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아이드로퍼 기반의 세이프티 모델의 가장 이상적인 사이즈는 4호였다.
손의 체온에 의해 잉크가 흘러나오는 현상도 없고 펜의 크기도 일반적으로 사용하기 적당한 딱 마지노선이다. 4호 사이즈라도 50년대 이후 4호 닙보다 더 길고 크다. 거기에 하트 모양의 하트홀이 투톤, 쓰리톤 닙 디자인들 보다도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콩깍지가 씌인 탓일까?
14CT 펜촉은 상당히 플렉시블하다. 벤딩 가공이 되어있어 일정 수준의 필압에선 탄성감을 느끼면서 크게 변하지 않는 획을 그을 수 있다. 티핑은 역시 얄쌍하게 가공되었고 길쭉하게 뻗은 펜촉은 딥펜을 쓰는 듯한 느낌을 준다. 펜촉의 표면마감 역시 1920년대스럽게 수가공된 모습이라 펜촉만으로도 아주 빈티지한 분위기를 내준다.
1920년대 재료, 기계, 인력으로 제작한 만년필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물론 2020년인 지금처럼의 광택나고 오차 적고 일정한 마감은 아니지만 다소 거칠더라도 견고하며 완성도 높은 모습이다. 어떤 느낌이냐면 일반 코렐 그릇과 도자기 그릇을 비교하는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당시 네임드 브랜드들의 만년필 보증기간은 25년이다. 오늘날 만년필의 보증기간은 2년이다. 25년과 2년의 차이는 커도 너무 크다. 다른 저가형 브랜드들도 기본적으로 보증기간이 10년은 넘어가고 심지어 1930년대 넘어가면서는 평생보증까지 등장한다. 일평생 기간 동안 펜에 문제가 생기면 보증을 해준다는 것이다. 자신의 제품에 대한 엄청난 자신감 아닌가?
오늘날 제품들은 전자제품을 제외하더라도 1년 정도가 고작이다. 심지어 1000만원대 시계를 사더라도 보증기간이 2년 뿐이었다. 자동차를 사더라도 보증기간 내에는 고장이 나질 않다가 보증기간이 넘어가면서 고장이 하나둘 발생한다. 보증기간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그 브랜드의 제품 퀄리티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계쪽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느꼈는지 보증기간이 2년인 브랜드들은 8년으로 늘리는 모습이 많이 보여진다.
물론 사용자 과실일 경우 무상수리는 이루어지지 않지만 보증기간이 25년이라는 것 자체가 오늘날 생산제품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모습이다. 브랜드 제품을 살 때 그 브랜드의 인지도만 보고 구매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내가 선택하는 브랜드의 기준은 이런 보증정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들이 내세우는 보증정책이 제품에 대한 퀄리티이자 완성도를 대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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