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6에서 느끼지 못했던 세이프티 매력을 조금씩 더 알아가고 있다.
1920년대 만년필 구매자들이 가장 많이 찾던 4호 사이즈, 아이드로퍼의 안정성 때문에 4호 크기가 20년대 이후까지 트렌드로 반영이 되어버린게 아닐까 싶은 의문이 생긴다. 셀프필링 시스템으로 바뀌었지만 너무 크지 않은 사이즈가 대중화 되었고 그 트렌드가 이어져 30년대 134 모델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어보인다. 펜 자체는 132사이즈와 비슷한데 필링 시스템이 변하면서 배럴 크기 자체도 커져가는 모습이다. 즉 펜촉 자체는 4호 사이즈이나 배럴의 사이즈는 이후 모델의 2호에 대응된다.
캡을 닫은 상태에서 만큼은 그 어떤 만년필도 따라오지 못하는 밀폐력을 보여준다. 허나 매번 사용시 노브를 돌려 숨어있던 펜촉을 배출해주어야 하는 불편함이 동반되는데 생각에 따라 감성이 될 수 있고 사용성 바닥이 될 수도 있다. 에보나이트 피드에 직관적인 피드 구조라 잉크 건조는 거의 제로라서 어느정도 미사용 시간 동안은 굳이 캡을 닫을 필요는 없다. 1912 헤리티지의 경우 닙 건조를 막기위해 펜촉을 수납시키도록 고안되었다.
잉크 주입은 1920년대 오리지날 피펫을 이용하는데 최근 고무 튜브가 삭아버려 주사기로 대체하여 사용중이다. 셀프 필링이 안되는게 가장 큰 아쉬운점이다. 그래도 잉크 주입량은 4호 사이즈인데도 2cc가 한참 넘어가서 충전 주기는 아주 길다. 6호의 경우 주입량이 더 되지만 안정성 이슈가 있다. 요즘 만년필을 많이 못썼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흐름이 안트인걸 보면 확실히 역대급 컨디션의 펜을 구한것으로 보여진다. 일반적으로 현행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빈티지의 이런 흐름이 트이지 않은 펜을 접하곤 "흐름이 별로네", "고장이네" 이러고 포기해버린다. 만년필은 처음부터 잘 써질 수 없고 길들여가는 도구임을 명심하고 또 명심하길 바란다.
만년필을 정말 천단위로 써본 나조차도 한자루 길들이는데 최소 한달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는데 만년필 입문자가 하루이틀 써보곤 마음에 안들어 방출하는 모습을 보면 솔직히 안타깝기도 하고 다른 취미를 선택하는걸 권하고 싶다. 다시 말하지만 현행이던 빈티지던 만년필의 제대로된 필감을 느끼려면 1년 이상은 써보길 바란다. 흐름 트이는데만 한달이지 길들여진, 나만의 필감을 얻는데에는 1년은 필요하다. 쉽게 질리지말고 쉽게 버리지 말자.
이 펜을 쓸 때면 100년이라는 세월이 실감이 나질 않는다. 이게 어딜봐서 100년 전 물건인지 이해도 안돼고 메커니즘, 구조 등 어딜봐도 100년 전 기술로 보여지지 않는다. 세이프티에서도 경험 할 수 있는 코르크 교체 작업도 가능한데 피스톤 씰 교체가 아닌 와인 병 마개처럼 마개를 교체하는 개념이다. 파라핀 코팅 작업이 필요 없어 비교적 간단하다. 노브를 여는 툴은 손목 시계의 메탈 브레이슬릿을 여는 툴을 사용하면 된다. 재질도 풀 하드러버라서 비행기에서 떨어트려도 잉크가 안 새지 않을까?
마이스터스튁 시리즈랑 비교를 할까 싶다가도 성향 자체가 완전히 다른 모델들이라 비교 컨텐츠는 제작하지 않을 예정이다. 비교 자체가 넌센스이기 때문. 십년 단위의 펜들과 100년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 아마 3~40년대 펜들도 10년 뒤엔 지금의 세이프티 같은 느낌을 주지 않을까 싶다.
정리를 하자면 몽블랑의 역사는 1908년 심플로 펜 컴퍼니로 시작했고 1910년대에 루즈앤느와 명칭이 등장, 루즈앤느와는 1910년대 말까지 사용되고 20년도 넘어가면서 몽블랑 브랜드 마킹이 펜에 새겨지게 됩니다. 몽블랑은 1920년대부터 시작됐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루즈앤느와까지는 미국의 펜촉 회사에서 납품받아 장착이 됩니다. 과연 인하우스 닙과 미국 닙은 어떤 필감의 차이가 있을지 요즘 가장 궁금한 사항입니다.
딥펜처럼 펜촉이 잉크에 담겨진 상태로 바로 쓸 수 있어서 첫발에 헛발 나는건 절대 없는 것도 장점이겠군요. 단순히 캡을 열고 만년필을 쓰는 행위에서 캡을 열고 노브를 돌려 펜촉을 배출하고 쓰는 복잡한 과정이 되었지만 빈티지 아날로그 감성이 더 느껴져서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러운 펜이네요.
세이프티 모델은 몽블랑 뿐만 아니라 워터맨 등 다른 브랜드에서도 구할 수 있으니 꼭 한번 써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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