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빈티지 연식을 끝으로 에보나이트 피드와는 생산 중지된다. 빈티지 몽블랑은 에보나이트 피드가 장착된 모델에서 빈티지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92년도 이후엔 T자형 플라스틱 피드가 장착되어 80년대 연식이 빈티지냐 현행이냐를 나누는 기준으로 잡기도 한다.
80년대는 사양길에 접어드는 만년필 업계에 마지막 부흥을 위해 새로운 시도들이 많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펠리칸의 m800 모델인데 펠리칸 최초의 오버사이즈 만년필이다. 파카 역시 오버사이즈 모델을 내놓았는데 듀오폴드 센테니얼 라인업이다. 오버사이즈 만년필 등장의 의미는 만년필 용도가 서명용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관점으로 볼 수 있는데 즉, 고급화 정책의 시발점이 되는 것이었다.
이후 몽블랑의 저가형 라인업은 모조리 단종되었고 90년대 넘어가면서 몽블랑의 '필기구'에는 시리얼 넘버가 각인되기 시작했다. 만년필에 시리얼 넘버링이 된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담겨있다. 단순한 필기구가 아닌 '명품'으로 입지를 다지기 위한 행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시기였던 80년대의 빈티지 몽블랑을 알아보자.
80년대의 선물용 케이스는 이전과는 달리 굉장히 고급스럽게 제작되었다. 피아노 블랙 피니쉬에 금장 장식, 거기에 고급스러운 천 밑에 달린 홀더로 펜을 안전하고 고급스럽게 보관한다. 개인적으론 현행 보다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내는 느낌이다.
캡을 열지 않은 외관에서 구분하는 포인트는 캡이다. 캡의 클립을 확인해보면 클립의 팁 모양이 바뀐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버선코 모양에서 D자 모양으로 바뀌고 장력 역시 타이트해졌다. 캡탑 또한 일자형 스크류 드라이버가 들어가서 고정이 견고하다. 덕분에 캡의 무게도 살짝 증가했으며 펜 전체적으로도 무게감이 늘었다.
펜의 무게를 늘리고 보다 견고한 모습으로 고급스러움과 중후함을 강조하려는 시도로 보여진다. 확실히 80년대의 몽블랑의 완성도는 다른 연식들에 비해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마감도 좋아 빈티지 149를 처음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추천하고 있다.
collar, 피드 하우징, 배럴의 3피스 구조이며 잉크창은 시원스럽다. 이전 80년대 초기형에서 언급했듯이 복잡해진 피드 결합 구조와 피드 안정성 향상으로 미세한 충격에 잉크를 토해내는 현상은 사라졌고 잉크 흐름 역시 균일하며 높은 수준의 필감을 선사한다.
펜촉은 14k, 18k 투톤닙이 장착된다. 필감은 완전한 경성은 아니며 잉크흐름은 스탠다드하다. 6~70년대에 비해 확실히 티핑의 가공도 균일한데 이전에 비해 개성은 부족하지만 80년대만의 우수한 기술력을 느낄 수 있다. 고르게 폴리싱된 닙은 어느 필각에서든 균일한 필감을 선사하고 최종 버전의 에보나이트 피드는 안정적인 잉크흐름을 보여준다.
90년대 이전 빈티지 연식 중 가장 많은 부품이 들어가는 149 모델이다. 최근의 149는 피스톤 필러의 노브와 피스톤을 밀어주는 나사산인 로드가 분리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피스톤 로드의 파손 케이스가 굉장히 많기에 분리해버린 모습이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80년대는 3피스의 바디 구조를 갖는다. 피드, 하우징, 그립부, 바디로 분해가 되는 모습이다. 캡 역시 스크류로 결합되어 부품 수가 하나 증가됐고 필러 스레드는 플라스틱이 혼재된 디자인에서 황동 단일 재질로 일체형인 모습이다. 무게는 29g으로 50년대 텔레스코픽 필러를 제외한 연식 중 가장 무겁다.
14k 투톤닙에 샤크 에보나이트 피드. 가장 대표적인 80년대 빈티지 149의 특징이다. 샤크 에보나이트 피드가 결함품이라는 이야기가 많지만 제대로 된 펜을 처음부터 쓰지 않아서 생기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NOS급 구매 후 수년간 실사용으로 쓰고 있지만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1%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에보나이트 피드를 처음 사용하는 사람도 불편함 없이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마감 퀄리티도 좋아서 지나친 감성 보다는 사용성까지 보장 받을 수 있다.
단순한 필기구에서 명품화가 되어가는 과정의 149 연식. 80년대 고급화 정책으로 단순히 가격만 높아진게 아니라 부품의 재질, 마감 등 전반적인 품질이 향상된 모습은 몽블랑 매니아로서 상당히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80년대에 등장한 몽블랑 펜 스탠드. 이전에도 펜 스탠드는 존재했으나 이정도로 사치스러운 디자인은 아니었다. 몽블랑의 고급화 정책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제품이다. 무게도 보기와는 다르게 엄청나게 묵직해서 쉽게 밀리지 않으며 펜 홀더는 149의 캡과 동일한 구조를 갖는다. 트위스트 방식으로 고정도 가능하며 좌측 하단의 몽블랑 로고와 우측 하단의 금장 장식이 멋스럽다.
몽블랑의 고급화 정책을 제대로 알고싶다면 위의 펜 스탠드를 써보면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캡 홀더는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밑면은 천 재질로 되어 있어 유리 책상의 스크래치를 방지하고 마찰력을 높여준다.
동시대 몽블랑 146 빈티지 만년필의 모습이다. 원톤닙에 샤크 에보나이트 피드. 투톤 닙인 149와 상응하게 원톤닙 디자인이며 3피스 바디 구조다. 이후 90년대 과도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투톤닙이 장착된 상태로 단기간 생산되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146 연식이다. 149의 과도기는 146처럼 인상깊지 않다.
80년대 빈티지 몽블랑 149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14k, 18k 투톤닙
(2) 샤크 에보나이트 피드
(3) 3피스 바디
(4) 금속 피스톤 필러 스레드
(5) 캡탑 스크류 고정
고급화 정책으로 가격이 상승하여 사용되는 재질도 금속으로 바뀌고 부품 수도 증가했다. 전반적인 품질이 높아진 빈티지로써 의미있는 연식이다. 그렇게 오래 전도 아니라 개체도 많아 중고가격도 높지 않아 접근성도 좋은편. 한가지 단점은 빈티지 특유의 개성있는 필감을 느껴보기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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