을 맡겨서 써야하는 실정인 만큼 OB닙은 비주류이지요. 그치만 굳이 닙 마이스터들이 커스터마이징을 맡길 정도로 마성의 매력이 있는건 분명합니다. 만년필 세계에 도전하지 말아야 할 2가지가 빈티지와 OB닙일 정도이지요. 특히나 빈티지 OB닙은 심하게 두껍지도 않으면서 쫀득한 필감의 끝을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언급해왔던 쫀득한 필감과는 정말 다른 차원의 필감입니다.
사실 지금 EF~F닙을 쓰시는 분들이 이 글을 읽으셔도 OB? M닙만 되어도 두꺼운데 무슨 소리지? 싶겠지만 저 역시 그랬습니다. 현행 OB닙도 필감이 상당한데 빈티지 플렉시블이 가미된 OB닙은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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