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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리뷰] 파카 듀오폴드 센테니얼 c.1987 mk1

Fountain pen/PARKER

by 슈퍼스토어 2021. 1. 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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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연성일까? 의문을 품게 만드는 듀오폴드 센테니얼 mk1 빈티지 만년필.

풀 플렉시블하지는 않지만 명백히 세미플렉시블한 범주 안에 속하는 필감이다. 현행의 슬릿을 벌리듯 필압을 정말 강하게 주는 것도 아니고 빈티지에 주듯 어느정도만 주어도 탄성감이 느껴진다. 스트레이트 닙 형태라 그어진 획에서 바로 확인이 가능. 두자루째 써보고 있는데 정말 확실히 하려면 최소 5자루 정도는 써봐야겠지만 구하기가 여간 쉽지가 않다. 아직까지도 '내것만 이런거 아니야?' 하는 염려가 있지만 일단 리뷰를 작성해본다.

기본적인 스펙을 설명하면 1987년도 생산품이며 공식적으로는 1988년도 출시. 그렇다고 시제품은 아니다. 캡에는 PC 각인이 새겨지는데 87년도 2분기 생산품 마킹을 의미. 캡탑에는 후기형과 달리 휘장이 없는 플레인 탑이며 캡 밴드는 얇은 금장 1줄, 두꺼운 금장 1줄 총 2줄이 감긴다. 펜촉의 금표기 인그레이빙이 숄더 양 옆으로 새겨지는게 특징. 2분기 이후 형태는 뿌리쪽에 정방향으로 새겨진다. 후기형은 확실히 단단한 필감.

개인적으로 듀오폴드 시리즈엔 큰 흥미는 없었다. 한때 영국 스타일의 클래식한 디자인에 반해 한정판도 수집을 했었으나 막상 필기를 해보면 답답하고 딱딱한 필감에 손이 잘 안갔었는데 이 모델은 잉크 흐름까지 풍부하다. F닙에 두껍지는 않은데 시원시원한 흐름 덕에 잉크 주입이 잦은 편. 동시에 m800과 비교해보면 M닙 수준이다. 하지만 현행 F와 비교하면 명백한 EF 수준. 현행 파카에서 극세필 구하긴 여간 쉽지가 않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펜에 들어가는 스크류들이 상당히 깊다는 것. 트위스트 캡 모델을 휴대하면서 쓰다보면 가끔 포켓 안에서 스크류가 열린채 주머니 안을 굴러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이 펜은 워낙 깊어서 여러번 돌려줘야 하므로 스스로 열릴 확률이 낮다. 그립과 배럴 결합도 마찬가지. 금속이 사용되는 주된 파츠가 금속부라 무게중심이 저중심이다. 다만 풀사이즈 모델이라 캡을 굳이 꽂지 않고 사용해도 길이감은 적당하다.

중요한건 필감. 도대체 왜 이녀석만 세미플렉시블한가. 만들거면 후기형도 이녀석처럼 만들면 안됐던건가? 이 사실에 대해 예전부터 알고있던 수집가들도 존재했으나 근래들어 갑자기 구하기가 어렵고 시세가 폭등하고 있다. 누구 탓인가. 1980년대 이후 펜들 중 필감만큼은 최상위에 속한다. 듀오폴드의 단단했던 필감에 세미플렉시블함이 더해지니 탄성감과 사각거림이 함께 느껴지는 재해석된 빈티지한 필감이 느껴진다. 1960~1970년대 느낌이랄까. 피드는 왜 또 플랫 피드인지. 복각 펜 중 제일 마음에 드는 녀석이다. 물론 1987년식만. 사실 첫 한자루 썼을 땐 개체편차겠지, 그때 썼던 펜이 중고였겠지 싶었는데 아닌듯 싶다. 다른 컬렉터들 역시 나와 같은 반응.

그립부 골드 트림의 도금 내구성은 지켜봐야 정확하겠지만 후기형의 케이스들을 보더라도 m800처럼 쉽게 벗겨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현행 파카를 이끌었던 모델이 두자루가 있는데 듀오폴드와 소네트 모델이다. 듀오폴드는 이 모델로 하고 소네트는 스털링 실버 치즐 모델로 해서 왕좌를 가려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빈티지의 하드한 불편함이 감성이 아닌 스트레스로 다가온다면 80년대 펜을 선택하면 된다. 나 역시도 출장이나 해외여행을 나갈 땐 60년대 이후 모델을 챙겨간다. 2000년대 당시엔 80년대 모델이라고 해봤자 20년밖에 안된 중고펜 느낌이 강했으나 지금은 2021년, 40년이 된 모델들이다. 다른 펜은 몰라도 듀오폴드 현행과 87년식 모델은 비전문가가 써도 다르다는게 느껴질 것이다.

분야

평점

코멘트

상태

9

최초 87년식을 사용해보고 개체편차가 아닌지 확인 위해 민트급으로 구매

필감

9

왜 연성인지 모를 듀오폴드

사용성

9

스크류가 깊어 캡이나 그립이 열려버릴 걱정이 없다

감성

7

복각판 최초기형, 빈티지 감성은 부족

내구성

9

도금이 쉽게 벗겨지는 m800의 그립부 트림과는 다르다

수리용이

7

맨손으로 분해는 가능하지만 툴 사용을 추천

가격

9

만족도에 비해 한없이 저렴하다

가치

7

현행 듀오폴드의 가장 첫 생산품

무게감

9

은근 가볍고 저중심 밸런스

디자인

8

펄 들어간 반짝이는 마블링

총점: 8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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