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권인 한국,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빈티지 몽블랑 149 연식, 1970년대 전형적인 특징을 정리해본다. 지난번까지 60년대 초반 과도기 연식부터 70년대 극초반 과도기 연식까지 정리했다. 이전 연식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들을 확인해보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빈티지 만년필들의 리뷰는 NOS급을 기준으로 작성되어야 한다고 본다. 같은 연식의 펜을 쓰더라도 누구는 연성이다 누구는 경성이다 누구는 잉크 흐름이 풍부하다 누구는 박하다 등등 의견들이 상당히 갈리기 때문이다. 이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중고제품인 이상 사용량에 따라서 사용감이 달라지는건 직접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특히나 사용자에 맞게 길들여지는 만년필 특성상 이런 현상은 극대화되는데 이를 중고펜 한자루로 일반화 해버리는 것은 다소 무책임한 행동이다.
아래 모델은 1970년대 중반부터 1981년도까지 생산된 모델이며 빈티지 149 중 가장 내구성이 좋은 특징이다. 이 내구성도 동일 모델 내에서 굳이 따지자면 좋은 편이지 다른 연식이 일반 사용하는데 문제가 있을 정도는 아니니 안심하자.
몽블랑 146은 빈티지 펜의 경우 현행에 비해 사이즈가 5mm정도 작다. 149는 크기 차이가 눈에 띌 정도는 아니며 외관상 구분되는 특징은 클립 정도다. 현행의 클립의 팁은 D자형이고 빈티지는 버선코 모양이다. 클립의 장력 또한 빈티지가 낭창거리는 편. 현행은 단단하다.
캡탑의 내부 결합 구조도 다른데 빈티지는 도구 없이 손으로 돌리면 열리지만 현행의 경우 내부에 일자 스크류가 하나 들어간다. 사이즈에 맞지 않은 드라이버로 돌리다간 나사산이 나가고 캡 내부에 상처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하자.
7~80년대의 몽블랑 149는 투톤 펜촉을 갖는다. 70년대 극초기엔 쓰리톤 닙이 장착된 과도기 개체가 확인되고 그 이후부터 80년대 후반까지 투톤 디자인이 채용되었다. 같은 투톤닙이어도 70년대와 80년대 닙은 경도가 달라 확연히 다른 필감을 선사한다.
70년대 역시 14c와 18c 모두 생산되었고 위 모델은 14c 펜촉이 장착되어 있다. 필감은 연성감이 크게 느껴지는 필감인데 50년대의 149 필감을 간접체험 해볼 수 있다. 서명용이나 캘리그래피를 즐기는 사람들, 혹은 빈티지 손맛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연식이다.
잉크 충전 방식은 피스톤 필러 방식이며 스레드는 금속 재질과 플라스틱 재질 혼재되어 있다. 간혹 해당 70년대 연식을 저중심 무게중심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스레드에 금속 재질이 들어간 이상 저중심 밸런스를 기대하긴 어렵다. 밸런스만 따지면 오히려 현행의 마름모꼴 스레드가 우위일 수 있다. 무게감이 현행에 비해 가벼울 뿐.
바디는 1피스 배럴로 닙 파츠 방수 실리콘 작업 필요 없이 오랜기간 사용이 가능하다. 잉크창은 투명한 스트라이프 방식으로 현행과 동일하다. 피드는 에보나이트 피드가 사용되었고 홈이 파여져있지 않은 솔리드 형태다. 표면적이 가장 적은 구조인데 해당 연식 이후 샤크 에보나이트 피드로 바뀌게 된다. 잉크흐름은 처음 써보는 경우 박하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피드에 잉크가 피드 전체에 돌 수 있게 천천히 여러번 주입했다 배출했다를 반복해 준 이후에 써보길 바란다. 쓰면 쓸수록 에보나이트 피드의 촉촉한 흐름에 반해버릴 것이다.
60년대 2줄 고랑의 에보나이트 피드에 비해 안정성은 높아졌다. 잉크를 토해내는 현상도 적어지고 흐름도 개선되다. 연성 펜촉과 에보나이트 피드의 조화는 빈티지 감성을 가장 극대화 시키는 조합이다.
전반적인 광택은 사용 흔적이 없는 펜인데도 현행과 다르다. 세월이 흘러 차분해진 광이 오히려 현행에 비해 고급스럽다. 캡 링에는 시리얼 넘버가 없는데 몽블랑의 시리얼 넘버는 90년대 초반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시리얼 넘버가 없다고 가품이 아니다. 오히려 가품은 시리얼 넘버에 집착하니 시리얼 넘버가 없을수록 진품인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
70년대 빈티지 몽블랑 149의 특징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14c, 18c 투톤닙 - 연성
(2) 솔리드 에보나이트 피드
(3) 1피스 배럴
(4) 황동, 플라스틱 필러 스레드
파카51로 치면 마크2 연식 정도로 보면 되겠다. 같은 모델이지만 이렇게 연식에 따라서 필기감과 펜의 특성이 확연히 차이나는게 매번 새롭다. 아날로그 소품이면서 현행에서 느낄 수 없는 감성을 느낄 수 있고 펜에 담긴 역사는 전율을 일으킨다. 덕분에 이과생이었던 내가 역사 공부까지 하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렇게 나는 오늘도 출근해서 키보드를 치다가 퇴근 후엔 빈티지 만년필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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