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칸 만년필의 플래그쉽 모델은 m1000이 아니라 m800이다. 그럼 몽블랑 만년필도 149가 아니라 146 아닌가 싶겠지만 몽블랑의 플래그쉽은 149다. 그래도 손이 작은 아시아 국가에선 149 보다 146 판매량이 높다. 그만큼 스탠다드한 모델인데 149와 비교해달라는 문의가 많아 한번 포스팅해보려 한다. 두 펜의 차이점은 겉보기엔 비슷하지만 크게 2가지 차이점이 존재한다. 하나하나 짚어보자.
(1) 펜촉
146은 14K 투톤 펜촉, 149는 18K 3톤 펜촉(현행기준)이다. 14k와 18k 펜촉도 둘 중에 뭐가 더 좋다 이러면서 논쟁이 많았는데 결론은 14k가 펜촉으로 쓰기에 무르지 않고 더 좋은 필감을 내준다는 식으로 나온거 같다. 그런데 내 생각은 다르다. 18k가 암만 물러봤자 24k 순금도 아니고 펜촉으로 쓰기에 적합하지 않다는건 낭설이다. 만년필만 수백자루를 써봤지만 브랜드, 모델 불문하고 18k 펜촉이 더 좋았던 기억이 압도적이다. 어느 한사람의 뇌피셜이 펜을 선택하는 잣대가 되어서는 안된다.
146: 14k 투톤, 단단하며 곧은 느낌
149: 18k 쓰리톤, 부드러움이 146 보다 크다
(2)크기
146과 149 크기 차이는 보기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보일 수 있는데 막상 손에 쥐어보면 다르다. 149를 처음 써봤을 때 이걸로 어떻게 쓰나 싶을 정도였는데 쓰다보면 적응이 된다. 149는 펜촉도 커서 아무리 짧게 잡아도 다른 필기구 길~게 잡고 쓰는 느낌이라 어색함도 크다. 캡도 뒤에 꽂지 못하고 쓰는데 그래야 무게 밸런스가 적당하다. 146은 캡을 뒤에 꽂고 쓰는편이다. 캡을 빼고 쓰기엔 뭔가 아쉽고 끼고 쓰면 조금 크고, 내 손엔 이러한 느낌이다. 내 손이 진짜 작긴 작은지 예전에 149 구매했던 수집가분들 중에 여성분이 꽤나 있었다.
146: 손이 조금 큰 여성, 손이 작은 남성부터 사용하기 적당한 사이즈
149: 손이 큰 남성에게 적당한 사이즈
나의 결론은 2자루 모두 소장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146을 샀지만 결국엔 149까지 사게되는 몽블랑 매직이다. 부담스러웠던 크기도 이젠 익숙해지고 소장펜 개수로 따지면 149가 몇배 이상 많다. 그렇다고 146을 버리진 못한다. 평상시에 쓰는 펜은 항상 146이다. 149를 평소에 쓴다는건 당일치기 여행에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가는 느낌과 비슷하달까. 매장에서도 시필은 146만 가능해서 149는 가늠하기 힘들다. 그래서 구입하기 전에 일단 매장 가서 146 시필을 해보기 바란다. 이것보다 체감상 1.5배 두껍고 거대해도 쓸만하겠다 싶으면 149로 바로 가는거고 아니라면 146 사면 된다. 둘 중 뭐가 더 좋은펜이라 말할 수 없다. SUV와 세단 차이 개념이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쓰는게 맞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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