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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몽블랑
모델명: 심플로 세이프티 No.4
생산연도: 1920년
몽블랑이 몽블랑으로 불리우기 시작한 1920년대의 초기형 세이프티 필러 모델인 심플로 세이프티 만년필. 몽블랑으로 브랜드 네임이 바뀌지 않았더라면 아마 지금은 IWC처럼 Simplo Pen Company를 줄인 SPC로 불리우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20년대 초기형이나 간혹 후기형에서 몽블랑 펜촉이 아닌 심플로 각인이 새겨진 개체들도 존재하며 먹지 사용을 위한 강한 필압에 견디기 위하여 제작된 하드닙은 슬릿이 짧게, 하트홀이 상단에 위치한 형태를 취한다.
해당 모델의 사이즈 라인업은 00, 0, 1, 2, 4, 6, 8, 10, 12로 나뉘며 오늘날 145, 146, 149 세가지로 나뉘는 것 보다 훨씬 세분화 되어있다. 필링 시스템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는데 일단 기본 필러는 세이프티 방식이고 초미니 라인업에 장착되지 않는 컴프레서 필링 방식도 존재한다. 1923년도 특허를 받은 메커니즘이며 원리는 내부의 러버 색에 잉크를 채워넣는 형태다. 쉽게 생각하면 버튼필러, 레버필러와 동일한 원리지만 이 두가지 필러는 러버 색을 프레스 바로 러버 색을 눌러주는 방식이고 컴프레서 필러는 배럴 내부의 압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배럴이 완전히 밀폐되어야 하는데 구조적 이슈와 사용성 문제, 잉크 주입 효율 이슈 등으로 인하여 오래 생산되지 못하고 단종된다.
해당 연식은 만년필에 클립이 장착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아예 클립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옵션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장착이 된다. 클립만 별도로 구매하여 만년필에 장착 할 수가 있었다. 금속 오버레이 모델에는 금속 캡 배럴에 클립이 생산과정에서 부착되어 나온다.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캡탑은 쉽게 분해가 가능하기에 클립 장착하는데 무리가 없다. 세이프티 필러 특성상 캡탑에 잉크가 계속 닿게되어 주기적인 세척이 필요하다.
캡에는 벤트홀 3개가 있고 몽블랑 마운틴이 그려지는 올드 로고가 새겨져있다. 캡탑의 빅 스타로고가 인상적이며 깊숙히 잠긴다. 일반적인 만년필 캡의 나사산은 아래쪽에 위치하지만 세이프티 모델들은 상단에 위치한다. 1920년대 당시엔 여객기가 존재조차 하지 않았기에 기압차 테스트는 필요도 없었지만 이러한 캡 때문에 잉크가 샐 염려가 없다. 영상에서도 펜을 위아래로 흔들고 심지어 거꾸로 든 상태에서 흔들어도 단 한방울도 잉크가 새지 않는다. 그 어떤 필링 메커니즘도 세이프티 필러보다 잉크 밀폐력이 좋을 수 없다.
세이프티 만년필을 사용한다면 만년필을 쓰기까지의 과정에 한가지 단계가 추가된다. 일반적인 만년필이라면 캡을 열고 바로 사용하면 되지만 세이프티 펜은 캡을 열고 하단 노브를 돌려 펜촉을 배출해주어야 한다. 필름카메라와 비교하면 일반적인 카메라라면 와인딩을 하고 촬영하면 되지만 와인딩을 하고 침동식 렌즈를 전진 시킨 후 촬영하는 느낌이다. 빈티지 아날로그 감성 요소 역시 최상위 수준이다. 다만 무의식중에 펜촉을 수납하지 않고 그냥 캡을 닫아버리면 펜촉에 끔찍한 일이 벌어지므로 주의하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만년필 펜촉 디자인은 두가지 있다. 몽블랑 139 38년식의 방패형 3톤 닙과 몽블랑의 하트모양 하트홀이 뚫려있는 금색 원톤 닙이다. 139의 닙은 화려함의 끝을 보여주고 세이프티의 닙은 심플하지만 정말 올드함의 끝을 보여준다. 만년필 펜촉의 하트홀은 원래 하트 모양이었기 때문에 하트홀 명칭이 생기게 된 것이다. 펠리칸 100 모델 중 29년식 초기형은 하트홀이 하트 모양이다. 이후몽블랑에서 납품 받던 닙을 펠리칸 인하우스 닙으로 바꾸면서 하트홀 모양이 원형으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재밌는 부분이 몽블랑의 20년대 당시 펜촉은 마감이 상당히 일률적이다. 반면 100 시리즈는 후기형까지도 같은 닙 사이즈여도 편차가 심하고 불량 개체도 많이 발견된다. 펜 마다 필감이 다른건 다양한 필감을 느낄 수 있는 재미라고 볼 수 있지만 품질관리 관점에서 본다면 펠리칸의 펜촉 가공은 몽블랑 보다 떨어지는게 증명되는 셈이다. pre war 만년필을 수집하다 보면 정말 펜촉 편차가 심한데 몽블랑은 여럿 브랜드들 중에서도 가장 편차가 적고 일률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현행 만년필도 몽블랑이 압도적이고 빈티지로 거슬러 올라가도 몽블랑이 압도적이다. 만년필의 진수를 느껴보고 싶다면 몽블랑을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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