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카 듀오폴드는 1948년도에 디자인이 리뉴얼된다. 새로운 모델의 명칭은 A.F.인데 AF는 Aluminium Fller의 약자이다. 알루미늄 필러는 버튼 필러 형태로 알루미늄 재질로 제작된 소켓이 배럴 끝에 장착된다. 블라인드 캡은 빅레드와 달리 곡선을 이루며 이러한 형태는 초기형 모델에서 확인된다. 버튼 필러 타입은 2가지 세대를 거치는데 초기형은 빅레드와 동일하게 황동 재질 버튼이 사용되고 후기형은 알루미늄 소재가 사용되어 은색빛이 돈다. 두가지 모두 사용 방식, 블라인드 캡의 형태는 동일하지만 사용감에서 차이가 난다. 후기형 알루미늄 버전의 버튼이 더욱 깊게 눌린다.
AF 시리즈는 덴마크에도 수출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덴마크 시장은 몽블랑에서도 몇번 다뤘었는데 파카 역시 몽블랑과 덴마크 시장에서 크게 경쟁을 했었다. 파카가 내세운 플래그쉽 모델은 듀오폴드이며 다양한 컬러, 심플함을 어필해나갔다. 시장 반응은 성공적이었고 듀오폴드 이후 개량된 저가형 모델들도 수출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덴마크의 만년필 수요량을 생각하면 해외여행시 덴마크는 필수적으로 방문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48년도 AF가 등장하기 이전의 듀오폴드 시리즈는 NS로 불리우며 NS는 New Style의 약자이다. 버튼 필러 방식이며 오래된 연식만큼 각진 디자인이다. NS 시절부터 AF, 그리고 마지막 버전까지 캡 밴드의 디자인 형태가 달라지는데 40년대 초기형은 민자 패턴, 빅토리 모델에서도 민자는 유지되며 AF에서 사선 빗금이 새겨진다. 해당 패턴은 후기형까지 이어지다가 슬림폴드가 등장하면서 사라진다. 슬림폴드의 캡 밴드는 굉장히 얇다. 캡 립 부분 테두리에만 살짝 덮히는 정도다.
AF 모델의 경우 PARKER DUOFOLD, MADE IN ENGLAND 각인이 배럴에 새겨진다. 버튼 필러 버전이 아닌 후기형은 에어로매트릭 방식으로 5타임 필러가 장착된다. TO FILL, PRESS RIBBED BAR AT LEAST 5 TIMES / THE PARKER PEN CO.LTD. LONDON, ENGLAND. PARKER 각인이 새겨진다. Shell에 가둬진 채로 플레스바가 눌리는 형태가 아니라서 고무 색이 찢어지는 케이스는 적으며 내구성은 좋은 모습이다. 펜 자체는 가볍고 강성 필감이 특징적이다. NS의 기본적인 필감과 상당히 유사한 느낌이다. 다만 확실히 후기형 모델이라 티핑이 과거보다 두터워지면서 날카로운 느낌은 줄어들었다.
캡에 벤트 홀은 2개가 존재하며 사용시엔 캡을 배럴에 꽂아서 사용하는게 적당한 밸런스를 준다. 빅레드의 존재를 몰랐다면 이 녀석도 충분히 좋았을테지만 빅레드가 존재하기에 아쉬움이 남는 듀오폴드다. 빅레드와 비교를 해보면 아무래도 빅레드 고유의 개성은 조금 사라지고 대중성을 찾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빅레드를 쓰면 딱 빅레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다른 펜들이 범접하기 어려운 고유성이 있는데 AF에서는 느끼기 힘들다. 에보나이트 피드가 장착되어 강성닙이라도 흐름은 트여지면 풍부하게 나와준다. 빅레드를 서서히 경험해보고 싶다면 AF-NF-빅레드 순서로 가는 것도 좋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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